내용이 참 길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한 듯.

잘해주고 퍼주면 호구된다

비록 연애는 한번도 못해 봤지만
연애 말고도 인간관계에서 저건 진리인 듯.

잘해주고 퍼주는 건 가족이랑 친구사이면 족함.
특히 업무상으로 만나는 사람들한테는 저렇게 대하다간 개호구 취급받기 딱임

나도 항해사라 밑에 조타수나 기타 부원들 데리고 일 하는데
필리핀 애들이 직급은 낮지만 나이도 나보다 많은 편이라(보통 30초반~많으면 40초반) 싫은 소리 안 하고 편하게 대우해 줬더니
개생키들이 점점 머리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함

농담 따먹기 몇번 해 줬더니 날 가지고 장난을 치질 않나
뭐 하나 시켜 놨더니 이 변명 저 변명 다 대면서 살살 빼질 않나

뭐 동남아라 무시하자는 게 아니고
업무상 불가피하게 권위와 복종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편하게 대해 줬더니 막상 그런 상황에서 뒤통수를 맞더라

윗사람들도 나한테 항상 그랬음...그런 식으로 밑에 애들 대하면 나중에 큰코 다친다고
아무튼 첫 배에서 한번 당해 보고 나서야 깨달았음.
근데 천성이 만만한 걸 바꾸는 게 어디 쉽나...

이번에 올라온 배에서는 나름대로 한 가지 원칙을 세웠음.
\'밑에 애들한테 사적으로는 절대로 말을 걸지 말자.\'
내가 걔네들한테 입을 열 때는 오직 명령이나 통보가 필요할 때 뿐.

확실히 약빨이 먹히긴 먹힌다
상대를 안 해 주니까 애들이 날 쉽게 보질 못하더라
다른 사람들도 나한테 필리핀 애들이 나를 대하기가 좀 어렵다고 한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