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새해 첫 산행부터 쓰리런작렬이랑게요 성님들 ㅋㅋㅋㅋㅋ

오늘 모처럼 산행하기로 하고 운길산종주를 하기로 맘 먹었음. 저번부터 한번 가야지가야지하면서도 못가본 산인데, 수종사에서 보는 전망도 좋다고하고 산행거리도 적당히 중거리찍어주니 내 스탈에 맞고해서 가기로 하고 청량리역으로 갔음.

근데 자주 그렇듯 단 몇분의 차이로 또 중앙선 전철을 놓치고나니 거의 30분을 기다려야겠더라고. 그러던 차에 시간표에도 없이 전철이 홀연히 입갤하더라고. 뭐지? 하면서 일단 탔음.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

시발 탈때부터 좀 이상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ㅋㅋㅋㅋㅋ 이게 스키장으로 바로 가는 셔틀같은 전철이었던거임. 전철을 이렇게 이용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ㅡㅡ;;; 난 첨에 아무 역에도 안 서고 미친듯이 달리기만 하길래 별별 생각 다 들었는데, 마침 알바같은 놈들이 찌라시 나눠주길래 물어보니 백양리(강촌 바로 앞 역)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스키장 전철이랰ㅋㅋㅋㅋㅋㅋㅋ 야이 시발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순간 개당황했지만, 병신짓 하루이틀 하는것도 아니고 침착하게 백양리 근처에는 산이 없는지 살펴봤음. 검봉산이 포착됨. 구곡폭포가 유명하다는데, 그거보다 검봉산 올랐다가 강촌역으로 내려가서 삼악산 타는게 더 좋아보임. 그래서 검봉-삼악 연산을 즉흥적으로 결정.

뭐 다들 아시겠지만, 산행은 준비를 꼼꼼하게 잘 해야하고, 즉흥적 행동은 절대금물인데 말야. 쩝, 어쩔수 없잖아? ㅠㅜ

암튼 아무 역에도 안 서는 만큼 더 빠르게 간 셈이라 대충 청량리에서 1시간만에 백양리역에 도착. 다들 스키장가는 셔틀버스를 탔지만 난 몸도 풀 겸 걸어갔음. 15~20분 소요됨. 일단 스키장까지 길 따라 쭉 간 다음에,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바로 산 들머리 보임요.

ㅋㅋㅋㅋ 시발 나의 병신짓은 2012년에도 더 화려하게 파워업할뿐인가 ㅠㅠㅠㅠㅠ

들머리 찾기는 쉬움. 글고 뭐 그럴 횽들 없겠지만 이 루트를 가고싶다면 셔틀버스 이용해도 됨. 표는 전철역 출구에서 알바들이 나눠줌.

초반에 살짝 깔딱 계단이 있고, 나머지는 그냥 평탄한 산임. 이정표는 500미터 간격으로 꼬박꼬박 잘 나옴.

대충 등산로는 이런 상태. 눈이 막 미끄럽게 얼어붙었다기보단 그냥 덜 녹은 상태라 딱히 아이젠은 필요없음요.

능선사면 쪽에는 눈이 많더라구.

정상부근에는 나름 전망이... 역시 강이 보이니 풍치가 더 살더군.

정상까지 50분 정도 소요. 뭐 약간 얼어붙은 길이 있어서 지체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쾌적한 편임.

별로 찍을게 없어서 바위 하나 찍어봄.

역시나 무슨 봉우리 정상이긴 한데 아무 것도 없고 안내도만 있어서 찍어봄.

확실히 대기업이 관리하는 스키장쪽 검봉산에 비해 강촌쪽 검봉산은 좀 너무 안 꾸민 성향이 보이더라 ㅋㅋㅋㅋ

북한강, 삼악산이 보이고... 얼추 다 내려온 지점.

2시간 10분 소요, 하산 완료. 그렇게 특색있는 산은 아니었지만 조용하고 소박한 맛이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음.

강촌에서 편의점 들어가서 미친듯이 먹고 몸 녹이며 쉬다가 구 강촌역에서 다리 건너 삼악산을 향해 궈궈.
이때가 13시 쯤이었으니 600미터급 산은 널널하게 3시간, 고생해도 4시간이면 다 타니까 해지기 전에 하산완료한다는 생각이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여기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내가 네이버지도앱을 너무 믿어서 그런지 병신이라서 그런지, 들머리를 못 찾고 엄청 헤맴 ㅠㅠ

존나 1시간 이상 알바함 ㅠㅠ 안그래도 해 짧아서 스피드산행해야하는뎅 ㅠㅠ 나참 들머리 못 찾고 도로에서 알바하긴 또 처음일세 ㅠㅠ

(이제와서야 하는 얘기지만 차라리 왔다리갔다리 하지말고 쭉 의암댐방면으로 갔으면 매표소를 볼 수 있었음 ㅋㅋㅋㅋㅋ)

겨우 들머리 찾아서 산행시작.

