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2.02.05.
코 스 : 성판악 - 진달래 대피소 - 백록담 - 관음사

↓2012.02.04. pm 06:00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

↓선실에선 그저 묵고 놀자 판.

↓깊은 밤.. 작은 빛과 파도를 길벗 삼아 배는 열심히 바다를 건너갑니다.

↓제주의 불빛들이 눈을 반짝이며 어서 오라 손짓하며 반겨줍니다.

↓기상청의 예보와는 달리, 그리고 나의 기대와도 달리 비를 품에 안에 제주항의 모습.

↓뭐 아무튼, 하루가 시작됐으니 밥부터 먹어야죠. 부~하게 아침부터 고깃국~

↓빗물에 젖어 반짝이던 세상은 어느새 하얀 세상으로 얼굴을 바꿔 설렘 그득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산행의 들머리. 온종일 이런 흑백의 세상 속을 걷게 됩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던 눈꽃이 아닌 눈버섯을 피어올린 나무들.

↓잿빛 세상에 자취를 감춘 하늘색..

↓"내가 설산의 진리이며 왕이다!"라고 외치는 듯이 많은 눈을 품은 겨울 한라의 풍경.

↓좁은 자리에도 여지없이 궁댕이를 붙이고 앉은 눈가루.

↓한참을 오르자 회색빛 하늘이 큰 여백을 만들며 시야가 터지는 지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기가 어디매인고? 했더니..

↓바로 진달래 대피소.

↓바람의 결에 앞은 검고 뒤는 흰 얼굴을 한 채 넋 놓은 눈꽃나무.

↓이건 눈꽃이 아니라 눈범벅.

↓겨울 바람에 눈도 몸을 떨며 고드름 콧물을 줄줄 흘립니다.

↓눈을 움켜쥐고 잿빛 하늘에 그 실루엣을 더욱 또렷이 하던 사철나무들..

↓백록담으로 가는 길이 좁고 길다랗게 이어집니다.

↓하얀 설탕을 버무린 듯, 입맛 다시게 만들던 모습들..

↓쨍한 하늘도 그립지만 이런 풍경도 또 달리 운치 있고 좋습니다.

↓눈바람의 세상에 갇힌 동행들.

↓백록담에 다가갈수록 눈바람이 점점 더 거세어져 세상이 하얗게 지워지기 시작합니다.

↓뒷배경 커플의 마음인 듯, 달달한 설탕 과자 비스무레한 모습으로 멀뚱거리는 나뭇가지.

↓높이 쌓인 눈 위로 겨우 고개를 내밀어 숨쉬는 나뭇가지들.

↓동행들 만큼이나 내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던 녀석.

↓상고대~ 상고대~ 외쳤는데 오늘 아주 지겹도록 구경합니다.

↓한라의 정상으로 가는 길에 일꾼 개미들마냥 길다랗게 늘어진 행렬.

↓바람이 제법 매서워집니다.

↓빨간 깃발을 어루만진 바람의 흔적.

↓드디어 도착한 한라산 정상, 백록담. 카메라 렌즈도 눈바람에 눈을 뜨지 못합니다.

정상목 앞에 모여든 인파들..

↓비록 백록담의 얼굴을 보지는 못 했지만 한라산의 정산은 또 하나의 눈세상을 보여줍니다.

↓키 큰 나무들이 눈에 묻혀 키높이가 돼버린 하산길.

↓내리막길을 그냥 썰매길 삼아 내려가는 이들도 여럿 보이고.. 아무튼, 부지런히 내림길을 밟아갑니다.

↓탄성이 절로 터지던 현수교의 풍경.

↓삼각봉 대피소.

↓하산 시간이 빠듯한 듯하여 미끈미끈한 눈길을 오히려 추진력으로 역이용해 마구 내달립니다.

↓알싸한 겨울 내음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한라산 계곡들의 모습.

↓하루의 일들이 한바탕 시끌벅쩍한 꿈을 꾼 듯합니다. 하얀 세상을 미친 듯이 웃으며 뛰어다니다 꿈에서 깬 듯한 느낌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잠시 눈이 감긴 동안 그 하얀 세상이 다음을 기약하자며 새끼 손가락을 내밀어 줍니다.

다음엔 파아란 하늘도 함께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잿빛 한라에서의 하루와 악수를 합니다. bye~ 한라~ bye~ 제주~

횽님들.. 눈산행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은 듯하네요. 즐겁게들 산행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