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는 지난 6월에 갔고 개인적인 용무로 청주에 간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내가 철도팬이라서 왠만하면 열차편으로 청주에 가려고 했는데 청주쪽이 철도교통은 워낙 열악하다보니 그냥 고속버스로 갔음.
생각보다 시간은 적게 걸렸어. 천안터미널에서 청주터미널까지 30분. 고속도로에서 보낸 시간은 15분.
예전에 혁스가 가경동 버스터미널 사진을 올리며 자랑하길래 얼마나 좋을까 조금 기대했더니 막상 차에서 내려 둘러보고는 피식했어. 솔까말 천안터미널과는 20년 격차였음.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가경동에서 충북도청 근처까지 가로수길을 따라 쭉 걸어갔는데 거의 직선길이었는데도 2시간은 걸리더군. 청주시내가 넓은건 실감했어.
가로수길이 기존의 나무를 그대로 둔채 바깥쪽으로 길을 새로 낸 구조라 신선했어. 청주시민들이 가로수길에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알겠더군.
근데 도시가 너무 단조롭더라. 그정도 규모의 도시라면 도심에 전철도 다니고 랜드마크도 있고 뭔가 다이내믹한 면이 있어야 할텐데 그냥 고만고만한 아파트와 저층건물들 이외에는 별거 없었어.
청주시내를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보면서 옛날에는 깨끗하다 감탄한 적이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다시 보니까 천안의 하천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더군.
하천 정비에 있어서 천안이 그동안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청주는 정체되었기 때문이겠지.
무심천 건너서 드디어 청주의 중심가로 들어섰더니 쌩뚱맞은 위치에 홈플러스가 자리잡아서 또 피식했음.
원래 그런 자리에는 신도시가 아니라면 백화점이 들어서는게 정상이거든. 홈플러스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대형마트 입점 반대한다며 전단지를 나눠주더군.
성안길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거기서 이어진 육거리시장까지 둘러봤음. 구도심이 죽지 않고 여전히 활기에 넘치는건 부러웠어. 달리 신도심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중심가에서 다시 터미널로 돌아올땐 시내버스를 탔어. 천안에서는 이제 겨우 몇대 다니기 시작한 저상버스가 청주에는 꽤 다니는것 같았음.
천안에서 사용되고 있는 마이비카드가 청주에서도 호환되니까 그건 편리했음. 차내 안내방송도 천안보다 충실한것 같았고.
고속버스 타고 고속도로를 따라 천안으로 돌아오면서 새삼스럽게 느낀게 있었는데 청주 청원에서 천안으로 경계만 넘어와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뭔가 다른 느낌이더군.
천안쪽은 확실히 수도권 근처에 있다는 느낌이랄까. 같은 전원풍경에서도 더욱 세련된 느낌이 전해졌어.
그렇지만 천안 도심은 청주에 비하면 번잡하고 산만한 느낌. 차분하고 여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청주를 선택하겠어.
사진은 청주시민들이 자기 동네에도 만들어 달라고 그토록 애원하고 있는 천안의 한 전철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