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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鹽河)와 조강(祖江)을 내려다보며 일주한 문수산성 2

빛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3.27 15:55:25
조회 631 추천 1 댓글 4


   문수산 정상과 지척의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높이가 거의 비슷한 봉우리에 올라보니 철조망이 쳐져 있는 무인 초소가 있다. 여기서 짧지만 험한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와서 한남정맥길로 나아가니 산길을 좌우에서 호위하듯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멋지다.

  
강화대교와 염하를 내려다보며 좀 더 나아가니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서 한강 하구(河口)가 되어 조강(祖江)이라고 불리는 곳을 보게 되는데 한남정맥의 끝자락 너머 나지막한 야산으로 둘러싸인, DMZ(비무장지대)인 조강의 건너편은 반세기 이상 분단되어 머나먼 외국보다 더 멀어진, 통한의 금족령이 내려진 북한 땅이다. 누구의 말마따나 한반도 중부지방의 여울이란 여울은 모두 이곳에 모여 바다로 흘러든다고 하여 할아버지 강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게 된 곳, 그만큼 중요한 지역이라는 의미지만 민족의 수치와 위험한 갈등의 현장이 된 곳이다. 같은 반도에서 같은 말을 쓰면서 같이 사는 민족이지만 어느 외국보다도 더 멀고 더 적대적인 저 나라와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도대체 언제쯤에야 분단과 동족상잔의 아픔을 떨쳐버리고 화합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당사자만이 풀 수 없는 국제적인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라서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이 예측되는, 사대주의적이고 우매하고 소아적인 대립 밖에 할 수 없는, 자기소모적이고 저열한 상황일 뿐이다.

  
문수산 정상에서 20분쯤 천천히 걸음을 옮기니 오른쪽(동쪽)에 용강리 하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의 봉우리에 이르고 여기서 천천히 8분쯤 더 나아가면 암문이 하나 나타나는데 방향표지판은 설치돼 있지 않지만 리본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왼쪽의 내리막길이 나 있어서 문수사 하산길로 추정된다.

  
여기서 직진하여 잠시 더 오르면 곧 북문 하산 갈림길이 나 있는 봉우리 위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여기서 북문까지 1.4 킬로미터, 동막골까지 1.4 킬로미터라고 표기돼 있다. 여기서 북문능선으로 곧 바로 하산하지 않고 짧은 안부를 지나서 3분쯤 더 나아가니 한남정맥의 321봉에 닿게 되는데 여기에는 콘크리트 참호와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이 방향표지판에는 문수산 정상까지 1 킬로미터, 경기도 학생야영장까지 2.3 킬로미터라고 표기돼 있다. 경기도 학생야영장은 한남정맥의 끝인 보구곶리의 날머리를 뜻하는 듯하다. 여기서 잠시 북쪽을 조망하다가 북문 하산길이 있는 봉우리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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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있는 등로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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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비무장지대)인 조강과 그 건너 북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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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으로 붉게 물든 염하와 강화대교, 성동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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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지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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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리 하산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 - 북문까지 1.8 킬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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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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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 정상에서 북문능선과 한남정맥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의 봉우리 - 북문까지 1.4 킬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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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가 설치돼 있는, 한남정맥상의 321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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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구곶리로 뻗어 있는 한남정맥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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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 끝자락 너머로 보이는 조강과 그 건너편의 북한 땅.


   북문능선길은 남문능선길이나 문수산의 한남정맥길처럼 오르내림이 반복되지 않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꾸준히 내리막이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역시 성곽을 보호하기 위해 성곽의 바로 밑, 산성 안쪽에 나 있는 길로 내려가게 되는데 10분쯤 내려서다가 뒤를 돌아보니 문수산 정상과 그 왼쪽 옆의 무인 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쳐다보이는데 무인 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위치에서 더 가까워서 그런지 좀 더 높게 보이지만 무인 초소와 펜스가 육안으로 보이니 착시임에 틀림없다. 다시 7분쯤 더 내려가니 문수사 갈림길이 나 있는 능선 삼거리에 이르고 여기서 북문까지 0.8 킬로미터라고 방향표지판에 표기돼 있는데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발가락이 꽤 아프고 특히 왼쪽의 셋째부터 다섯째 발가락이 가장 많이 아프다. 만성 관절염이 된 양쪽 무릎도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으로 인해 더 큰 부담을 받아서 관절통이 더 심해진다. 이제는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 산행을 스스로 절제하고 있는데 아예 가끔이라도 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은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고정된 상념이 된 지 오래다.

  
문수산성과 염하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스러운데 40분 가까이 거북이걸음으로 내려서니 북문이 내려다보이기 시작하고 그 뒤에는 염하가 넓게 펼쳐져 있다.

  
북문 갈림길에서 45분 만에 마침내 날머리인 북문에 닿고 여기서 북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차도를 따라서 남문 밑을 지나 20분 만에 성동검문소 앞의 버스 정류장에 닿는다. 근처의 노점에서 유명한 강화인삼막걸리를 팔고 있기에 5천원을 주고 한 병을 사서 배낭에 넣고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니 96번 버스가 도착한다. 이 버스는 마두역에서 서울과 한 역 더 가까운 백석역을 거쳐 김포시로 가는 것을 성동검문소로 가는 차편에서 알고 있었기에 백석역에서 내려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오늘의 산행에는 약 4시간 5분이 걸렸고 그 중에서 약 45분의 휴식을 제외하면 순수산행시간은 3시간 20분인 셈이다.

  
가까운 수도권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오가는 대중교통시간만 6시간이 가깝게 걸린 산행이었다.

  
역사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현장을 답사하면서 개인과 공동체 간의 관계를 되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외래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추종하는 풍토 속에서 자아와 민족의 주체성이란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았지만 내면 속의 울림일 뿐, 세계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체제 속에서 고루하게만 느껴지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개념이 현시점처럼 초라하고 누추하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던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을 온자이지타(溫自而知他)라는 말로 변형해서 생각해 본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고 해서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이라는 법은 없고 결국 선진국의 문화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문화가 아닌 국력이라는 하나의 힘을 받아들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봄이 왔지만 이작은 봄이 아닌 쌀쌀한 날씨 속에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제 것을 아끼고 사랑할 줄 모르면서 남의 것을 선망하고 숭배한다는 것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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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능선 하산길에 바라본, 군 초소가 있는 봉우리와 문수산 정상(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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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너머 서해로 지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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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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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내리막이 꾸준히 이어지는 북문능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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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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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과 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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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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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수산 산행 날머리인 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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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분위기가 나는 염하의 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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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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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산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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