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치킨주문하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오신거야

아버지는 배달음식 시키는거 안좋아하시거든..

저녁먹기 귀찮아서 시켜먹다가 걸려서 혼난적이 한두번이 아님

그래서 시발 좆됬다 싶었는데 아직 배달올려면 시간이 좀 남은거 같아서

밖에 나가서 받고 몰래 숨겨서 방에서 먹을계획을 세웠지

그리고 아버지한테 잠시 나간다고 말하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참고로 우리집은 복도식 아파트임. 한층에 호수가 6호까지 있고 나는 5층에 살고있음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는데 5층에서 멈춘거야. 벌써왔나 싶어서 기다리니

옆집아줌마가 내리더라고.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있었으면 올라가는거니 내려갈려면 기다려야되어서 가만히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겠지만 아줌마 혼자 타고온거였어. 그래서 나는 그냥 그거 타고 1층까지 갔지

1층에 가자마자 바로 5층으로 올라올라고 했는데 1층 경비실 있는곳에서 어떤 아줌마가 서성이는거야.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아씨발 그래서 바로 올라가긴 뭐 하고 전단지 꼽아놨는곳에 가서 이리저리 살피는 척 하다가 아무 전단지 하나 들고 5층으로 올라왔지

다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집 쪽 복도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우리집이 아닐 수 있지만 혹시 모르니 윗층계단으로

존나 뛰어갔어. 물론 뒷꿈치 들고 발소리 안내고 올라갔지. 올라가면서 살짝 보니까 남자에 슬리퍼를 신고 있더라고

윗층올라가서 생각해보니. 우리집 호수는 2호인데 방금 3호아줌마가 들어갔고 아저씨가 들어오진 않았으니 3호는 아님.

1호는 50대부부가 사는데 보통 10시넘어서 들어오니 결국 그 사람은 아버지인거야.

윗층에서 엘리베이터 상황을 살피다가 5층에서 멈추길래 바닥에 엎드려서 5층 엘리베이터 타는곳을 보니 아버지가 맞았어

그리고 손에는 옷을 들고 계시더라고. 아마 옷을 세탁소에 맡길려고 가시는것일꺼야.

세탁소에 가셨다가 집에까지 오는시간은 대략 20분.

만약 치킨이 20분 안에 온다면 안전하게 치킨을 받아서 내방에 가져다 놓을 수 있지만

20분이 넘어서 온다면 집에 들어가서 내방까지 옮겨가는게 좀 힘들겠고

최악의 상황은 배달부랑 아버지랑 같이 타고올라오는거야.

존나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안오는거야. 씨발; 인터넷으로 시켜서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17분정도 지나니까 덜덜 떨리더라고.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5층에 섰어.

아 될대로 되라면서 기다렸는데 다행히 치킨배달부였어. 치킨받아들고 방에 안전하게 숨겨놓고

페브리즈로 내 방에 치킨냄새를 없애고 한 1분있으니까 아버지가 들어오시더라

타이밍이 존나 좋았지..

지금은 치킨뜯으면서 치갤에 오랫만에 글을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