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분양 논란에 휘말린 펜타포트 주상복합단지 개발사업현장 모습. KTX 열차 뒤로 지난해 말 일부 입주가 이루어진 1,3블록 주상복합아파트가 보인다. (주)펜타포트는 왼쪽에 보이는 이마트 부지를 포함해 총면적 13만8843㎡의 상업시설에 대해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News1

(대전=뉴스1) 임정환 기자= 현대백화점 개점 지연 등으로 말미암아 900억 원대 사기분양 논란에 휘말린 ㈜펜타포트가 주상복합단지인 펜타포트 개발사업구역 내 상업시설에 대해 일괄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시행사인 펜타포트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방증으로, 한때 황금알을 낳는 부동산사업으로 불렸던 KTX 천안·아산역세권 펜타포트 개발사업이 SK건설 등 컨소시엄 참여 건설사의 '돈맥경화'를 부추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펜타포트가 천안·아산지역 실패한 부동산개발사업의 전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펜타포트 등에 따르면 펜타포트 개발사업 참여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개발구역 내 상업시설을 일괄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상업시설은 개발구역 내 3블록 아래에 있으며 총면적이 13만8843㎡(4만2000평)에 이른다.

이곳에는 이마트가 수수료매장으로, 복합영화관 CGV가 고정임대 조건으로 들어와 있으며 이들 시설도 일괄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펜타포트는 지난달 말부터 외국계 투자자문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인수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투자사는 인수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하지만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경기불황으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데다 개발사업지구 내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예정자들이 사기분양을 주장하며 지난해 900억 원대 분양계약 취소 및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불경기에 상업시설을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시설에 브랜드를 들여놓는 전제조건이 충족돼도 결국 인수비용에서 절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귀띔했다.

KTX 천안아산역세권의 핵심상권인 펜타포트 개발사업지구 모습. 가운데 보이는 이마트 부지 왼편으로 높이 251m의 업무용 빌딩인 사이클론 타워와 현대백화점이 들어서야 하지만,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News1

펜타포트가 상업시설을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안 좋다는 방증이다.

컨소시엄을 이끈 SK건설을 비롯해 건설투자사들이 받지 못한 공사비는 30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파트 입주가 일부 이뤄졌지만, 소송으로 말미암아 입주율은 30%에 그쳤다.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시행사인 펜타포트 조직과 인원도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펜타포트 개발사업은 천안·아산 신도시의 특별상업계획구역에 비즈니스, 주거, 쇼핑, 문화, 수변공원 등 5가지 기능을 한데 모은 56만5000㎡ 규모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7년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주거지역 아파트 분양률 100%를 보이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KTX 역세권에 랜드마크 역할을 할 높이 251m의 업무용 빌딩인 사이클론 타워와 현대백화점, 테마상가 등이 들어설 계획으로, 불경기에도 황금알을 낳는 부동산 투자사업으로 불렸다.

대한토지주택공사와 SK건설 컨소시엄(SK건설, 대림산업, 계룡건설, 대우증권, 현대백화점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사이클론 타워 설계변경과 현대백화점 건축허가 취소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사기분양 논란에 휩싸였고 투자 건설사가 공사비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벌써 몇 년째 사업이 제자리걸음 중이다”며 “개점 지연으로 사기분양 논란을 일으켰던 현대백화점은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버티는 등 상황이 나아진 게 없다”고 토로했다.

펜타포트 개발사업 조감도. 왼쪽부터 주상복합아파트, 높이 251m 업무빌딩 사이클론 타워, 현대백화점.©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