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건 없어

구성원이 만들어가는거지

원시인한테 사람을 죽였다며 욕해봐야

죄의식을 느끼거나 비난을 피해 숨거나 하지 않아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하는, 나의 생존이 최우선인 상황이고

그 상대가 살의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니까

그런데 인간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의 생존에서 가족의 생존, 공동체의 생존, 나라의 생존을 넘어

전세계의 생존, 지구 생태계의 생존까지 생각하게 돼

그게 내 번식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종교가 퍼지고 인권이 생기고 법이 세워지면서

문명이 탄생한거야

약자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남들과 다르다고 학대하지 않는,

경쟁할 것은 경쟁하되 협력할 것은 협력하며

무조건적인 힘의 논리를 벗어나 각자가 가진 개성으로 인정받는

함께 번영해나가는 사회로 진화해온거지

그런데 요즘 다시 퇴화하고 있는 느낌이야

구급차가 지나가려하면 길을 터주는 것에 대해

남의 고통에 공감하고 기꺼이 양보하는 사회에서

처벌을 받지 않으면 굳이 남에게 양보하지 않는 사회로

그리고 남의 고통에 완전히 무감한 사회로

다시 원시사회로 돌아가서

내 생존과 기분과 본능이 지배하는 사회로

요즘 천애명월도에서 많이 드는 생각이야

물론 인터넷 상 익명이라는 게

욕구를 가감없이 드러나게끔 유도할 수도 있겠지만

한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이 절제를 상실하진 않았고

자기 정화를 통해 수정되기도 한단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2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