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중국의 설산 한 곳을 등반하기 위해 훈련차 빙벽화를 신고 배낭에 등반장비를 넣고 북한산 능선에 올랐습니다.

나 한테 아직 이런 지름의 열정이 남아 있을 줄은 몰랐는데..12개월 할부로 산 가죽 빙벽화

예전에 신던 프라스틱 이중화는 십여 년 세월에 프라스틱도 경화되고 내화도 틑어지고 해서 큰 맘 먹고 새로 장만했어요.

국내에서는 설악산 죽음의 계곡이나 한라산 화구벽 아니면 신을 일이 없는 신발이지만 난 아직 젊다고 생각하니까 외국에서 또 신을 일이 있겠지..

오전까지 비가 내린 후라 소귀천 계곡에는 물이 콸콸 흘러 넘치고..

안녕하셨쎄여~

오늘의 훈련은 특별한 건 아니고..

하중훈련으로 배낭을 무겁게 지고 빙벽화 신고 닥치고 걷는 거임.

다음 주에는 빙벽화 신고 주마링 훈련도 하고 쉬운 릿지코스도 다녀 보고 할 예정인데 날씨가 도와줄런지..

힘들다..

쉬어 가는 중..

저 이제 비지정 안 가요. 의심하지 마세요.

빙벽화 신고 돌계단 내려오다 미치는 줄 알았음..

시원하게 흐르는 구기동 계곡을 보며 오늘의 훈련을 종료~

구십 년대 후반, 혼자서 지리산,설악산을 돌아 다니다가 부족함을 느껴 등산학교에 입교하게 되었다.

입학 첫 날 자기소개 시간에 "동지들, 나는 함께 고산을 등반할 산악동지를 모집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이렇게 위엄 넘치는 자기소개를 하신 분한테 홀딱 반해서 쫓아 다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그 동안 두어 차례 고산으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돈과, 시간과, 인간관계의 부족함으로 무산되고..

기존의 산악회 활동에 한계를 느끼다가 찾은 것이 디씨 등갤의 오프 산행이었다(홧김에 \'찌질이들과 어울려 삐뚤어 질테다\'이런 생각으로 온 건 아닌 데 막상 만나 본 등갤러들이 대부분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우리 사회의 평균을 상회하는 사람들이어서 좀 놀랐음).

이제는 잠시 접었던 하얀 산의 꿈을 다시 펴 볼까 합니다.

틈 나는 대로 등반기 올릴께요.

내일은 정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