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윈스톰 14000K에 오일을 교환하다

golbu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5.24 01:48:27
조회 473 추천 0 댓글 0




금복자의 후광에 사는 이대풍의 얼굴은 번지르하다. 그것은 자수성가의 성취감의 기름도 욕망을 채우기 위한 부단의 기름도 아니다. 그렇다고 인생의 자양분이 남아 흐른 여분의 기름도 아니다. 오직 남자는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금복자가 생성시킨 사육의 개 기름이다.

대풍은 시동을 켜고 습관처럼 계기판을 바라보았다. 그는 윈스톰의 번들거리던 기름기가 언제부터인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안전벨트를 메면서 금복자의 의중을 물었다. 아니 그것은 일종의 채근이었다.

"오일 갈아야 하잖아?"

"현재 몇 키로 예요?

"삼만천"

"아직도 천 남았네"

"차에 무리가지 않을까? 걱정되네 정말.. 천 채우려면 내년 봄이나 돼야 할텐데"

"매뉴얼에 만오천 마다 갈라고 나와있잖아요"

"그건 메뉴얼이고 다들 오천마다 간다는데.."

"메뉴얼이 거짓말 하겟어요?"

이대풍은 오일교환의 날을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나 지루했다. 언제 오일교환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오직 금복자가 적는 체크판의 미래의 수치 삼만이천 만이 이 대풍이 채근할 때 마다 금복자에 의해 그의 뇌속에 재 입력됐다. 금복자는 왜 관행을 무시하는 것인가? 책이라는 것은 하나의 원론에 불과한 것이다. 대체 기름기가 죄다 빠져나가 황량해진 저 지엠대우 윈스톰이 느껴지지 않는단 말인가?

금복자는 이대풍이 무슨 조수라도 되는 양 물었다.

"계기판에 오일표시라도 들어 온적이 잇어요?"

"아니, 밧데리 표시판만 들어왔다가 엔진 온도가 올라가면 꺼지네."

"그러면  밧데리 점검 받고 문제 있으면 밧데리를 갈아야되잖아요?!"

"시동이 한방에 터지니까 밧데리 문제라고는 생각들지 않아. 나중에 조짐이 않좋으면 그 때 보지 뭐."

금복자의 핀잔성 대꾸가 이대풍의 모순을 완벽히 지적했다.

"그런 식이면 내가 듣기에 엔진소리는 부드러우니까 마저 천 채우고 엔진소리 나빠지는 조짐이 보이면 그 때 오일갈지 뭐하러 자꾸 엔진오일 갈라고 보채요. 그래서 내가 자기를 못 믿는거야. 말에 일관성이 없잖아. 제발 신뢰성좀 보여봐요"

원리 원칙이 입력된 로보트처럼 그것을 생활의 한 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하면서 이대풍의 깊은 감성의 샘을 집요하게 메우고 있는 금복자는 애증의 여인이었다. 이따금 짜증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필사의 탈출을 시도한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금복자는 이대풍이 긍지로 삼는 감성의 샘에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켜 그의 마음을 약하게 했다.

"내가 쪄논 살, 다 발라놓고 나가.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난 당신없인 못 산단 말야..흑흑.." 

줏대없는 감성은 그때마다 금복자의 읍소에 무릅을 꿇었다.

"알아. 당신이 날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걸. 행복에 겨운 투정이었어. 제발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제발 울지마"

줏대 없는 그의 감성, 물론 그가 부르짖는 감성이 애초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필사의 탈출에 성공했을 때 닥칠 암흑에 그는 전혀 대비가 돼있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생존 본능에 의해 그의 감성이 줏대없음이란 브랜드를 갖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정말로 그녀가 \'그래 네가 하고싶은대로 해\' 한다면 그는 99% 노숙자로 전락할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금복자는 이대풍에게 더욱더 길이요 생명이었다.

이대풍의 상실감이 이번엔 제법 깊다는 것을 느끼기라도 한 것일까? 금복자는 원리원칙성에 더하여 따뜻함이 배어있는 합리적인 음성으로 그의 오랜 소망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래요. 오늘 오일갈아요. 밧데리도 아예 점검 받고, 어차피 교통비 생각하면 나머지 천은 별 경제적 의미도 없고, 재수없게 밧데리나가서 레카라도 부르게되면 불편함은 물론 보험료에 영향을 줄수도 있고. 다음엔 확실히 만오천 지키는거예요?"

오케이 싸인을 받자 곧 채울 엔진오일처럼 이대풍의 만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부모 지엠과 대우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의 애마 깜토미는 여전히 표정이 밝지 않았다. 

