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교정직 갤러리를 정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청송,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청-송

두 번 입 안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이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 끝. 눈을 감고 따라 말하는 순간, 가보지 않은 징역으로 돌아간다.

청송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교도소였다. 온 수형자들의 낯빛이 하얘졌다.

수용자들은 잔뜩 상기한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로이 뛰놀았다. 멀고 아득한 풍경이라 더욱더 매혹적이었고, 더는 참을 수 없어 나홀로 절정을 향해 전속력으로 치달았다.

불행한 교도관은 모두 다른 이유들로 불행하지만 행복한 교도관은 청송를 가지 않아 행복하다.

오늘, 청송이 꿈에 나왓다. 아니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교정기획과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았다.

'청송 배명. 다음주 출근. 경축.'
  
이것만으로는 알 도리가 없으니 아마 어제였는지 모르겠다.

나를 부장이라 부르라.

청송주민이 되어버린 교도관을 아시오? 나는 그리오.

"청송이란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

청송을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전에, 어쩌면 그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이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몹시 무덥고 절망스러운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