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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여행기 1.

독립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17 11:31:34
조회 1272 추천 1 댓글 21


 


나름 등갤의 장기체류자에 속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동안 너무 눈팅만 한것 같아서 송년 특집을 가장한 자랑질 좀 할까 합니다^^


지난 10월 25일 ~ 11월 5일까지 다녀온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여행기(산행기 아님)입니다.


  원래는 차마고도 한구간을 갈 계획이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파토가 났던 참에 인도에서 근무하는 후배가 ABC 가자고 떡밥을 던집니다. 나 죽기 전에 6000미터급 이상 설산 정상 하나 밟아보는게 소원이긴 하지만 이런 떡밥을 아무 생각없이 덥썩 물 형편은 못되었는데, 그냥 덥썩 물어버립니다.

 막상 항공권을 구하고나니 아무 대책없이 2주나 공장(?)을 비운다는게 영 꺼림직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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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날 저녁까지도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취소하고 싶었지만 후배는 이미 이틀 전에 인도를 떠나 네팔로 출발했고, 항공권은 발권이 되었고......

떠나기 전날 저녁까지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부랴부랴 집에 돌아와 데날리에 이것저것 옷가지랑 침낭 챙겨 넣고 심야 타고 인천공항에 떨어진게 새벽 5시.

인천을 떠난게 오전 8시.

카투만두 도착한 게 오후 1시.

비행 시간은 7시간 정도지만 시차가 있어서 시간상으로는 4시간 걸립니다.


30년 전으로 시간을 돌린듯한 카트만두 공항은 작고 초라하고 엄청 붐빕니다. 그곳에서 다시 한 시간 넘게 줄서서 비자 받고 나오니(네팔은 공항에서 사진 두 장과 30달러만 주면 보름짜리 비자 즉석에서 발급해 줍니다.) 바글거리는 인파 속에서 후배가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다시 5분 거리의 허름한 국내선 터미널로 옮겨서야 처음으로 잠시 여유를 가질까 하고 2층 가게에서 커피와 토스트를 시켰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시계를 인도시간에 맞춰놓고 있던 후배가 그 가게의 벽시계를 보더니 깜짝 놀랍니다.

비행기 떠나기 15분 전.

이런.....커피는 맛도 못보고 토스트만 휴지에 뚤뚤 말아서 개찰구(탑승구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우리나라 시골읍내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이라 해당 항공사 직원이 항공편 번호 부르면 우르르 가서 타는 시스템입니다)로 달려가니 다행이 아직 출발 전이랍니다. 그렇게 다시 20여분 기다리니 눈이 어여쁜 네팔리가 우리 항공편을 외칩니다. 항공사 직원이겠거니 했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의 스투어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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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도를 날으는 30인승 비행기는 히말라야를 오른편에 두고 포카라로 향합니다.

하얗게 눈을 이고 선 히말라야 연봉들을 보니 그제서야 내가 히말라야에 왔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복잡한 내 일상은 하얗게 지워집니다.

 

20여분을 날아 포카라에 도착합니다.

작고 깨끗한 포카라공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게스트하우스를 한다는 네팔리를 만나 포터 를 소개 받고 팀스카드 챙기고 다시 또 이동합니다.

보통 한국인들이 단체로 오면 카트만두나 포카라에서 하루쯤 준비를 하고 트레킹을 시작한다는데 우리는 오늘 바로 산으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다시 2시간 가까이 티코만한 택시를 타고 나야풀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우리의 시작점인 나야풀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 중 푼힐로 오르는 출발점이고 사우스 바자르를 거쳐 간드룩을 지나 ABC로 가는 출발점이기도 한 마을입니다.

팀스카드 등록하는 곳도 이미 시간이 늦어서 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통과하고 40분쯤 걸으니 작은 마을과 게스트하우스들이 하나 둘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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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탄티.

오늘 밤은 여기서 묵기로 합니다.

계곡을 끼고 앉은 피쉬테일 게스트하우스.

아침에 해가 뜨면 마차푸차레가 방에서 보인다고 주인이 자랑을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은 좀 씻고 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하루 종일 이동하느라 몸이 녹아내릴 지경입니다.


짐 풀고 미적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에베레스트맥주 한잔하고 나니 좀 살것 같습니다. 그렇게 첫날을 보냅니다.


