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산, 외국인 관광코스로 각광

[세계일보]‘항구 도시’ 부산으로 해외 쇼핑객이 몰려들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과 ‘실내 영상음악분수’, 연중 운영되는 ‘실내 아이스링크’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가득한 부산 쇼핑몰은 이들에게 훌륭한 여행 코스다. 경기 불황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해외에 도시 이름을 알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몰려드는 관광객이 쇼핑과 숙박을 해결하는 유통·호텔 업계는 덩달아 세계적인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해외 쇼핑객으로 붐비는 백화점

지난 18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국내 최초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지어진 이 백화점 1층 매장에서는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페라가모,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던 중국인 장항(51)·자오즈민(47)씨 부부는 “지난해 서울에 이어 올해 부산으로 관광을 왔다. 날씨가 따뜻한 데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닷가와 어우러진 도시가 매우 인상적”이라며 “바다를 보며 쇼핑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만족해했다.

롯데백화점 이경길 홍보팀장은 “부산에서 (롯데)백화점 4곳을 운영하는데 외국인 쇼핑객이 해마다 늘면서 매출도 뛰고 있다”며 “지역 백화점을 탈피해 글로벌 쇼핑몰로 거듭나고 있다. 상품 구성도 국제화 추세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부산 4개점의 해외 쇼핑객은 2009년 2만5000여명에서 2010년 3만4000여명, 2011년 5만5000여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쇼핑객의 구성비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50%)과 중국인(35%)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러시아, 유럽, 동남아 쇼핑객도 15%를 차지하고 있다.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도 관광객들로 붐비기는 매한가지다. 대지면적 4만711㎡(1만2315평)인 센텀시티는 2009년 오픈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해외 쇼핑객은 2만3000여명으로 올해 3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일본인 야마시코(43)씨는 “신세계 센텀시티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백화점”이라며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규모가 엄청 크고 가격 대비 상품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식품매장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김치를 살펴보고 있다.◆외국인 비중 커지는 호텔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7만명으로 전년(222만명)보다 6.5% 늘었다. 이들이 부산지역에서 환전한 금액도 4억5230만달러로 2010년(3억5520만달러) 대비 27.3% 급증했다.

늘어난 외국인 방문객으로 호텔업계도 호황이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여은주 차장은 “투숙객 중 외국인 비중이 2010년 40%대, 2011년 43%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국적도 일본, 중국 일색에서 미국, 유럽, 프랑스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일본 주요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이 호텔의 객실 판매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 급성장했다.

외국인 관광객 숙박률이 75∼80%에 이르는 부산롯데호텔은 올해 해외 관광객 비중 90%대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지진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든 자리를 유럽·호주 등의 관광객이 메워주면서 외국인 비중이 처음 80%를 넘어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부산이 국제도시로 거듭나면서 유통·호텔 업계가 최대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