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같은 사랑…위암선고…투병…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결혼…혼인신고…그리고 마지막 이별. 마치 한 편의 멜로영화 같은 러브스토리가 그녀의 죽음 뒤에 숨어 있었다.

1일 세상을 떠난 탤런트 장진영(37)과 연인 김모씨(42)가 이미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까지 마쳐 법적인 부부가 된 사실이 스포츠칸 취재결과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서울 성북구청에 혼자 방문해 혼인신고를 했다. 성북구청 측은 1일 "현재 두 사람의 혼인신고는 처리 완료되어 장진영과 김씨는 법적으로 완전한 부부"라고 확인해줬다. 혼인신고는 혼인 당사자와 증인 2명의 기명날인이라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미국에서 발급된 혼인신고서를 제출해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됐다는 게 성북구청 측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장진영이 요양 차 미국으로 출국했던 7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출국하면서 이미 결혼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법적 절차가 간편한 라스베이거스를 결혼장소로 택했다. 당시 이미 장진영의 병세가 악화되어 가망이 없을 정도였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결혼은 가족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치러졌다.

김씨의 아버지인 김모씨(전 국회의원)는 1일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전혀 들은 바 없고 그런 일은 없다. 병치료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무슨 결혼을 했겠나. 또 우리는 성북구와는 연고가 없어 성북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장진영이 2003년 출연한 영화 \'국화꽃 향기\'와 너무 흡사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국화꽃향기\'에서 장진영은 연인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위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극중 장진영이 유난히 요구르트 좋아해 남자친구가 집 앞에 요구르트병을 잔뜩 쌓아놓은 뒤 청혼을 하는 장면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장진영은 드라마 \'로비스트\' 종영 후 지난해 1월 지인의 소개로 40대 부동산 사업가 김씨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장진영은 지난해 9월 위암선고를 받은 뒤 연인 김씨에게 일방적인 결별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후 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오늘부터 당신의 남자가 되겠다"고 고백하며 극진히 간호했다. 한때 함께 콘서트장을 찾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된 것도 김씨의 정성어린 간호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극진한 간호와 깊은 사랑도 기적을 만들어내지는 못했고, 두 사람은 신혼의 행복함을 누리지 못한 채 이승에서의 짧은 결혼 생활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