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게 친구.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황금을 가졌다네.


게다가 루비와 사파이어, 에메랄드 같은 수많은 보석들도 해변의 모래알 만큼이나 많이 가졌다네.


그리고 난 아주 가끔씩 나의 황금과 보석들을 꺼내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네.


가장 아름답게 그 고유의 색을 발하는 때, 나는 내가 온 세상에 흩뿌려놓은 내 보물들을 보러 간다네.


단풍나뭇잎 모양의 붉은 루비를,


은행나뭇잎 모양의 노란 토파즈를,


느티나뭇잎 모양의 진녹 에메랄드를


그리고 무지개빛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저 모든 희귀한 모양의 보석들을...


아쉽게도 지금이 지나면 내 보물들은 다시금 흙빛 차가운 금고속에 들어가야 한다네.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그 금고의 열쇠를 마음속에 꼭 품고서 내년에 다시 열어보면 된다네.






이보게 친구.


나는 이미 온 세상을 다 가졌다네.


단지 그걸 깨닫는 데 조금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네.





[볕 좋은 가을날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