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최근 <U>미국</U>에서 자사 차량의 지붕 강도 부족에 따른 사고 위험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도요타 미국판매법인의 차량사고 소송담당 변호사로 일했던 디미트리오스 빌러(Biller)가 최근 도요타를 LA 지방법원에 제소하면서 밝혀졌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빌러는 2003~07년 재직 당시, 회사가 도요타 SUV·픽업트럭의 전복사고와 관련된 소송에서 탑승자의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차량 지붕의 강도 부족에 관한 정보를 외부에 발설하지 않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도요타가 차량 지붕의 결함이 증명된 300건 이상의 사고 데이터를 없앴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문에 당시 도요타 차를 타고 있다가 전복사고를 당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나 검찰 조사를 통해 은폐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도요타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리콜 은폐·조작으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미쓰비시 사건의 재판(再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2002년 <U>일본</U>에서는 미쓰비시의 대형트럭에서 바퀴가 떨어져 나와 보행자가 숨졌습니다. 당시 미쓰비시는 사고 차량의 정비불량만 강조했지만, 이후 일본 국토교통성의 규명작업 결과 미쓰비시 고위경영진이 결함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결국 미쓰비시는 2004년에 1996년 이후 자사가 제조한 트럭·버스 12만대의 바퀴에 결함이 있다며 리콜을 선언합니다. 분노한 일본 소비자들이 미쓰비시 차를 외면하는 바람에 미쓰비시는 아직도 판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결함 은폐 문제는 아무리 큰 자동차회사라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사안입니다. 2000년 미국 포드도 타이어 파열 결함을 은폐했다가 매출손실과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국시장에서 약진하는 <U>현대</U>·<U>기아차</U>도 품질 향상 외에 안전 관련 결함 초기 대응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