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등산갤러도 아니고 심지어 등산복은 커녕 트레이닝복도 없어서

면바지에 시장에서 산 만원짜리 운동화, 걍 면티입고 혼자 갔습니다.

어릴때부터 북한산은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바위산에대한 호기심?),

방학도 하고 알바도 아직 안구해서 집에서 할일도 없어서

수원에서 지하철 타고 갔다왔어요.

혼자 정상까지 가본건 동네 뒷산이랑 치악산 뿐인데.

아무튼 무작정 올라갔습니다.

구파발역에서 704번 버스타고 탐방안내센터인가 거기서 출발했는데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서 둘레길좀 타다가;;

초보자 무식한티내면서

정상가니까 걍 제일 높은데로 꾸역꾸역 올라가면 나오겠지?? 하면서 올라갔는데

그게 원효봉.

이때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음

일단 높은 봉우리올라왔으니까 능선타고 가다보면 백운대 나오겠지 했는데

능선은 무슨ㅋㅋㅋㅋㅋㅋㅋ 바위산 북한산은 그냥 쌍봉낙타 등허리라는걸 깨달았을땐 너무 늦었습니다
원효에서 다시 중턱까지 내려와서 백운대 올라가는데

아... 나의 경이로울정도로 멍청한...

입구 편의점에서 개토레이 중간짜리 패트병 하나계산하는데, 알바생이 1+1이라고 하나더가져가래서

2개 허리춤가방에 꾸역꾸역 넣었는데 너무 무거워서 아 그냥 아무나 줘버릴까 한통도 다 못마실텐데 했는데

결론은 두개 혼자 다 마시고 나오기전에 물 한병도 다 마심ㅋㅋㅋ

그리고 백운대 올라갔는데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무서워서ㄷㄷㄷㄷ

내려왔을땐 '내가 정상을 찍고 왔구나' 에 기쁜게 아니라  '살아서 내려왔구나ㅜ'

그래도 오늘 날씨가 비도 안오고 구름만 짙어서 햇볕도 안뜨겁고 정상에서 시원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