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2.01.01.
코스 : 거제 망산 - 가라산

깊은 밤.. 잠이 오질 않아 TV를 켭니다.
댕~ 댕~ 대앵~~~ 재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임진년이 되었음을 아나운서가 목소리를 돋우어 외칩니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니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재야의 종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돕니다.
"댕~ 댕~ 대앵~ 해 보러 가자~ 일어나라~ 그냥 밤새고 해 보러 가자~ 댕댕댕댕댕~"

↓피곤함에 조금 몽롱한 느낌을 담은 발걸음을 거제 망산의 어느 지점에 디딥니다.


망산을 오르는 길은 일렬로 늘어선 궁뎅이 산행이 한창입니다.
서울에서 온 산악회가 있을 정도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걸음을 했더군요.
아무튼, 어둠이 사라져 갈 때 쯤, 망산 정상에 도착을 합니다.

↓막내 녀석의 서른을 기념하며 삶은 계란 한판~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뿌연 가스와 두터운 구름에 몸을 숨긴 해가 한마디 던집니다.
"해돋이 같은 거 으읎다아~ 특히 서울서 온 사람들은 어여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떡국 묵으라~ 갈 길이 천리만리 아이가?"


↓뭐 별수 있겠습니까.. 대자연님께서 해를 안 보여주겠다는데..


↓산객들이 많이 내려간 후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정상석.


↓"나 여깄~다~"

망산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던 그 때, 마침 구름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디미는 해.

일출입니다. 일출 맞습니다. 일출이라 칩시다.ㅋㅋ


↓바다를 품에 안은 거제의 모습


↓망산의 능선을 따라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합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어촌.


↓뒤돌아본 망산의 정상.


↓요런 으스스한 분위기의 길도 있고요..


↓거제의 바다 위에 해의 그림자가 노오란 길을 만듭니다.


↓망산 앞바다의 풍경.

바다 위에 점점이 떠올라 있는 작은 섬들..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망산을 내려갑니다.




↓망산의 끝. 그리고 가라산으로 가기 위해 탐방로를 훑어봅니다.


↓가라산 초입의 오름길.


↓가라산 중턱, 겨울산의 느낌이 희미해지던 곳도 있고..


↓성터였다던가.. 안내 글을 읽었는데 가물가물하네요.


↓요런 너덜지대도 있고..


↓날씨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조망이 탁 터지는 곳도 있습니다.
나름 다양함이 있던 가라산이라 좋았습니다.








↓찬바람에 정상석만 구경하고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하산 후의 풍경




↓조그맣고 평화로운 어촌 마을.

가끔 까마귀의 울음 소리가 이질감을 주지만 그래도 나름 분위기 있고 좋습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바라본 해넘이.

이래저래 결국 해돋이, 해넘이 다 본 셈이네요.

새해 첫날, 해돋이, 해넘이 구경한 거 확실합니다. 그렇다 칩시다.


늦은 인사입니다만.
등갤 횽님들 이루고자 하시는 일 꼭 성취하시고 봄날의 햇살처럼 따뜻하고도 행복 가득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임진년, 흑룡의 해가 되시길 소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