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도심 주택가에서 총격 추격전이 벌어졌다. 19일 낮 12시45분께 부산 영도구 신선동 십자수 가게 주인 강모(여·37) 씨가 112에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를 했다. "도둑이 몰래 물건을 훔쳐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곧바로 순찰차를 출동시켰고, 인근을 지나던 순찰차는 가게로부터 1㎞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도주로를 차단, 용의차량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용의 차량은 바리케이드처럼 가로막고 있는 순찰차를 들이받아 틈을 벌린 뒤 왕복 2차로 산복도로를 따라 주택가로 도주했다. 용의 차량은 달아나면서 인근에 정차해 있던 택시와 오토바이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과정에서 용의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자 한 경찰이 차량 뒷문을 열고 들어가 용의자를 끌어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용의자는 다시 인근에 세워둔 다른 차량을 세게 들이받아 경찰을 차에서 떨어뜨렸다.

경찰이 결국 용의 차량 뒷바퀴에 공포탄 1발과 실탄 1발을 발사, 타이어가 터지면서 용의 차량은 신선동 A아파트 앞에서 마을버스와 충돌한 뒤 멈춰섰다.

영화의 한 장면과 진배없는 35분간에 걸친 2㎞의 추격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으나, 차량 9대가 부서지고 택시운전기사 등 3명이 다쳤다.

부산영도경찰서는 용의 차량을 몰고 도주한 오모(38·부산 영도구 청학동) 씨를 십자수 지갑 등 20만 원어치를 훔친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오 씨는 마약과 절도, 본드흡입(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전과 15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 씨에 대한 마약 시약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확한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