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창원의 주남저수지야.

철새축제를 맞이하야, 큰맘 먹고 다녀왔어.

주 관광코스는 주남저수지인데,
솔직히 너무 [보호]를 하는 탓에 실제로 철새를 가까이서 마주하기는 너무 어렵더라.
주남저수지 주변에 두개 저수지가 더 있는데,(신남, 통판)
철새 찍으려면 거길 가는게 더 낫겠더라구.

마지막 사진은 통판저수지에서 찍은건데, 철새들에 상당히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서 좋더라구.
진짜 철새무리 가장자리 5미터 앞까지도 접근할 수 있었고,
철새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수풀도 형성되어 있어서 가까이서 바라보기에는 통판저수지가 최고더라구.

철새축제 자체는 솔직히 [아직 미숙하고 부족한 계획 및 운영]이 팍팍 티가 나더라.
보고 즐길거리가 아주 부족하고,
지역 단체와의 협조,
그러니까 지역의 축제다운 느낌은 없었어.
겨우 고등학교 하나랑, 근처 연밭에서 연뿌리 내다 파는거랑, 단감따기 체험정도였어.
그냥 철새만 보고 가기에는 철새 특성상 가까이 가서 볼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니,
철새를 주제로 한 행사는 별로 없었던거 같아. 철새와 관련된 부스는 근처 고등학교에서 나온 전통춤동아리의 [학춤 배우기] 뿐이었어.
그 외 볼만한건 철새 박제전시, 희귀동물 전시(그래봤자 알수없는 원숭이, 타란튤라, 도마뱀 따위...), 주남저수지에 사는 물고기 전시(이건 꽤 볼만한데, 열악한 시설때문에 뒤집힌 물고기도 많더라 ㅠㅜ 특이한건 유입종인 베스도 같이 전시하고 있었어), 철새 사진전시였어.
나머지는 쌀 털어내기 체험, 인력거 체럼(돈받는거임), 마차 체험(돈받는거고, 말이 아니라 당나귀), 찰흙놀이, 먹거리코너 등등이었음.
아, 철새관련 건물에서 어린이 상대로 철새관련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건 정말 보기 좋더라.

길고도 긴 코스 중에서 철새를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된 곳은 단 한군데였고,
철새관련한 건물은 두동 있는데, 딱히 볼것도 없는 그냥 사진만 걸려있는 곳이었고,(오히려 갈대로 만든 천막길에 걸린 사진이 더 좋았어)
특히 아쉬웠던게, 바로 옆 붙어있는 연밭은 철저히 통제해서 생태환경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는 거야.
뭐랄까...
접근을 너무 통제해서 [대자연]과 너무 떨어져 있는 느낌을 주는 철새축제였어. 아예 벽으로 가로막힌 느낌이랄까...
철새들의 주거지가 주남저수지라면, 철새들의 주식이 있는 낱알이 남아있는 밭은 식당인데, 주변 농지와 철새와의 설명같은것도 아주 부족했고, 철새가 밤에 쉬러 오는 얕은 물이 있는 연밭의 생태와도 너무 단절되어 있어서...
그냥 사진전과 잡다한걸 보고 온듯한 느낌이야.
망원경이라도 많이 설치해 놨다면 모를까, 단 한군데에 두개의 망원경만 있으니...
또 주남저수지 방둑 위로 길게 뻗은 관람로에 벤치 하나 없이 그냥 쭉 길만 이어져 있으니,
가다가 도중에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서 끝쪽엔 사람이 거의 오질 않더라구. 그럴거면 뭐하러 거기까지 길을 만들어 놨는지...

주남저수지에 없는 철새, 물고기까지 설명해 놓은 부분도 있던데, 그 팻말을 아예 떼어 버리고 있더라.
준비과정에서 전문성도 결여된게 아닐까 싶어.


많이 부족하고 시설도 열악하고 볼것도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가장 멋졌던건,
창원 시민들이 거기까지 찾아와 아이와 손을 잡고 거닐면서 하나하나 설명도 하고,
자연보호에 대해 알려주는 모습들,
어느 누구 한명도 알려준 사람이 없는데도 담배피는 사람 없었다는 점,
긴 산책로에 담배꽁초는 커녕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은
앞으로 여길 어떻게 꾸며가고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한함을 느낀거야.

개인적으로 철새도래지 중에서 가장 접근이 쉬운 곳은 을숙도라고 생각해.
시설면에서도, 체험면에서도, 볼거리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좋아.
창원이 을숙도를 벤치마킹 해서 개선시켜 나간다면 아무래도 더 많은 철새가 오는 곳인 만큼 더욱 유명해지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부산시도 서부산의 개발에만 관심 가지지 말고, 철새들 보호도 좀 더 많이 신경써 줬음 해.
지금 나온 개발안 대로라면, 서부산 농지는 전부 사라질테고, 그러면 철새들 먹이도 사라지거든...


아, 그리고 주남저수지가 창원시 대산면에 위치하는데,
여기가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중에 하나야.

미친... 철새가 이리 많은데, 공항을 만들어? ;;;
영남 알프스 산맥 속의 분지지형인 밀양도 웃기긴 하지만, 여기는 정말... 대형사고가 예정된 곳임. 여기 철새 다 내쫒고 만들건가? 젠장...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