또 하나의 실수가, 나는 삼악산 높이만 보고 별거 아닌 산이라 생각했는데 이 산 은근히 깊은 산임. 나처럼 강촌에서 올라갔으면 의외로 등산로가 길어짐을 느낄 듯.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

그리고 이 산은 이정표가 거의 없고, 등산로다 아니다 표시만 있음. 좀 그렇더라 ㅋㅋㅋㅋ

중간중간 바윗길이 꽤 나옴. 그늘쪽엔 눈도 많아서 오를 때 조심해야 함.

눈, 강, 소나무, 산... 한국적인 겨울 풍경? ㅋㅋㅋㅋ

제법 왔는데도 어느 봉우린지는 커녕 어디로 어떻게 가란 말도 없이 \'등산로\' 표시만 있으니 지겹고 답답... 이 느낌은 마치 관악산? ㅋㅋㅋㅋ

이쪽이 산이 더 깊어서 검봉산 쪽보다 눈이 더...

오랜만에 네임드 봉우리 발견 ㅋㅋㅋㅋ

이쪽은 더 눈이 깊구만 ㅋㅋㅋㅋ 등선봉~흥국사 구간은 경사도 좀 급하지만 산그늘쪽이라 그런지 눈과 얼음이 장난 아님. 로프가 있긴 하지만 존나 느슨해서 로프잡고 있는데도 자빠짐 ㅋㅋㅋㅋㅋ 암튼 겨울에 이 구간은 요주의.

게다가 이정표도 잘 안되어 있고(정상방향이라고 낚시하는데 계관산 정상 방향이었음 ㅋㅋㅋㅋ 장난까냐?), 알바땜에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은 점차 빠듯해지고...

결국 흥국사 도착 시점이 16시 넘은 시간이 됐는데, 정상까지 4,50분이면 갈 수 있겠지만 17시까지 하산하긴 어려울거 같아 낯선 곳에서 준비없는 야등을 하는것보단 차라리 정상을 포기하기로 함. 존나 갈등 때렸음 ㅠㅠㅠㅠㅠㅠ

흥국사 매점 근처에 있는 단란한 백구가족 ㅋㅋㅋㅋ

소박하고 정갈한 느낌의 흥국사.

하산길은 계곡인데, 역시 산이 보기보다 깊어서인지 꽤 스펙타클했음. 얼음이 깊게 언거 같았지만 또 밑으론 물이 흐르는 걸 보고 여러 생각을 해보기도...

뭔가 주왕산 삘이 살짝 나는 계곡길.

웬간한 계곡에 하나쯤은 다 있는 선녀탕.

얼어붙은 등선폭포. 나름 빙폭도 매력이 있더라구.

등선폭포 지나니 바로 저잣거리 비슷한게 나오고 거기서 산행 종료. 대충 17시 살짝 넘은 시간에 끝남.






어떻게 갈까 하다가 좀더 걷고싶었기에 그냥 북한강변길로 가서 강촌으로 복귀함. 강촌역 도착하니 18시고, 마침 18시 14분에 급행열차가 왔는데 요즘은 경춘선 인기가 좀 없는지 의외로 자리가 있길래 편하게 왔음.


암튼 오늘 확실하게 느꼈지만,

일단 전철 잘 타자 ㅡㅡ;;;
이단 무계획 산행은 안된다
삼단 산 얕잡아보지마라

평범한 건데도 왜 꼭 고생을 하고나서야 뼈저리게 와닿는걸까 ㅋㅋㅋㅋㅋㅋ

형님들은 저처럼 병신짓 하지 마시고 안산즐산 잘 하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검봉-삼악 연산을 생각하시는 분은 차라리 검봉산에서 강촌쪽으로 하산마시고 유명한 구곡폭포 구경한 다음, 거기서 삼악산 매표소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 있으니(강촌으로 돌아오다가 발견함) 그걸 이용하시면 더 편하게 산행 하실수 있을 겁니다.

뭐 그래도 나름 병신같지만 재밌었던 주말산행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