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때 뭣모르고 사람들 자주안가는 도시 외각 산을 갔을때다

그 산은 개인소유인데다 사람들 왕래도 없어 등산로가 제대로 안닦여있던 곳이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별도 구경할겸 조용히 혼자 꼬마전구 후레시 하나 의지해서 올라갔다

그땐 왜그랬나 정말 미친놈이였을까 싶다

중턱쯤 올라갔을때였을까 내가 낙엽을 밟는 소리에따라 발소리가 중첩으로 들렸다

그러다 내가 발소리를 멈추면 그것도 발소리를 멈추었다

고라니일까 아니면 고양이일까

조금은 긴장된상태로 발을 옮기고 있는데

갑자기 우아아아아악 하면서 뒤에서 어떤사람이 각목같은 나뭇대를 들고 쫒아왓다

실성한 사람마냥 죽어라 쫒아오는데 기절할 뻔했다

겨우 멀리 도망쳐서 후레시를 끄고 적절한 나무뒤에 숨었다

그 미친인간은 나를 놓친게 분한지 괴성을 지르면서 각목? 같은걸로 바닥을 내려 찍어댓다

덜덜떨면서 숨소리조차 안들리게 심장을 옥죄고 있었는데

산 밑에서 무수히 많은 불빛들이 올라왔다

사람 발길도 없는 산에 무슨 후레시가 이렇게 많이 올라오나

의아하면서 계속숨어있었는데 올라온사람들에게 걸렸다

알고보니 산 밑에 복지원 사람이었다

이쪽근처로 혹시 사람하나 못봣냐 물어봐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사람들이 정상쪽으로 달려갔다

정신지체 한명이 가출하여 어디로 도망갔는지몰라 한참을 찾고있다고 한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이내 왔던길로 도망치듯 내려와서

내차 안에 혹시 있을지몰라 차안을 샅샅이 후레시 살핀후 겨우 그곳을 벗어났다

나는 그날이 아직도 잊혀지질않는다

칠흙같이 어둡고 쥐죽은듯이 조용한 밤에 눈알을 뒤집고 쫒아오던 인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뒤로 동네 야산이던 학교 운동장도 밤늦게는 절대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