이튿날 아침.

눈뜨고 창문을 열자 정말 마차푸차레가 눈 앞에 보입니다.

놀라운 광경입니다.

마차푸차레.  피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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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라파니까지 오르기로 합니다.

고도를 2000미터나 올려야 하는데 모든 지도에 랩타임만 표시가 되어있지 거리는 없습니다.

10시간 거리라는데 고도편차가 심해서 고소도 걱정되고 어쩔까 싶지만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인도에 온 이후로 산 옆에도 못가봤다는 후배가 은근히 걱정이 되는데, 정작 본인은 의기양양합니다. 그리고 포터 자냑도 노프라블람이라니 뭐 할 말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ABC를 오르고 하산 길에 푼힐을 경유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을 거꾸로 갑니다. 후배가 카트만두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렇게 하라고 말하더랍니다. 나야 뭘 아나요? 그냥 따라갈 밖에....

길은 비레탄티에서 갈립니다. 푼힐은 왼쪽, ABC는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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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계곡을 따라 유순합니다.

아침햇살이 퍼지는 골목길도 지나고 논두렁 밭두렁을 걷습니다. 고도를 조금 올리나 싶으면 다시 그만큼 내리면서 계곡을 파고듭니다. 그러나 힐레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자 길은 갑자기 돌계단으로 변하고 울릴리까지 고도 500을 그냥 계단으로 올립니다. 

처음엔 셋이서 템포를 맞추며 올랐지만 큰 배낭 맨 포터와 3년 만에 산에 온 인도아저씨와 매주 지리산 가는 한국 아저씨가 템포를 맞춘다는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냥 앞에서 휘적휘적 올랐습니다.

참 끝도 없는 계단길입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ABC까지 그런 계단길을 하루에도 두어번 씩 겪어야 했지만, 그날은 처음이라 멋도 모르고 이것만 오르면 끝일거야 라는 말도 안되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맑습니다.

섭씨 22도 내외. 햇살은 따뜻하고 그늘은 서늘합니다.


해발 1960미터의 울릴리는 약 4000개의 계단이 끝나는 곳에 자리한 마을입니다.

사우스안나와 힌츌리가 계곡 사이로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내는 곳.

땀을 한바가지나 흘리고 헉헉거리며 오르니 아리따운 네팔리가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한다.

나마스테~!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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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이랑 양말까지 벗어 버리고 흐르는 물에 머리를 담그니 그제야 살것 같습니다.

양지바른 테이블에 앉아서 하얀 설산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자니 그제서야 쟈낙과 후배가 도착합니다. 어지간히 힘들고 더웠는지 후배도 훌훌 벗고 머리부터 담급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블랙티 한잔 하면서 오후 일정을 얘기하는데 갑자기 후배가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답니다. 아무래도 고소증세 같습니다. 머리를 감고 안말린게 화근입니다. 나는 바로 말리고 햇볕에서 체온을 올렸는데 후배는 그냥 젖은 머리로 실내 창가에 앉아 있었던게 큰 차이를 불렀습니다.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워낙 건강한 친구라 점심 먹고 슬슬 걸으면서 체온을 올리니 다행이 잘 넘어갔습니다.

고소는 예고도 없이 옵니다. 증상도 그만큼 다양합니다.  내 경험상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체온과 체력 유지입니다. 고산에서 샤워를 하지 말라고 누누히 얘기하는 이유가 체온 유지 때문이고 고산에선 먹는 만큼 간다는 얘기가 체력 때문입니다. 그런데 네팔은 아열대이다 보니  해발 3000까지 계곡에 수량이 풍부하고 숲이 울창해서 호흡이 한결 편합니다. 그래서 체온을 유지하며 내 페이스만 잃지 않는다면 고소 때문에 고생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음식은 처음부터 현지식으로 하자고 합의를 본 터라 저는 한국에서 소주 네명 외에 먹을 것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세계 각국에서 오는 곳이라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네팔음식인 달밧도 좋았고 매운 만두인 모모나 볶음밥 같은 프라이드라이스, 오믈렛, 삶은 감자, 삶은 계란, 토스트, 피자, 마늘수프까지 참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롯지의 표준 메뉴에 올라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무거운 밑반찬이나 한국 음식을 바리바리 챙겨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한 두 가지 정도....우리도 한국에서 출발한 나는 빈 손이었고, 인도에서 출발한 후배가 오히려 라면과 김치를 가져와서 딱 두끼 해 먹었습니다.


