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사상 최대 이익 예상에 비상경영조치 대부분 해제</H3>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바짝 죄었던 돈줄을 다시 푼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임원급(이사대우 이상)의 해외출장 때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재조정했다. 사장단도 그동안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다 퍼스트 클래스로 원상복귀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금융위기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상무급 이하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사장단도 비즈니스석으로 한 단계 내려 조정했다. 또 임원 급여를 10% 삭감하고 경상예산을 20% 이상 절감토록 했다.

현대차는 또 금융위기 이후 조직을 축소했던 것을 회복시켰다. 대관업무를 총괄하는 전략기획본부 아래 2개 팀과 1개 실을 신설하면서 해당 임원을 모두 승진시켰다.

박광식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키면서 정책조정팀장에 발령했다. 양진모 이사대우도 이사로 승진하면서 정책지원팀을 맡았다. 아울러 비영리단체(NGO)를 담당하는 이영복 이사대우를 이사로 승진시키면서 사회문화실장에 임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전략기획담당 아래 3개 팀을 하나로 합치면서 팀장을 팀원으로 발령, 정진행(본부장급)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이 팀장을 겸임해 왔다. 전략기획본부는 올해 현대차 국내 판매(1~11월)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큰 힘이 된 노후차 세제 지원안을 이끌어 낸 공을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300% 이상의 연말 성과 보너스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주요 3사가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3978억원으로 2004년(1조6376억원) 이후 최고치다.

기아차 역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원 영업이익 돌파가 예상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327억원에 달했다. 현대모비스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조72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노조는 현재 기본급 대비 4.9%(8만7709원)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회사 측과 협상을 하고 있다. 노사 모두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어 보너스는 임금협상이 끝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지급될 전망이다.

아울러 연말 그룹 정기 임원승진 인사도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게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현대차그룹은 203명의 임원을 승진시킨 데 비해 올해는 20% 이상 많은 250명 이상이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력업체 납품대금 인상이나 국내 마케팅 비용 등은 아직 변화가 없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강도 높게 납품단가 인하(CR)를 추진했지만 단가 인상에 대해선 아직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또 노후차 세제 지원으로 출고가 적체될 만큼 국내 판매가 호조라 올해 30% 이상 깎인 광고 예산은 증액 대신 모두 해외 마케팅 비용으로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