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메이저업체들 마다 평가단들 모아서 용품 제공하거나 산행하거나 한 후 리뷰 써 달라는 이벤트들 많더군요
산에도 가고 등산복도 받고 좋겠는데~
신청하니까 선정되더군요
모 업체였습니다

공짜로 받은 옷도 신발도 괜찮더라고요
산행도 했죠 즐거웠습니다
다양한 분들 그중에 이런저런 내공이 상당하신 분들도 몇 만날 수 있었고요
산행 후 식사비용도 일부를 업체에서 부담 해 주더군요
그때부터 아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

식사하면서 그 분들과 나눈 대화들에서 실망감은 커졌습니다
이번달엔 누가 뭘 받았으니 다음달엔 누가 받아야된다
다음달에 어느산 예정이던데 버스 지원되면 가고 안되면 안가겠다
동석한 업체 담당자에게도 은근히 압력을 넣거나 자기들만의 알량한 세과시?ㅋ를 하는것도 참 재미있는 구경거리 였고요
뭐 이런대화류.. 다들 나이도 어느정도 되시고 사회적 위치도 되시는 분들 같으시던데
그런 분들에게서 그런 대화를 들으니 참 실망스러웠습니다
저사람들은 산이 좋아서 다니는건가 아니면 이래저래 스폰을 해주니까 다니는건가

산행 후 다른분들이 개인 홈피 혹은 블로그에 써 두신 리뷰들을 보니
다들 콘텐츠 생산 능력이 대단하시더군요 마치 선수들 같은 느낌이
그런데 불암산 찔끔 등산하고 옷의 투습이 어떻다느니 신발의 접지력이 어떻다느니..ㅋ

업체와 그분들과 서로 이득되는게 있느니 그런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저와는 안맞는것 같더라고요

그 뒤로 안갔습니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산은 내가 정당한 댓가들을 지불하면서 다녀야 되는거구나
마치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음식값은 물론 주방장에게 팁까지 드리고 식당을 나가고 싶은데
공짜 식사니 그냥 가도 된다 거기에다가 식당 로고 새겨진 고급접시까지 선물로 가져가라고 했을 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드는것이랄까요
혹시 누군가 나의 리뷰를 보고 잘못된 장비 혹은 산행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고요

아 그때 받았던 신발은 지금도 간혹 잘 신고 있습니다
옷은 긴팔티였는데 청계산갔다 내려와서 술먹고 화장실에서 옷갈아입다가 놔두고 그냥 나옴ㅡㅡ XX티 좋은거였는데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