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의 병풍 백운산에 다녀왔습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들어가는 산입니다. 오랜만에 등산다운 등산을 해서인지 좀 빡셌습니다. 안내산악회로 다녀왔고요.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서 아침에 7시 10분 출발. 10시 30분부터 등산 시작.

880미터라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상까지 단 한번도 평지가 없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오르막 길. 덕분에 거리는 길지 않아 정상까지는 1시간 반 걸렸습니다. 다들 잘도 올라가시더군요. 정상지나서 능선으로 가는데 오르막과 내리막도 계속 급경사. 왼쪽으로는 계속 절벽이고 추락위험 표지는 끝없이 이어지고. 후달리더만요. 높은 데는 무서워해서.

정상지나서 신라면 하나 코펠에 끓여 먹었는데, 코펠을 집어넣으려다가 놓쳤더니 밑으로 계속 굴러떨어지는 대참사 발생. 급경사지역이라 겨우 반 평되는 곳에 자리잡고 옹색하게 라면, 커피 끓여먹고 이제 출발해야지 했는데 코펠이 땡그랑 땡그랑 끝없이 잘도 굴러가더만요.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걸 가지러 가야하나... 시도나 해보자 했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코펠이 나무에 걸려있었습니다. 내려갔다기 보다는 수북한 낙엽위로 미끄럼타고 내려갔고요. 올라올때는 포복으로 기어서 올라왔다는... EBS 극한직업 '심마니편' 내지는 '약초꾼'편을 카메라 없이 찍었습니다. 험한 산에서 길이 아닌 곳은 위험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지요.

코펠찾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하늘벽 구름다리로 갔다가 200미터를 남겨두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교훈 : 1. 산이 험하면 낮더라도 빡세구나  2. 세모난 코펠이나 네모난 코펠을 사야겠다.

날이 뿌얘서 전망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중간에 한번 미끄러져서 손가락 조금 까진 것 말고는 큰 부상없이 다녀왔네요.

안전하게들 다니세요.

어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