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순환선과 지선으로 분리,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예산처가 지선(백운광장~효천역·5km) 구간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순환선(백운광장~광주역~터미널~시청~백운광장·22.4km) 우선 건설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

이렇게 될 경우 순환선과 지선 모두 별도의 기지창을 건설해야 하는 예산중복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후순위로 밀린 지선의 건설 여부도 불투명해 20여 곳의 학교가 몰려 있는 이 구간 대중교통 소외에 대한 우려도 높다.

25일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현재 ‘기본계획 변경 및 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중인 도시철도 2호선 관련 자문위원회가 최근 열렸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예상 비용은 1조1800억 원으로, 이 중 60%가 국비로 충당된다.

자문위원회에선 순환선과 지선을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방안과 이 경우 순환선 차량기지를 유덕동 분뇨처리장 일원에 입지시키는 방안이 논의됐다. “순환선과 지선을 한꺼번에 건설하는 것이 광주시의 입장이지만, 사업승인 권한을 쥔 건교부나 예산부서인 기획예산처의 ‘딴지’ 때문에 분리 건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지선과 동시착공을 고집할 경우 2호선 전체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가능한 구간이라도 우선 건설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조정중인 것.

하지만 ‘순환선 우선’ 건설이 현실화될 경우 별도의 기지창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선구간인 송암산단에 마련(고시)된 기지창으로 충분하지만, 지선이 늦어질 경우 순환선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또 2호선이 완전 개통된다 하더라도 순환선과 지선으로 분리, 결국 두 개의 기지창을 운영해야 할 형편이다. 시는 순환선의 기지창으로 유덕동 분뇨처리장 일원을 새롭게 검토하고 있다.

“이미 고시된 송암산단 쪽은 별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새로 들어서는 기지창 주변 주민들의 민원을 어떻게 해소 하느냐도 큰 문제입니다.” 나종천 광주시의원(남구)의 지적이다.

하지만 더 큰 우려는 ‘지선이 건설될 수 있느냐’다. 시는 “선·후 순위일 뿐 건설은 기정사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는 광주라는 도시의 발전가능성 차원에서 밑그림을 그리지만, 정부 부처는 경제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견이 있습니다.”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우선 순환선을 착공·건설하면서 지선 구간의 필요성을 설득·실현시키겠다”는 설명이다.

나종천 시의원도 “지선 구간엔 초·중·고·대학 등 20여 곳의 학교가 밀집돼 있고, 학생 유동인구가 2만여 명에 달한다”면서 “나주 혁신도시와의 연결로라는 의미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2호선의 윤곽은 시의 중앙부처 설득 작업에 달려 있는 셈인데, 시는 용역이 완료되는 8월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건교부의 승인을 받는다는 일정을 세워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