길은 다시 고라파니를 향해서 끝도 없이 올라갑니다.

중간 중간 보이던 롯지들도 뜸해지고 일행들과도 멀어져 혼자 앞에서 걸을려니 이젠 따분하고 심심할 지경입니다. 후배에게 들은 얘기로는 요즘 시즌이 시작되어서 늦게가면 롯지에 방도 없다더니 그 많다는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점심 먹고 4시간을 넘게 걸으며 만난 사람이라곤 독일인 부부 두 사람. 슬슬 지겹고 지칠 무렵 작은 마을이 보입니다. 외국인들과 네팔리 가이드가 보여서 어디냐고 물으니 로우 고라파니랍니다.

어이쿠~ 드디어 도착이다!

어디서 출발했냐고 묻길래 아침에 비레탄티에서 출발했다니 깜짝 놀랍니다.

그래  많이 놀랐니...미안하다. 그런데 우리 한국에선 그렇게 산 탄다. 하루 열 시간쯤 기본이야 이 사람들아....


그 가이드가 마운티니어 미스터 박을 잘 안답니다.

엥? 누구?

코리아 마운티니어 미스타 박!

박영석?

예스! 박영석!


뭐...같이 8000미터급을 했다나 우쨌다나...확인할 길은 없고.......

 

뒤따라온 자냑이 예약한 곳까지 더 가야된다길래 10여분 더 오르니 더 큰 마을이 나타납니다. 푼힐 전망대 아래에 자리한 하이고라파니입니다.

그 마을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수퍼뷰 롯지가 있습니다. 뜻밖에도 라운지에 따뜻한 화목난로도 있고(히말라야의 롯지들은 99% 난방이 안됩니다), 더 뜻밖에도 이곳에 자냑의 여동생이 일하고 있답니다. 이 녀석....그래서 이 먼 길을 노프라블람이라고 한거였구만.....

열여덟살 끼따는 오빠를 오랫만에 만났다며 너무 좋아합니다. 덕분에 우리도 조금은 남다른 대접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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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지 마당에 서니 다울라기리를 중심으로 좌우로 펼쳐진 설산 고봉들이 장관입니다.  다울라기리, 뎀푸스피크, 툭체, 닐기리, 안나푸르나 1, 안나푸르나 사우스, 힌츌리.....

이틀만에 입에 익어버린 설산들의 이름이 이제는 친근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처음으로 달밧이라는 네팔 전통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소주도 한잔했습니다.


사우스안나푸르나에 걸린 북두칠성을 보며 사흘째 새벽을 맞았습니다. 새벽에 일출보러 푼힐에 가야한다길래 그냥 쫄래쫄래 따라 나섰습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들 푼힐에서 일출을 보는게 목적이랍니다. 그래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남들 꼬리 붙잡고 30여 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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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엄청 많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다들 어디서 온겨? 어제 오후 내내 그리 외로운 길을 걸었건만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올라온겨?

해발 3200미터의 푼힐 전망대는 8000미터급 고봉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곳입니다. 게다가 접근성이 좋고 짧은 일정으로 오를 수 있기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는게 내가 내린 결론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별로....일출도 그렇고 조망도 그렇고, 후배가 입에 침 튀기며 말하던 것과는 거리가 조금....이 부분은 나중에 후배도 인정했습니다. 아예 푼힐만 온다면 모를까 ABC와 푼힐을 다 같이 할 필요는 굳이 없다는게 내 생각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ABC에서 하루 더 지내는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건 내 생각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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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리하게 올랐으니 휴식도 좀 할 겸, 여유를 가지고 오늘은 일정을 짧게 잡기로 합니다. 일단 타다파니까지만 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느긋하게 출발. 길은 다시 3100미터의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 타다파니로 이어집니다. 포터에게 작은 배낭을 주고 데날리를 내가 멥니다. 서양 아줌마들이 무거워 보인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내가 보기엔 당신들 궁댕이가 더 무거워!  기분 좋게 3103미터 데우랄리피크에 오르니 정말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그래 이 맛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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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을 걷는게 아니라 설산을 내내 바라보며 그 둘레길을 걷는 것. 그게 바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정체였구나. 사흘만에야 내가 걸어갈 길의 정체를 발견한 나는 참 똑똑한 사람? 설렁설렁 걷다보니 내리막이 시작됩니다. 반탄티라는 곳에서 점심.  맥주도 한병 마셨습니다. 바쁠게 없는 일정이라 지나가는 사람 구경 싫컷하고 또 두어시간 걸으니 오늘의 종착지 타다파니.

