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대구병~

대구병~(112.154) 2012.02.03 15:36:49
조회 28 추천 0 댓글 0

두달전 경제인 A씨와 식사를 하는데 문득 그 분이 재밌는 얘기를 끄집어냈다. 당시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였던 김범일씨에 대한 인물 평이었다.
"김 후보는 조해녕 시장의 절반이고, 조 시장은 문희갑 전 시장의 절반이다." 비중과 함량 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그런 얘기였다. 

물론 그 분의 개인적인 느낌이 아니고 경제계에서 나도는 우스갯소리일 뿐이다. 그후 김범일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얘기를 사석에서 두어번 더 들었다. 그 우스개를 접할 때 마다 의욕적으로 새 출발하는 시장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솔직히 거기에는 대구 사람의 氣質(기질)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사례를 통해 대구사람의 기질을 한번 짚어보면 어떨까 싶다. 

그 우스개에는 먼저 겉보기를 중시하는 대구사람 특유의 평가 잣대가 숨어있다. 벼슬의 크기가 그 사람에 대한 평가 자체를 좌우하고 있는 듯 하다. 김시장은 차관급인 산림청장 출신이니 내무부장관 출신의 조 전시장이나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문 전시장과 비할 바가 아니다. 거기에다 多血質(다혈질)의 문 전시장이나 신중한 조 전시장에 비해 발걸음이 빠른 김 시장은 아무래도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폐쇄적인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철학이나 내용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맨 나중에 고려될 사안일 뿐이다.

둘째는 뒤에 숨어서 남 비판하길 좋아하고 무엇이든 일단 否定的(부정적)으로 보고 난후 일을 벌인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상당수가 익명의 가면을 쓰고 다른 사람을 씹어 돌리는데 일가견이 있다. 

검찰 관계자들은 대구에 부임하면 멀쩡한 사람을 헐뜯는 巫告性(무고성) 민원이 쏟아지는데 맨먼저 놀라게 된다고 한다. 그것도 자기 이름을 밝히고 정정당당하게 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편지 겉봉에 '선량한 시민' '정의를 사랑하는 시민' 따위의 명칭을 쓴다고 한다. 젊은 사람도 기성세대를 닮은 듯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을 욕하는데 대구 출신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렇게 생채기가 난 사람들이 '다시는 대구(혹은 자신이 속했던 조직)쪽으로 오줌도 누지 않겠다'며 떠나가는 장면을 심심찮게 봐왔다.

셋째는 자신이 속해있는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이 아예 없거나 그다지 높지않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대구사람은 안돼" "XX출신 때문에 망했어." "우리 회사(조직)는 오래 못가." 술자리 같은 데서 참석자들이 서로 자기 卑下(비하)를 하느라 바쁘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쟁적으로 자기 고백에 열을 올리는게 흔한 풍경이다. 

대구사람들은 자기가 속해있는 조직을 욕하고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겨야만 정신적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대구에서 살아 남으면 어디가든 성공할 수 있다'고 했을까. 모양새가 좋지 않은 부문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정말 '大邱病(대구병)'이다. 예전부터 대구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전통과 가족애, 정치권력 등 여러 환경 가운데 정작 필요한 것은 쏙 빠지고 부정적인 요소만 남아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게 아닐까.

요즘 경제살리기가 화두다. 경제는 개방적인 사고와 역동적인 문화에서 나온다. '먹고 살자'는 구호보다는 우리들의 의식을 고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부터 자그마한 것이라도 동료나 상사를 칭찬하고 자신의 共同體(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보는게 어떻까. 그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이를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대구사람도 살고 결국은 경제도 산다.

매일신문사는 지난 7일 창간 60주년기념으로 대구지역 리딩그룹 211명에 대한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 Analysis)조사를 했다. 당초의 先入見(선입견)과는 달리 상당수 엘리트 그룹은 대구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특히 40, 50대 그룹은 강하고도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희망의 단초를 봤다. 대구도 살아남을 길이 있는 모양이다. 그다지 머지 않은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면 섣부른 바람일까.

