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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라고 순박하고 인심 푼푼할 것 같지?

갓뎀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2.28 17:31:12
조회 284 추천 0 댓글 1


 내 고향은 충청도 끝자락에 붙은 곳이었어. 행정상 충남에 적을 두었지만, 풍경은 전라도에 가까웠다. 서울로 가는 길은 북쪽으로 뻗었는데 산세가 험했지. 그래서 밭이 너르고 땅이 순한 남쪽으로 풍속이 오갔다. 전라도 장꾼들의 왕래로 길이 닦인 남쪽으로부터, 풍문을 따라 사람이 모였던 거지. 그렇게 산천이 전라도와 맞물려있는지라, 사람들 말씨에서 호남 쪽 방언이 묻어 나오곤 했지.

  
 내가 막 초등학교 상급반에 진학했을 즈음이니까, 아마 91년 봄 무렵이었을 거야. 촌구석 소학교 치고는 나름 명문으로 통했던 당시의 우리 학교는, 자체 규율이 엄했다. 말단인 일 개 급장에서부터 학생회의 대가리들까지 선도를 조직했다. 선도부원은 ‘품행이 올곧고 성적이 양호하여, 여타 학생들의 바른 본보기가 될 상급 학생 임원’ 중에서 추려낸다고 교칙을 두었다. 오락실 출입이나 동전 짤짤이 등속의 자질구레한 비행에 단속을 놓았지.


 걔 중에는 뒤편에서 검은 돈을 취하는 무리도 있었지. 거웃이 짙어지기 시작한 또래 놈들 중에는 벌써 담배 맛을 들인 패가 있었는데, 그런 축들을 상대로 선도부가 제 아버지 담배를 몇 개비 넘겨주고 뭉칫돈을 받아 재미를 보았던 거지. 선도부는 제 깜냥으로 소지품 검열과 심문을 할 수 있었어. 단속의 틀은 지엄했지만, 적당히 감투를 맞춰주고 조아려주는 촉새들에게는 예외였다. 때를 가릴 줄 알고 눈초리를 내리면, 처벌의 그물은 성글었다.


 여하튼 몇 해를 넘겨 나는 도시로 나왔고 중학교에 진학했는데, 많은 애들이 촌사람들 품성이 곧고 순박할 줄 알더라고.
민초와 농민을 빗대어, 모진 바람에 살을 엮어 함께 울 줄 아는 누운 풀과 벼를 그린 시가 생각나서 좀 씁쓸하더라.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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