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면 갖은 비난이 날라올 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산대 앞이 최고의 대학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학가의 대명사 격인
서울의 신촌을 비롯해서 홍대앞, 이대앞, 건대앞,
(신촌이랑 거기서 거기지만)
그리고 대학로
(성균관대랑 서울대 의대가 있으니 대학가라고 하자.)

물론 대학로, 신촌, 홍대앞, 이대앞이 훨씬 화려하다.
그러나 오히려 나날이 화려해 지는 이곳은
나같이 가난한 대학생에게는
나날이 주눅이 들게 만드는 곳이다.

예전에는 대학로, 대학로, 신촌, 홍대앞, 이대앞은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는 거리들이었다.
그러나 화려함은 더해졌지만
대학가 다운 맛은 잃어버렸다.

대학로는 이제 대학가 이미지보다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이고
신촌은 직장들 유흥 장소쯤으로 점점 변해가는 것 같다.
홍대앞은 클럽들로 반 강남화 되어가고 있고
이대앞은 미용실과 웨딩타운으로 변한지 오래다.
촌스러운 대학생들보다는
패셔너블한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인다.

그러나 아직 부산대는 그 허름함 속에
대학생들이 즐기고 놀 만한 것들이 많다.
싸면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고
몇 십년 째 그곳에 있는
주인 할머니를 볼 수 있는 곳이 부산대 앞이다.

부산대 앞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가난한 대학생으로서는
세련되어 가는 신촌 보다는
투박한 부산대앞에 더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