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은 경남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매각 절차를 하반기에 완료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지역 금융계에 경남은행 민영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이 이번에도 컨소시엄 재무적 투자자 형태로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경남은행 인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최근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의사'를 공식화하고 있어 총선 이후 매각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민영화해야 한다"며 "다음 정부로 미루는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자회사들과 함께 일괄 매각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정부가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부산은행이 또다시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민영화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관에 우리금융을 내놓기로 하고, 2010년과 지난해 두 차례 매각작업을 진행했지만 유효경쟁 미비 등의 이유로 불발로 끝났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8월 'MBK파트너스-새마을금고연합회'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로 참가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밝혔던 티스톤파트너스와 보고펀드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산은행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나섰던 사모펀드 2곳 이상에서 투자자 형식으로 참여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며 "다시 매각절차에 돌입하면 투자자 형식으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은행 측은 컨소시엄에 참여해 우리금융 인수에 성공한다면 경남은행을 분리해 재매각할 때 우선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육박하는 우리금융 일괄 매각은 어려운 만큼 분리매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부산은행의 모회사인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모회사인 DGB금융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지역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경남은행 도민인수추진위원회도 나서서 정치·경제적인 고려를 주장한다면 경남은행 민영화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인수되면 부산은행은 시중은행 규모로 성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