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투표에서 승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거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이로부터 이득을 얻는 것은 자본가들이다. 법적인 장애물들도 산적하다. 승자독식이라는 선거의 구조가 그러하다. 미국이야말로 최악의 법적 장애물들을 설계해 둔 곳이다. 선거구는 아주 섬세하게 개리맨더링 되어 현직 의원들은 항상 재선된다. 상원에는 각 주가 그 인구와 무관하게 2명씩의 의원을 보낸다. 이렇게 선거는 왜곡되고, 다수는 결코 변화를 만들 기회를 얻지 못한다. 미국의 대선을 보자. 각 주에서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의견은 표로 세어지지도 않는다. 상원의원들의 임기는 6년이다. 임기가 종신인 판사들은 또 어떠한가. 더 크지만 선출되지 않는 정부인 대규모 관료제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말자.
하지만 소위 사회주의(사민주의) 정당들은 유럽 등지에서 여러 차례 당선된 적이 있으니, 그 사례를 보자. 이들은 결코 모든 권력을 가지지 못한다. 의회와 법원과 관료집단과 군대가 이들을 가로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혹 정부에 대한 통제를 온전히 가진다 해도, 이들은 경제를 통제하지 못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경제를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체제 아래에서 사회주의 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만약 정부의 정책이 너무 급진적이라면, 자본가들은 정부에 압력을 넣을 방법을 수도 없이 가지고 있다. 정부가 자본가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자본가들은 그 즉시 “파업”에 들어가 투자를 멈추고 재산을 해외로 보내고 공장을 닫을 것이다. 사회당 행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되면 그들의 개량주의는 사라지게 된다. 그렇기에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 정부는 자본가들에게 항복하고 최소한의 표어로만 존재하던 사회주의를 포기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다음 선거에서 내어쫓길 것이다. 자본가들의 “파업”은 중간계급과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이들의 표는 여당을 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반복되고, 반복되고, 반복되어 왔다.
만약 자본가들께서 보시기에 사민주의자들이 너무 급진적이라거나, 자본가님들이 도저히 최소한의 개량조차 견디고 싶지 않으시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면 자본가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그 이익을 포기한다. 그들은 미친놈들이 미친 듯이 타락한 중간계급과 고소득 노동자들의 대중운동을 조직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파시스트들이 세력화된다. 이들은 사회주의자들과 조합주의자들에게 테러를 행하고, 거리에서 사회주의자들을 내쫓고, 그 지도자들을 살해할 것이다. 인종적 혐오가 거리를 휩쓸 것이다. 군대는 쿠데타를 일으키라 선동당할 것이다. 선거는 취소될 것이다. 독재정부가 세워질 것이다. 파시스트들과, 혹은 파시스트들의 군대가 정부를 장악한 이후, 좌파들은 공격당하고 살해당할 것이다. 좌파진영이라는 이유로 활동가들은 물론 평범한 노동자들도 피 속에 놓일 것이다. 최악의 폭압이 수년간 몰아친 후, 제한적 민주주의가 재기동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좌파들이 온전히 길들여졌으니 말이다. 이것은 예측 따위가 아니다. 1920년대의 이탈리아, 1930년대의 독일과 스페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1978년 칠레에서 아옌데 정부에 대해 벌어진 일이고, 중앙 아메리카에서도, 세계 방방곡곡에서 반복되고, 반복되고, 반복된 일이다. 이러한 파시스트 독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준비가 된 노동자들이, 세계를 탈취하여 노동계급의 자주적 경영을 쟁취하는 것에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