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 직장 거치다 왔지만

출근 전 스트레스가 없는 직업이란 게 실존하는지 첨 알았다

물론 처음엔 일 배우고 주야교대 환경에 적응하느라고 애 좀 먹었다

하지만 이젠 업무들이 숙달되니까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차피 월급쟁이 인생으로 살 수밖에 없다면 직업의 안정성과

업무강도 대비 높은 보수라는 두 마리 토끼만 다 잡으면 장땡인 거야

큰 뜻을 품고 자신의 이상향을 실현하고 싶으면

자격증 따서 전문직이 되든가 구멍가게 자영업이라도 해야지

아니면 전업 투자자라도 해야지

복지 좋은 외국계 기업? 유명 대기업? 전망 좋은 강소기업?

하이고~ 다 필요없다 어차피 내 인생 갈아넣어서 사장만 배불린다

그리고 지금은 못 느끼겠지만 고용의 안정성 이거 정말 골 때린다

이름 들어본 기업에서 나이 50까지 버티기 정말로 쉽지 않다

항상 갑옷과 무기를 풀세트로 장착하고 적진을 향해 돌파해야 한다

그렇게 전쟁터에서 극한의 생존력으로 얻어낸 자리는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난 무한경쟁과 잘릴 걱정을 배제하며 다닐 수 있고

매출실적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공무원으로 갈아탔다

공무원 65세 정년 연장은 거의 확실시고 70세까지도 된다고 보는데

늙어서 70세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리해고 당하는 인생보단

정년퇴직을 내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는 직장이 바로 공무원이다

이 차이는 코다

실패와 후회로 가득했던 내 인생이 막판 뒤집기 찬스로 성공했다

회사생활 하다 왔으면 교정직 만족할 거라고들 하던데

이거 진짜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