\'그래..오일을 채워준들 결손 가정의 자식이 된다는 것은 슬프고 또한 불행한 일일테지\' 이대풍은 밝아지던 표정을 슬그머니 감추고 말았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논란보다 더 욕 많이 먹어서 억울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23 - -
1186496 아~내 라프도 결함 하나 있다~ㅋ [4] Chaos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696 0
1186495 심리테스트를 빙자한 걸레판별법.jpg [9] 굴뚝재즈(115.93) 10.10.14 1692 0
1186494 내 얼굴 레알 김정일 닮았는데 [3] [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156 0
1186493 밑에 키스영상보니까 우스울뿐이다 내가 가르쳐주는 키스스킬(여갤러있음 공감 [5] 굴뚝재즈(115.93) 10.10.14 538 0
1186492 md 아래 신기술말고,소비자가 납득안되는 신기술 [2] 쿠킹호일(222.117) 10.10.14 361 0
1186491 애플빠도 죤나 답없는거 같다 [12] ㄱㄴ(180.67) 10.10.14 302 0
1186490 헤드라이트 디자인중에 [2] 몽키좀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165 0
1186489 내가좋아하는 팝송(차얘기잇을수도있음) U2.... [6] 뚱보고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95 0
1186488 연봉7320에 걸맞는 차 추천좀 [7] 굴뚝재즈(115.93) 10.10.14 237 0
1186487 처음으로 노래방 도우미 불러본 썰 [1] 밀리(164.124) 10.10.14 523 0
1186486 모텔가서 문명하려고 문명찾아봤는데 [4] 23(211.226) 10.10.14 303 0
1186485 kbs아나운서들은 누구랑 어울리길래 하나같이 그러냐 [2] 우얼(180.67) 10.10.14 282 0
1186484 어젯밤어땠어는 제주도 [3] 우얼(180.67) 10.10.14 170 0
1186483 어제 사고가 났는데 상대방이 한번 봐달라고 하는데 어떡하죠? [17] Sclass(117.20) 10.10.14 324 0
1186482 푸조 RCZ [4] 완숙(218.48) 10.10.14 240 0
1186481 장재인 젠쿱 ㅁㄴㅇ(59.11) 10.10.14 568 0
1186480 테라칸의 위엄.jpg [2] 트윅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566 0
1186479 웨딩 카 퍼레이드는 이 정도는 해야 甲이제~ asdf(175.185) 10.10.14 95 0
1186478 아~ 진짜 차갤에 잡다한 ㅄ유동닉들 죤나 난입해있네 [3] 아우(180.67) 10.10.14 105 0
1186477 키스방 ! [1] .(58.125) 10.10.14 194 0
1186476 안녕하세요 ^^ 저 184 에요 ^^ [1] 굴뚝재즈(115.93) 10.10.14 215 0
1186475 돈 잘 벌고 차도 좋은데 여친이 안생길까? 궁금증 해소방법.(상세한 설명 [2] 젠쿱좀..(58.227) 10.10.14 124 0
1186474 아오 시바 [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54 0
1186473 일간 베스트 왤케 웃기냐.. [1] 엠씨우퍼(114.200) 10.10.14 208 0
1186472 짱꼴라 포르쉐 떼빙 위엄 쩝니다. asdf(175.185) 10.10.14 127 0
1186471 그러고 보면 행크스 흉이 여자복이없는듯 ㅠ 뚱보고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73 0
1186470 휴 친구가 네이버 친구만들기카페에서 여자만났다길래..저도 가입했슴다.. [4] 굴뚝재즈(115.93) 10.10.14 272 0
1186469 방금 R8 봤는데 [1] ㅇㄹ(121.173) 10.10.14 233 0
1186468 세후 7320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이다 내 적금통장 공개 [8] 굴뚝재즈(115.93) 10.10.14 319 0
1186467 대한민국의_진정한_개념녀.jpg ㅂㅈㄷㄱ(211.47) 10.10.14 476 0
1186466 아반떼md에 적용된 최첨단기술 [2] 쿠킹호일(222.117) 10.10.14 522 0
1186465 야 나 24살에 연봉 세후 7320인데 왜 여친이 안생기냐? [10] 굴뚝재즈(115.93) 10.10.14 374 0
1186464 형들 f1 무료관람 기회가 생겼는데 말이야.. [2] ko군(118.40) 10.10.14 107 0
1186463 추마색기 320d(211.114) 10.10.14 113 0
1186462 k7...비싸네... [1] qweasd(59.20) 10.10.14 218 0
1186461 아반때md신기술 [2] 쿠킹호일(222.117) 10.10.14 536 1
1186460 yf소나타 영맨 님 견적 바랍니다. (부산) yf소나타(211.173) 10.10.14 81 0
1186459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108 0
1186458 이런 놈은 도로주행이 걸어다니는것만 못하게 느껴지겠지 [1] ㅇㅇ(58.234) 10.10.14 172 0
1186457 춘천 살기 좋아? [4] 아우(180.67) 10.10.14 235 0
1186456 아이폰 좋아? 동기화 좢 같더만 [12] 마쎄한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287 0
1186455 감명깊에 봤던 영화중 1편 검프흉 [7] 뚱보고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146 0
1186454 (굴삭ㅇ1) 스틸이의 등장? [1] 굴삭이(112.165) 10.10.14 109 0
1186453 알페온사태정리.txt [16] (222.120) 10.10.14 1498 0
1186452 근데 밥상 사진 올리는 사람들 [6] 23(211.226) 10.10.14 253 0
1186451 횽들!~ 첫차로 알페온 어때? [6] 알페온(221.161) 10.10.14 970 0
1186450 가난한 직딩의 점심식사 [10] 드렁큰타이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14 318 0
1186448 10월 자동차 내수판매 중간결과 (10.1일~10.10일) [12] (115.161) 10.10.14 689 0
1186447 이런건 사실...사형도...약한듯 한데..... [2] 인서트코인(110.11) 10.10.14 208 0
1186446 차갤형님둘..사고차질문좀할께요 ㅠㅠ [10] ㄷㄷ(112.133) 10.10.14 14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