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벌과 퀸힐이 거리에서 트라충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우리에겐 아무 힘이 없고, 길거리에서 우리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우리는 고독하다. 우리는 너무나 약하다.

난 내 눈을 의심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마치 중세를 보는 듯 했다. (중략) 우리 라벌 유저들은 비와 추위에 떨며 클오클를 지켰다. 이러한 일을 역겨워할 전우들은 없는가? 우린 길가를 걸으며 과거에 함께 좋은 일들을 많이 했던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이제 만족스런 미소를 숨김없이 얼굴에 드러냈다. (중략) 이런 변화는 불과 몇 시간 안에 일어났다. 지금까지 내가 사랑하고 아껴 온 이 게임과 사람들이 갑자기 적으로 돌변했다. 난 더 이상 같은 게이머가 아니었다. 아니, 최소한 게이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몇 시간만에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내가 갑자기 깨달은 것일 뿐이다. 한때나마 이들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적의를 감춰왔던 이들을 신뢰한 것이 부끄러웠다. 순간 이 클랜, 아니 게임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 때 기분은 형언하기가 어렵다.

- 어느 라벌유저의 회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