원래 마을이 있었는데 게스트하우스들로 바뀐건지 아니면 게스트하우스들이 만들어져서 마을이 된건지, 내가 알 도리는 없지만 정말 작지만 북적대는 동네입니다. 여기서도 우리의 영리하고 발빠른 쟈낙이 가장 조망 좋은 집의 1번 룸을 미리 예약해 놨답니다. 이 친구, 처음 만났을때 워낙 왜소해서 짐꾼으로 쓰기가 민망할 지경이었는데 보기와는 달리 체력도 좋고 영어도 능숙하고 게다가 영리하고 부지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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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묵었던 파노라마뷰롯지는 뒷마당에 캠프사이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냥 텐트치고 야영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독일인들이 그곳에 앉아서 마차푸차레를 그리고 있습니다. 린 그냥 종일 걷다가 짐 풀고 샤워하고 나면 술 생각부터 나는데, 이 사람들은 독서하고 그림 그리고 산책합니다.

 

뭐....문화의 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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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푸차레는 구름 속으로 숨었다가 나왔다가 합니다. 한 사흘 겪어보니 늘 그런 식입니다.


오전엔 화창하고 오후엔 어김없이 가스가 핍니다. 그래서 아직 제대로 된 일몰은 본 적이 없습니다. 우기가 끝나 비는 없지만 아직 대기에 습기가 많은지 가스는 어김없이 핍니다.

구름 속에 숨은 마차푸차레가 붉게 물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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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서 멀리 여행을 갔을때 제일 중요한게 뭘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 생각엔 잘 먹고 잘 자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어딜가나 잘 먹고 잘 자면 그 여행이 성공할 확률은 99%. 여기와서 후배와 나는 둘 다 너무 잘 먹고 잘 잡니다. 인도에서 3년 살았다며 한국음식 먹고 싶다고 투덜거리는 후배도 그저 현지 음식 이것저것 시켜서 잘 먹고, 나 또한 음식에 대한 편견 따윈 애시당초 없는 사람이라 죽어라고 매운 것 빼고는 노프라블람입니다.

하긴 작년에 합파설산 갔을때는 한국인 일행들이 뒤로 처지는 바람에 1박 2일 동안 현지 장족 포터들과 지내면서 그들이 먹는 빠바 같이 나눠 먹으면서도 잘 지냈습니다.  잠만해도 집에 있을땐 가끔 큰 고민거리라도 생기거나 너무 피곤하면 한번씩 수면제를 먹기도 하는데 산에 가면 너무 잘 자는 스타일이고 후배는 집에서나 밖에서나 머리만 붙이면 잘 잔다는데 둘이 죽이 척척 맞으니 불편할게 하나도 없습니다. 녀석이 코를 심하게 곤다고 내 귀마개까지 챙겨왔는데, 옆 사람이 코를 안곯아도 여기 롯지나 게스트하우스들이 대부분 벽이 얇고 방이 좁아서 귀마개는 필수입니다. 그러니 숙소에 도착해서 저녁 먹고 술 한잔하고 별 좀 보다가 귀마개 끼우고 잠들었다가 눈 뜨면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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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파니의 일출이 의외로 장관입니다. 여기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일출은 타다파니 넘버원! 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우길래 너 뻥이지? 라고 말해 주려고 했는데 이날 아침의 일출은 푼힐과 비교해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느긋하게 아침 햇살을 즐기며 아침은 야채 오믈렛과 삶은 감자, 그리고 블랙티. 블랙티는 홍차를 말하는데 여기 현지인들이 아주 즐겨 마십니다. 나도 평소에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쉴때마다 블랙티를 시켜서 설탕 두 스푼 풀어서 마시곤 했는데, 의외로 맛도 좋고 피로를 푸는데도 최고입니다. 처음엔 커피만 마시던 후배도 나중엔 무조건 블랙티에 설탕 두 스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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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낙이 오늘 갈 길이 베리 롱롱하다고 채근입니다. 

