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런던 다우닝가 인근에 불법 주차한 고급 스포츠카 1대를 폭파시키는 \'화끈한\' 주차 단속(?)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이클 라펠(28)은 18000파운드(약 3500만원)의 빨간 혼다 시빅 타입 R 스포츠카를 10번 도로에서 약 400m 떨어진 도로 중앙선에 세워뒀다. 옥스포스 헤딩톤에 사는 그는 친구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런던에 왔다가 마땅히 차 세울 곳을 몰라 불법주차를 감행했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2시경 차 세워둔 곳으로 돌아온 라펠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고급 스포츠카가 처참하게 폭파되어 있었기 때문. 그는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 운전석과 조수석의 창문이 부서졌고 보닛과 부트가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카를 폭파시킨 런던 경찰청은 이날 CCTV를 통해 라펠이 주차 후 도망치듯 뛰어나가는 모습을 포착하고 테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이 차를 2차례에 걸쳐 폭파시켰다. 이 지역은 다음날 열릴 램프란스 선데이 퍼레이드로 인해 테러 위험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런던 경찰청은 웨스트민스터 호스 가드 거리에 세워진 차량을 지난 7일 저녁 10시에 2차례 폭파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더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라펠은 자신이 그 날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알지만 확증은 없었다며 “이 차량은 내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만큼 경찰이 좀 더 차분하게 대처하고 내게 연락을 해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라펠은 경찰을 상대로 피해 보상과 사고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보험 관계자는 그가 불법 주차를 했기 때문에 피해 보상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