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빚을 갚기 위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노 전 대통령의 ‘고백’ 이후 인터넷에서 ‘빚 갚기 모금 청원’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직 주관단체나 계좌번호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http://www.knowhow.or.kr)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http://www.nosamo.org)’ 등에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청원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8일 사람사는 세상의 참여마당 코너에서 아이디 ‘마당’은 노사모 주관으로 통장을 개설, 공개 모금하자고 제안했다.

또 ‘내탓’이란 네티즌은 1만원씩 5만명, 10만원씩 5000명만 내면 박 회장의 돈을 갚아줄 수 있다고 했고 ‘노짱생각’은 1만명씩 100억원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농부만세’와 ‘blollo’는 “후원금 한 푼 내지 않고 미국보다 더 투명한 대통령을 요구하는 환상이 문제”라며 “(노 전 대통령의) 생활이 어려워 돈까지 빌리게 한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mcsolong’과 ‘방긋’ 등은 지난 2002년의 ‘노란돼지’ 부활을 주장하기도 했다. 청원 글에는 수십개의 찬성 의견이 올라왔지만 반대 입장이 분명한 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헌 사무총장은 “빚 갚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죄는죄대로 물어야 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충심은 눈물겹지만 국민의 충격을 헤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전날 홈페이지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의 혐의는 그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며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