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카트만두행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어.
표파는 넘이 15분쯤 걸린다고 했는데 40분쯤 걸리더군.
이삼십대정도의 버스가 서 있었는데 모두 아침에 같은 시간에 카트만두를 향해 출발해.
카트만두까지 7-8시간 걸리는데 길도 안 좋고 해서 야간통행을 안 하려고 그런다고 하더군.

창밖으로는 조그만 마을들과 시골농촌의 풍경이 번갈아가면서 지나쳐.
길가는 어디나 쓰레기 천지이고 몇몇 마을들은 시멘트 건축물들이 옛 집들을 대체하고 있더군.
중간에 버스가 하나 옆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한시간 가까이 서서 기다렸어. 일차선이다보니...

서너시쯤 되서 카트만두에 도착했나?
포카라행 국내선 비행기를 예매해준 커피집에서 카푸치노를 한잔 마셨지.
커피맛이 아주 좋았어.

저녁에 여행자의 거리라는 타멜거리를 쏘다녔어.
전세계 트레커가 붐비는 기념품가게와 식당들로 이루어진 거리였어.
어김없이 비를 만나서 할 수 없이 중국집으로 들어갔어.

맥주와 탕수육 비슷한 걸 시켰는데 음식이 너무 짜서 입맛만 버리고 나왔어.
또 한참을 쏘다니다가 허름한 인도음식점에서 탄두리치킨을 시켰어.
닭고추장구이쯤 되는가본데 이번에는 너무 파삭거려서 맛이 별로였어.

두번의 초이스미스로 씁쓸한 입맛만 다시면서 맥주를 더 사서 호텔로 향했어.
갑자기 촘롱의 롯지에서 만났던 그 일본인 부부가 어둠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났어.
그 후로 길가에서 두어번, ABC에서 한번 눈인사만 하고 지나쳤었었지.

술이 취해서 그랬나 나도 모르게 너무 반가와서 남자의 손을 덮석 잡았어.
ABC는 잘 마쳤나는 당연한 인사를 주고받는데 여자도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청하더군.
동아시아인의 연대감을 확인한 순간이었을까?


사진은 버스정류장. 가운데 작고 낡은 버스가 내가 탄 버스.


오늘의 팁/
포카라와 카트만두사이의 교통편으로는 비행기와 버스가 있어.
비행기는 할인받아서 8만원이고 버스는 450루피였으니까 7천원쯤 되는 돈인가? 그 정도 가격이야.
비행기는 빠르고 안나푸르나 산들을 하늘에서 바라볼 수 있고 버스는 느리지만 네팔시골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각자의 취향에 따르면 될 듯 한데...
버스는 에어컨형과 에어컨없는 형이 있는데 값은 50루피 차이야.
덥지 않아서 에어컨 없는 걸 샀는데 에어컨 없는 버스가 좁고 낡은 것 같아.
그날 정류장에 서 있던 버스중 제일 좁고 낡은 버스를 타고 왔어.
혹시 버스타고 길가 구경하는 취미가 있어서 버스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꼭 에어컨있는 버스를 이용하라고 권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