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연구조사 목적의 포경을 재개하겠다는 정부 방침(본보 7월6일자 1면 보도)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 울산에서 포경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외 반대여론이 만만찮아 포경재개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울산 장생포에 고래위생처리장 건립을 추진 중인 남구는 내년 하반기 처리장이 완공되면 조사포경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고 8일 밝혔다. 남구청은 50억원을 들여 현재 울산해양경찰서 부지에 고래 해체와 부산물 처리 등이 가능한 고래위생처리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고래는 관련법에 따라 수협위판장 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지정한 장소에서 해체할 수 있다. 장생포에 고래위생처리장이 완공되면 장관의 지정을 통해 고래를 취급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혼획된 고래는 전국 각지의 수협위판장에서 취급되고 있다. 고래를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위생처리장이 건립되면 국내 혼획 물량이 울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남구청 측은 설명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울산 장생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울산에서의 조사포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가 포경 방침을 표명함에 따라 포경의 규모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1월까지 포경에 대한 과학조사계획서를 작성해 국제포경위원회(IWC) 과학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계획서에는 포획하는 고래의 종류와 개체수, 포경에 사용하는 선박 및 인력, 방법, 포경을 실시하는 해역 등이 담긴다. 국내 유일 고래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조사계획서 작성을 맡는다. 고래연구소는 국내 해역에 서식중인 고래의 종류와 개체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구청은 내년까지 정부와 협의해 3~5척의 포경선을 구입하는 등 조사포경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과거 남구 장생포에서 포경 경험이 있는 어민들을 조사포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조사포경의 규모와 시기, 방법 등이 확정될 것”이라며 “조사포경이 시작되면 국제협약에 따라 포획이 금지된 밍크고래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경에 반대하는 IWC 회원국들이 있지만, 과학조사포경은 회원국의 권리라고 협약에 명시돼 있다”고 조사포경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국과 뉴질랜드 등 일부 IWC 회원국들은 한국정부의 조사포경 재개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조사포경이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