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저 멀리서 빨간 불빛이 하나 보인다. 대충보니 차에서 나오는 불빛인것 같고, 희안하게 하나만 켜져 있으니 뭔가 고장났나? 생각이 들어서 가까이 가본다. 그러나, 차 안에는 아무도 없고…… 한쪽 불빛은 계속 켜져 있는데……?

서프라이즈에서 나올법한 상황이지만, 사실 수입차에 있는 특이한 기능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일반적인 한국차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현상이다.

시동이 분명 꺼져 있는데, 한 쪽만 불빛이 들어와 있는 차. 후미등의 빨간 불 한쪽만 계속 켜져 있으니 고장 났나 싶기도 하고? 이런 때는, 차의 브랜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국산차 브랜드라면 진짜 정비소에 한 번 가보는 것을 권장하고, 수입차 브랜드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된다.

수입차의 기능 중에는 ‘주차등’이라는 기능이 있다. 한국은 국도, 고속도로 모두 가로등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쓸모가 없는 기능이지만, 미국, 호주 등 땅덩어리 크기로 유명한 대륙국가에서는 밤에 운전을 하거나, 도로에 잠시 주차를 할 때, 주변이 너무 어두워 반드시 불빛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이때, 주차등 기능이 필요한 것으로, 자신이 주행하고 있는 방향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알릴 때 사용할 수 있다. 후미등에만 있는 경우도 있고, 전조등에도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전조등 쪽은 하얀 불빛, 후미등 쪽은 빨간 불빛이다.

주차등은 왼쪽이나 오른쪽 한 쪽만 켠채로 주차할 수 있다. 위의 사진에서 처럼 오른쪽과 왼쪽 버튼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해당 버튼을 누르면 된다.

국산차에도 수입차 기능이 있으면 좋지 않나요? 싶겠지만, 사실 국산차에는 필요 없다고 봐도 무방한 기능이다. 주차나 비상시에 대부분 비상등으로 다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모르겠으면 그냥 차 세우고 비상등 깜빡이만 키면 돼”라는 전설의 가르침이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국산차에는 주차등 기능을 일부러 넣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비상등 깜빡깜빡하고 있으면, 알아서들 피해 가고, 도와줄 사람은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주차등이 필요 없는 기능이라는 것은 아니다.

있으면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그정도 수준인 것이다.

BMW, 볼보 등의 수입차량에 있는 주차등은 원래 목적이 주차할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기에 방전될 일은 없다. 대부분 LED 램프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도 적어 장시간 주차를 하더라도 방전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거 하나 믿고 5일 이상 계속 방치해 둔다면 진짜로 방전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특히 공항 같은 곳에서 장기간 주차를 이용하는 경우, 주차등이 켜지지 않았는지 꼭 확인하고 떠나야 한다. 계속 켜져 있는 주차등으로 인해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해외에서 돌아왔을 때 청구되는 주차료에 더해져 배터리 교체 비용이 덤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입차도 모든 모델에 다 있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 차종에 따라 있는 모델이 있고 없는 모델이 있다. 주차등 기능이 꼭 필요하다면, 구입 시에 이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거나, 인터넷 커뮤니티, 렌터카 사이트에서 조건 검색을 해보면 주차등 기능이 있는 수입차량들의 목록이 나온다. 이 목록을 참고해서 구입하면 된다.

주차등 하나 때문에 수입차량을 살 일은 없겠지만, 신기하다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밤에 불빛이 없는 국도나 시골길에서 운전하다가 한 쪽만 빛이 나는 차량을 발견했다면, ‘이런 곳에도 수입차가 다 오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불빛이 뭔가 이상하다 싶고, 조금 작은 것 같고, 빠르게 다가온다 싶으면, 야생동물일 확률이 높으니 사고 안 나게 주의해서 운전하자.




(아.. 이거 고장 났나?) '이 상황'엔 수리 안 받아도 됩니다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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