박병선 기획탐사팀장ⓒ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이혼하고 나서 더 잘 사는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7/08 - -
AD 아고다 호텔 8% 할인쿠폰 받기 !! 운영자 24/06/19 - -
292812 전주캐릭터ㅇㅇ [5] 온고을전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117 0
292809 동대구 신세계가 센텀 신세계 보다 1.5배 더 크다는데 [1] ㅋㅋ(118.41) 12.02.05 61 0
292802 동대구 신세계 최근 소식 [4] ㅇㅇ(118.41) 12.02.05 152 0
292801 [펌] 본격부갤만화-과천편 [23] 오홍홍(115.140) 12.02.05 222 0
292800 이국적인 송도 캠퍼스 [5] 부천토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268 0
292799 11이란 촌병신 개열폭중...... [45] ㅁ ㅁ (1.243) 12.02.05 173 0
292798 [출사]금융혁신 도시 점점 일본을 닮아가는 부산 [롯뽄기 - 미드타워] [4] 행복한 부산(183.103) 12.02.05 255 0
292794 촌놈퇴치용 [7] ㅁ ㅁ (1.243) 12.02.05 90 0
292793 인천송도살면 폐암걸릴것같다 진심 [2] 11(110.10) 12.02.05 159 0
292792 지하철 시스템은 그래도 대구가 좋더만 [4] ㅇㅇ(121.138) 12.02.05 159 0
292791 송도 이게전부잖아 ㅋㅋㅋ 직찍인데? [5] 11(110.10) 12.02.05 225 0
292790 마당없고 담장없고 사각형일색 [2] ㅁ ㅁ (1.243) 12.02.05 63 0
292789 대표적 옵션도시 = 부천, 밀양, 천안, 평택, 용인, 김해 [9] (124.28) 12.02.05 287 0
292788 도갤에글쓸때 나운동하러간다~ 이딴식으로 티내지마라 ㅋㅋ [4] 쌸를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58 0
292787 울산 로드뷰 로드뷰로드뷰로드뷰로드뷰 메플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53 0
292785 자꾸 서울 지방 서울 지방 거리는데ㅋㅋ (223.33) 12.02.05 85 0
292783 쪽발이들 부러운 것중 하나가 지방도시가 엄청 발달된거 그건 부럽더만 [8] ㅇㅇ(121.138) 12.02.05 159 0
292781 인구수/매출액하는 병신 정일이 ㅋㅋ 롯데몰 씹관광 [2] ㅇㅇ(211.197) 12.02.05 89 0
292778 수도권 집중화 탓하는 넘들은 마치 이런 개념이다. [2] (124.28) 12.02.05 94 0
292777 인구 10만명당 성폭력 범죄발생률 1위 서울, 2위 구리, 3위 부천 [5] 서초동(125.138) 12.02.05 248 0
292776 서로 개념은지키자 [4] 세세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71 0
292775 우리나라 수도권 집중은 정말 심각한거지 [4] ㅇㅇ(121.138) 12.02.05 129 0
292774 경상도 = 수도권 비슷한 도시들 비교해봤다 [5] (124.28) 12.02.05 276 0
292771 감자국의 흔한 폭설 [3] ㅇㅇ(121.138) 12.02.05 136 0
292768 흔한 반도의 지하철드립 [20] 메플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193 0
292762 다음 중에서 뭐가 제일 빨리 이뤄질까? [16] (124.28) 12.02.05 153 0
292761 물론 울산촌동네긴하지~ 근데 지하철탈줄아는게 자랑은아니지~~ [33] 쌸를리(118.44) 12.02.05 197 0
292758 평양에도 있는데, [1] 폭풍간지서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82 0
292757 흔한 울산시민의 일상 [5] (124.28) 12.02.05 143 0
292755 한국에서 가장 백화점다운 백화점 [2] 쌸를리(118.44) 12.02.05 186 0
292752 지방 촌넘들 참 해맑아서 좋다. [3] (124.28) 12.02.05 72 0
292751 울산에 지하철 안 뚫리는 이유가 지반때문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8] (124.28) 12.02.05 387 0
292750 강릉 경포대 ㅇㅇ(121.138) 12.02.05 60 0
292749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제살깍기 경쟁 자초한듯 [76] 김정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774 0
292748 서울을 공경해라. [1] 폭풍간지서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89 0
292745 과천 집값이 전국 최고수준인 이유 [5] (124.28) 12.02.05 174 0
292744 강릉 주거지역 풍경 ㅇㅇ(121.138) 12.02.05 89 0
292740 울산 로드뷰 2탄 (옛날로드뷰) 메플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66 0
292738 과천 살래, 방어진 살래? 라 물어보면 [14] ㅁㄴ(219.249) 12.02.05 118 0
292736 울산 시내로드뷰 (예전로드뷰임) 메플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89 0
292734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상권 10곳 [2] 짜장(124.62) 12.02.05 147 0
292733 울산이 부자동네가 아닌 이유 [26] (124.28) 12.02.05 471 0
292732 울산 소득을 보는 이들의 흔한 착각 [9] 밥묵었나(118.39) 12.02.05 1324 0
292727 살다 살다 과천이 우리나라 가장 부자 도시로도 둔갑하네 [5] 밥묵었나(118.39) 12.02.05 157 0
292726 살다살다... 울산 > 과천이라는 병진도 있었네 ㅋㅋ [48] (124.28) 12.02.05 173 0
292725 대구의 현실 [2] ㅇㅇ(112.154) 12.02.05 73 0
292723 민주당알바들의 도갤활동과 복잡한심경 파악해봄 "한국민속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05 46 0
292722 살다살다 과천 아파트민들이 아파트값으로 동구에게 깝치는거 보면 [10] 밥묵었나(118.39) 12.02.05 110 0
292721 남자 교대라고 무시하는 애들은 도대체 뭐지? [8] 밥묵었나(118.39) 12.02.05 216 0
292719 D.K PLAZA WEsT관 1F층별안내해주실분 삼산(220.84) 12.02.05 2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