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 11. 27

약 밤 8시 30분, 영주동 서쪽 산비탈에 있는 피난민 판자촌에서 불이 일어나 때마침 거세게 불어닥치는 바람을 타고 영주동, 수정동, 초량동, 남포동, 좌천동, 범일동, 동광동, 중앙동, 대청로 입구, 자갈치 시장 일대 등을 불길로 삼킨 끝에 4일 뒤인 새벽 6시 30분이 돼서야 겨우 가라앉았다. 이때 일어난 불은 부산역전 일대 주요 시가지 10km 사방의 교통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피해 총액은 788억환으로 집계됐고 잿더미가 된 집은 28073채, 사상자 15만 6648명, 3만여세대 40만여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피해액 788억환은 화폐개혁(1953. 2. 15 100원 대 1환 으로) 이전의 액수로 따지면 7조 8800억원에 해당하 는 것이었다. 피해 규모로 따지면 국제 시장 대화재의 79.3배에 이르렀다. 이 대화재는 오늘날 중구, 동구, 서구의 2/3 가까운 지역을 잿더미 로 불살라 버렸고 부산역과 부산우체국, 부산방송국, 부산시청이 불길에 휩싸여 버림으로써 교통과 우편통신, 방송 과 같은 도시의 중추 기능을 잿더미로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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