짜슥......그래 가자.....

오늘은 업다운이 아주 심한 하루가 될거랍니다.

여기 타다파니가 해발 2600인데 킴롱콜라라는 해발 1860의 계곡까지 고도를 내렸다가 다시 2200의 촘롱까지 올려다 된다나 뭐라나....

촘롱에서 점심 먹고 또 400을 내리고 다시 500을 올려야 해발 2400의 시누아라나 뭐라나.......

음....듣고 보니 베리 롱롱로드가 아니고 베리 지랄로드구만......

그래도 다시 길을 나서니 기분은 좋습니다. 처음부터 내내 내리막입니다. 숲을 벗어나자 다시 사우스안나와 힌츌리, 그리고 마차푸차레가 시야에 들어오는 칠레라는 마을입니다. 게스트들이 모두 떠난 롯지 마당에서 쉬고있는 주인 가족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같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땋고 아이들은 그 주위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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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엔 화사한 꽃들이 피어서 아름답고 벌들은 붕붕 날며 꿀을 모은다고 열심입니다. 아침에 만났던 한국인들이 여기가 너무 좋아 이틀을 묵고 올라온다더니 그 말이 실감이 납니다.

길은 다시 급하게 아래로 쏟아지다가 계곡에 걸린 현수교를 지나자 다시 천천히 고도를 높입니다. 날씨는 완전한 여름입니다. 반팔을 입었지만 땀이 비오듯 흐르고 바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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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롯지에서 자주 쉬지만 차는 꼭 따뜻한 블랙티를 마십니다. 덥다고 고소가 안오는 것은 아니기에 이건 꼭 지켰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설탕 확 풀어 마시는 블랙티가 맛도 좋고 은근히 중독성이 강합니다.^^

탑힐을 거쳐 촘롱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영락없는 히말라야 둘레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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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밭두렁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을과 마을을 지납니다. 어떤 집은 작은 테이블을 내 놓고 지나는 길손에게 간단한 음료와 과일을 팔고, 또 어떤 집은 지나는 길손에게 기꺼이 앞마당을 지나가게 허락하지만 농사와 가축으로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 집 마당에서 아이들은 가축과 같이 뒹굴고 구르며 자유스럽게 자랍니다. 내 눈에 비친 네팔 사람들은 대체로 청결합니다. 극단적인 기준을 들이댄다면야 그렇게 말 못하겠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볼 때 그들은 부지런하고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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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체로 겸손합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지나는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은 대체로 관대하고 온순하다는게 내가 받은 인상입니다. 아무래도 우르르 모려 다니는 단체가 아니고 단 둘의 단촐한 여행이다 보니 현지인들과 접할 기회도 많았고 또 특히 후배가 얼마나 붙임성이 좋은지 아무나 보고 말을 거는 통에 나도 덩달아 매일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웃고 떠드느라 바빴습니다.  나중에는 후배의 서바이벌 잉글리쉬에 멀미가 날 지경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게 그래도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Hi~ Where are you from? 외국인만 만나면 무조건 무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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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고도 2000을 올렸던 것 만큼이나 힘들게 촘롱까지 왔습니다. 이름난 퓨포인터 답게 촘롱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롯지 마당에 앉아 머리 감고 발 씻고 마차푸차레와 사우스안나를 코 앞에서 대면하니 오전의 피로가 한방에 날아갑니다. 지금까지 봤던 롯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집인데 다행이도 한적합니다. 음식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맘 편하게 쉬면서 체력을 회복합니다. 

여기서 젊은 호스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가지 정보를 얻었습니다. 우선 왜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은지에 대한 의문도 풀렸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가 단체객들이 많은 일본이나 한국, 중국의 여행객들을 피해서 다닌답니다. 우리가 포카라에서 잠시 만났던 한국인의 말로는 촘롱까지 왔다가 중국인 단체객들이 방을 싹쓸이 하는 바람에 그냥 돌아 내려왔다고 했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네팔행 비행기가 월, 금에 뜨니 대체로 화, 토면 그 사람들이 여기로 몰려 든답니다. 그리고 목, 일요일이면 우르르 내려 간답니다. 그런 요일에는 늦게 도착하면 방이 없다는 얘기.  그런데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그날 나야풀에서 시작했기에 그 인파를 피했단 얘기지요.. 이 말은 며칠 후 내려오는 길에 수많은 한국인들을 만나면서 실감했습니다.

