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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골-숨은벽-백운대-도선사

카투만두박(59.6) 2011.03.15 12:34:09
조회 1453 추천 1 댓글 10

일요일, 산악회 선배와 산행을 하기로 했었는데 지난밤에 음주를 거나하게 했는지 못 일어나겠다고 혼자 가라합니다.
혼자 갈꺼면 그냥 집앞 망월역으로 올라 대충 돌고 내려올까 어떻할까 한참을 고민하다 일단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의정부 가능역앞에서 구파발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등산객들이 한 명 한명 내리기 시작하고 사기막골에서 여려명이 내립니다. 버스창으로 국사당 입간판이 보입니다. 에라 내리자! 다음 정거장인 효자2동에서 내려 국사당으로 산행길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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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골 들머리>

국사당은 산신당(山神堂)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데 신사(神祠)나 서낭당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굿당 안이 징징 거리는 징소리와 무당의 굿거리 소리로 요란 스럽습니다.
속담에 "국사당에 가 말하듯"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말에 뜻은 \'국사당에 가서 무엇을 빌 때 말하는 것처럼 한다는 뜻으로, 옆에서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를 중얼중얼하며 길게 외운다는 말\' 입니다. 속담처럼 뭔말인지 모를 무당의 굿하는 소리를 뒤로하고 조금 오르니 국사당 자리가 기가 좋은 자리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국사당을 조금 오른 곳에서 산제 음식을 푸짐하게 싸와서 시산제를 준비하는 산악회도 있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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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차량이 즐비합니다.>


요즘은 등산객들이 둘레길로 많이들 빠지는 것 같습니다. 공원지킴이 입구에서 부터 있는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등산객의 삼분의일 이상은 둘레길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 둘레길 한 코스도 해보지는 않았지만 수직의 등산을 수평의 등산으로 분산시킨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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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바위>


밤골 계곡은 완전한 봄날이었습니다만 간혹 아직도 겨울인양 계곡에 얼음이 녹지 않고 버티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겨울인양 버티고 있는 얼음계곡도 가슴 한 복판이 뻥 뚫린채 머지않아 백기를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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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양 버티는 계곡의 얼음. 이 사람 나오다가 한 발 빠지고 맙니다.>


밤골계곡으로 올라가면서 올라가는 내내 왼쪽 위로 보이는 하얀 숨은벽 바위 능선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우뚝 솟은 송곳니같은 인수봉으로 이어져 있는 숨은벽 암능과 우측으로는 백운대로 이어지는 염초봉 암능 사이로 깊게 패여져 좌로 굽으며 이어지다 오른쪽으로 활 처럼 정상으로 빨려들어가듯 연결된 밤골 계곡이 무척이나 깊습니다.
밤골계곡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해서 사람들을 피해 자꾸 왼쪽으로 붙다보니 결국은 숨은벽 능선으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한참을 헥!헥! 거리며 올라쳐서 해골바위가 있는 바위에 오르니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 가슴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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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인수봉으로 이어지는 인수릿지, 숨은벽 릿지, 백운대로 이어지는 염초릿지>


싸움소의 힘찬 뿔에서 부터 굵게 내려온 등줄기의 선 처럼 인수봉으로 이어지는 인수릿지의 암능과 숨은벽 암능 그리고 그아래로 아득히 떨어져 파여있는 밤골계곡을 넘어 오른쪽으로는 백운대로 이어지는 염초릿지 까지 시원함과 함께 밀려오는 웅장함의 기가 밀려와 어지럽기 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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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아래로 아득한 계곡이 용아장성에 올라와 있는 듯 합니다.>


숨은벽 암능을 걸으며 설악의 용아장성을 걷는 기분을 잠시 느꼈습니다. 암능아래로 아득히 떨어진 밤골계곡이 수렴동 계곡 처럼 느껴집니다.
사기막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맞나는 곳부터는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줄을지어 오릅니다. 어떻게들 오셨는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구조헬기가 매주 뜨는게 왜 그런지를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구요. 데리고 오는 사람이나 벌벌떨며 따라가는 사람이나 대단들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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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벽 릿지를 오르는 클라이머>


숨은벽 슬랩코스 앞에서 장비도 없고 파트너도 없고하니 입맛만 다시며 줄지어 우측 숨은벽계곡으로 내려갔습니다.
예전에는 숨은벽계곡은 정말 찾는 사람이 없어서 원시림처럼 길도 없고 내려가지도 못 했던 것 같았는데 요즘은 뭐! 줄 서서 올라야 하니..이게 암벽등반이 많이 대중화가 된 것 때문에 어려운 암능을 다닐 수 있는 사람들이 주위 사람들을 한 사람 두 사람 데리고 다닌 결과가 아니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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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로 올라가는 길>


숨은벽계곡을 한참을 올라가 백운대와 인수봉사이로 빠져나와 인수봉이 바라다 보이는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늦은 점심자리를 폈습니다.
날이 따뜻해서 인수봉에 바위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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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을 등반 중인 클라이머들>


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는 동안 건너편 인수봉 바위에서는 사투가 벌어지는 모양입니다.
라스트가 여잔데 애 댓명은 낳는 소리도 내고 그러더니 결국은 이럽니다. \' 형! 나 줄잡고 올라가면 안돼?\' ....
한참을 바위와 씨름하더니 계속 그자리에 매달려 있습니다. 매달려있는 여학생이 참 애달퍼 보입니다. 예전에 나도 매달려있는 내눈앞에서 웽웽 거리며 날아가는 똥파리도 부러워하던 옛일도 생각나고....

코스를 보니 좌측으로 휘어진 벙어리 크랙이 무척이나 짜보입니다. 내가 볼때 위에서 두레박질 하지 않으면 못 올라간다에 한표 던지고 가지고 간 점심과 맥주를 홀짝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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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점심>


한참을 지난 후에 위에서 톱쟁이가 \'여기까지 만 가고 하강할꺼야. 빨리 올라와\' 이럽니다. 그말을 듯고 힘을내 낑낑 거리며 올라가긴 하는데...내가 볼때 여학생이 또 낚이는 것 같습니다. 하강은 개뿔! 아마 모르긴 해도 정상까지 꾸역꾸역 끌고 올라 갈꺼라는데 한 표 또 던지고 짐을 싸서 따듯한 봄 햇볕을 받으며 룰루랄라 하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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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사 올라가는 길의 붙임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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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애들과 우리애들이 내려가는데 등에 맨 군대 매트레스 같은게 뭔가? 생각했음. 서양애들은 침대생활을 해서 야영할 때도 저런 매트레스 깔고 자나 했는데 한번더 생각하니 볼더링할 때 떨어지면 다치지 말라고 밑에 까는 것이 아닌가 생각함.
뭔가요?  -윤-
=================================================================================================
어디 비밀번호 바꾸고 다시 올려 놓고 기달려 보자. 어떻게 되나!


@climbingholic  #산악당_
http://blog.naver.com/northfaceone/120125886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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