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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3~24 불수사도삼 후기(사진 없음)

수판(221.139) 2013.03.26 00:12:05
조회 773 추천 7 댓글 11




일정은 2주 전에 계획하고, 지난 주에는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 참가.

 

무박으로 천천히 가는 거니 풀코스 뛰고 일주일 뒤에 간다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오른쪽 무릎 뒤 오리발건염 증세가 다시 찾아와서 걸을 때마다 불편한 느낌이 사라지지가 않는다.

 

이런 다리 상태로 정상적인 산행이 가능할까 싶고.
 
혼자서 갈 계획이었다면 그냥 안 가도 그만이나, 이 산행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이들과의 약속이라 취소하기는 싫다.

 

스틱을 사용하여 불편한 다리를 보조하면 천천히 가는 거니까 어떻게든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스틱을 처음부터 사용할 목적으로 가지고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 산행에서는 뛰는데 방해가 되어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

  

상계역에서 모두(나 포함 6명, 한분빼고는 모두 산행경험이 충분한 이들)를 만나고,

 

불암산공원에서부터 드디어 산행 시작.

조금씩 오르며 보이는 도심의 야경은 보는둥 마는둥 그냥 열심히 오른다.
 
정상에는 다른 분들도 많이 계신다.
 
차림새가 불수사도삼을 하려는 분들 같지는 않고, 경치 감상하고 내려가실 분들 같다.
 
사진만 후딱 촬영하고 덕능고개로 하산. 가볍게 불암산이 끝난다.

다리의 불편한 느낌은 여전하나 스틱 덕분인지 1시간 산행을 했는데도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하지 않는 걸보니 무사히 산행이 끝날 것 같기도. 

 

수락산은 조금 더 속도를 늦춰서 천천히 오른다.

오늘은 다같이 끝까지 가는 게 목적이지, 빠르게 가는 게 목적이 아니다.

음력 보름에 가까운 날짜라 밝은 달빛을 기대했으나, 구름에 가려 흐리멍텅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우려했던 위험 구간에서 일행 한명이 장갑없이 바위를 잡고 내려가다 다친다.(그 때는 말을 안 해서 몰랐고 나중에 알았.. 손에서 피가 계속 나는데도 말도 안 하고 계속 가다니..)

흔히 수락산에서 기차바위를 위험하다 생각하지만 안전장치(밧줄)이 있는 길은 위험한 길이 아니다.
 
수락산은 군데군데 안전장치없이 가기 힘든 위험구간이 숨어있는 산이다. 최대 5시간까지 예상했는데, 4시간이 안 되어 수락산까지 하산 완료.

 

감자탕집에서 밥먹고 물보충하고 사패산으로. 여기서부터가 고비다.

나는 집에서 잘 쉬다 와서 괜찮으나, 토요일 근무 후 쉬지 못하고 산행에 참석한 일행들은 수면부족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
 
사패산 능선에 진입해서부터는 바람이 세게 불고 제법 추위가 느껴지기도. 이럴 때 휴식시간이 길어지면 위험하다. 천천히가더라도 계속 움직여야 한다. 열번이상 다녀본, 거의 외우다시피 한 코스임에도 어둡다보니 순간적으로 길을 잘못 들어 헤매기도 한다.

사패산 400여 계단을 어렵게 오르고, 포대능선에서부터 서서히 날이 밝아 온다. 신선대 입구에 도착해서 쉬고 있는데 예상치 않게 해가 떠오른다. 이렇게 일출을 얻어 걸려 보기는 또 처음이네.

 

그런데 정말 이게 의학적으로 말이 되냐 싶은데, 도봉산에서 우이암으로 가면서부터 오리발건염 통증이 사라졌다. 스틱 이용해서 살짝살짝 걷다보니 오히려 그게 약이 된 건가?? 그럴리가. 이유가 어찌되었든 이로인해 개인적으로는 여유를 찾았고, 방금 날이 밝아진 산의 느낌이 매우 좋다. 산에서 맞이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이 시간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기분좋게 사패, 도봉산을 마친다.

 

가장 우려했던 산행경험이 없는 일행 한명은 여기까지만 산행하기로. 2년 만에 등산한다면서 불수사도를 하는 걸보니 기본 체력은 상당히 좋은 친구인 듯하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남은 일행은 삼각산으로. 이제 하나만 남았다고 하지만, 사실 불수사도삼에서 삼각산 지분이 40%는 차지한다. 그리고 백운대에 올랐다 해도, 거기서부터 남은 구간이 30%다.

 

삼각산에는 사람이 매우매우 많았다.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하여 오신 분들도 상당한 듯하다. 나도 오랜만에 온 삼각산인데, 확실히 삼각산이 정말 좋기는 하다. 하얗지 않고, 푸르지 않고, 알록달록하지 않은 우중충한 이 계절만의 색감도 그 나름대로 매력있다. 다만 진흙길은 별로... 시간대도 등산객이 너무 많은 시간대라 별로.. 부상부위 통증은 사라졌으나, 장시간 산행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서 내리막에서 조심조심.
 
백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갔을 때, 반쯤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비봉을 지나 탕춘대능선에 들어선 뒤 불광동 방향으로.

 

지금껏 일곱번의 불수사도삼 중, 가장 여유있고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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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공원(22시 38분) ~ 불암산 정상(D+32분) ~ 덕능고개(D+1시간05분) ~ 수락산 정상(D+2시간24분) ~ 동막골 입구(D+3시간43분) ~ [ 식사(24시 조마루 감자탕), 음료 보충, 정비 등] ~ 사패산 범골 통제소(D+5시간12분) ~ 사패산 정상(D+6시간12분) ~ 도봉산 신선대 입구(D+7시간57분) ~ 우이동 유원지(D+10시간02분) ~ [ 편의점 간식, 음료 보충 등 ] ~ 삼각산  백운대 정상(D+12시간29분) ~ 대동문(D+13시간53분) ~ 대남문 ~ 문수봉 ~ 탕춘대능선 ~ 구기터널 통제소(D+16시간39분,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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