하여튼 한국인이라고는 푼힐에서 내려오면서 두명. 촘롱에서 ABC까지 오르는 중에는 한국인을 만난 기억이 없습니다. 하여튼 그렇다면 일단 저 위쪽으로 가도 방을 못구할 걱정은 없으니 한결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느긋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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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롱에서 시누아 구간은 오는 길 가는 길 모두 눈물의 깔딱고개입니다.

그냥 보면 계곡 건너 저편에 빤히 보이는데 거기까지 딱 4시간 걸린답니다. 아무리 봐도 두시간이면 가겠는데? 노~ 포아워~ 알았다 친구 일단 가자고!

 

돌계단이 끝도 없이 내려갑니다. 그러다가 바닥을 치고 계곡을 건너자 또 끝도 없이 올라갑니다. 슬슬 지겹고 지칠 무렵 작은 롯지가 딱 두개 있는 시누아도 도착합니다. 여기에 방이 없다면 지친 걸음으로는 두 시간을 더 걸어서 뱀부까지 가야하니 참 딱할 지경인데 다행이 우리는 방을 구했습니다. 중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ABC트레킹의 방 사정이 아주 안좋아졌답니다. 더반부터는 롯지 벽에 위쪽의 포인트에 방이 있는지 꼭 확인하고 올라가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물론 침낭에 깔개 정도만 준비한다면 어디서든 못잘 이유야 없겠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여행자라면 불편한 잠자리가 여행 자체를 망칠수도 있기에 참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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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저녁으로 참치김치찌개를 끓인답니다. 미안하게스리....인도에서 온 친구가 참치도 김치도 다 챙겨왔습니다. 맛이야....말해 무엇하리요, 진짜 꿀맛입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소주를 에베레스트 맥주에 말아서 몇 잔 마시니 세상 부러울게 없습니다. 붉게 물든 마차푸차레와 사우스안나.......이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ABC를 향한 길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설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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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딸딸한 기분으로 일찍 자리에 누웠는데 어디서 신나는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옆 롯지에서 음악을 틀어놓은줄 알고 그냥 무시했는데 자꾸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마력이 있습니다. 나가서 보니 옆 롯지 마당에 불울 밝히고 여러 사람들이 모인게 보입니다. 급히 후배랑 같이 가보니 작은 공연이 한창입니다.  전문공연단은 아닌것 같고 동네 청소년들인것 같은데 전통 악기를 두드리며 대다수가 노래를 부르면 전통의상을 입은 한 아가씨가 나와서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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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룽족의 민속음악과 민속춤이라는데 그 춤이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한 매력이 넘칩니다. 다. 특이한 것은 춤을 추는 아가씨가 같이 춤을 출 남자 파트너에게 춤을 청합니다. 저 아래에서 포터로 따라온 네팔리 총각들은 간택되는 영광을 입고도 호응하는 친구가 반반입니다. 같은 나라이지만 아무래도 민족이 다르니 춤도 음악도 낯선 모양입니다.

그러나 구룽족 사람들은 남녀노소없이 다들 선택되면 나가서 흥겨이 추는데 참 보기 좋습니다.  중간에 손님들에게 국화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면서 모금을 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우리도 기꺼이 150루피를 냈습니다. 아마 이게 목적인듯한데 그날의 타켓은 그 롯지에 든 돈 많은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었다.  그런데 이 짠돌이 녀석들....볼펜 두 자루, 사탕 서너개만 달랑 꺼내고 모른체 하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에라이 섬나라 원숭이들아! 우린 둘이서 150루피! 무려 우리돈으로 2600원이나 냈다네!

천육백루피 정도 모금했는데 그 돈으로 길도 고치고 아이들 학용품도 산답니다.
뜻밖에 너무 좋은 구경을 하게 되어서 기분좋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뚜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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