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전기차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인프라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충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충전기와 충전소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공공기관 및 대형마트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었고, 개인이 신청하여 집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또한 대단지 아파트는 시공부터 전기차 주차구역을 별도로 만들거나, 기존의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 등에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설치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기 충전기와 충전소는 유선 충전방식을 사용한다. 마치 내연기관 자동차 주유소의 주유기 형태와 비슷한데, 스탠드에 전기차 충전상태를 보여주는 화면이 있고, 연결된 충전건이 있는 형태이다. 그렇지만, 전기차 충전건의 플러그의 모양이 내 전기차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생각보다 두꺼운 케이블 때문에 끌고 가기가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글] 연준우 에디터

무선 전기차 충전기술은 최근에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전부터 있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11년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급전무선충전’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곳은 다름 아닌 서울대공원을 순환하는 ‘코끼리열차’였다. 별도의 유선충전 없이 승객들이 승, 하차하는 구간에 코끼리열차가 서있기만 하면 바닥에 설치된 무선충전장치를 통해 충전돼 2.2km 순환도로를 달리는 방식이었다.

2022년 6월, 서울시는 전기차 무선충전기술을 상용차로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는데, 바로 남산순환버스(01)와 10월부터 도입된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다. 무선충전 기술이 처음 도입된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 150kWh 이상 대용량 급속충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전기 대형버스 기준 6분 정도 충전하면 21km 이상 운행할 수 있다.

시범사업에 적용될 무선충전 기술은 정류장이나 차고지에 무선충전기를 매설하고 85k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무선충전장치를 부착한 차량이 정차 시 충전되는 방식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공공영역이 아닌, 민간영역에서도 전기차 무선충전을 위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유선충전기의 스탠드는 컨버터로, 충전건은 자성체 패드로 대체하여 자성체 패드에 도달한 전력이 차량 시스템의 컨버터를 통해 배터리에 저장되는 방식을 사용한 무선 충전 시스템(Wireless Charging System)을 선보였다.

쌍용차는 2022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에서 무선전력 우수제품들과 무선 충전 플랫폼을 공개했다. 전기자동차 무선 충전 플랫폼은 61.5㎾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이모션에 22㎾ 무선 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충전하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기아차는 21일, 차량 간(V2V·Vehicle to Vehicle) 급속 충전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거래 솔루션 계획을 발표했다. V2V 급속 충전은 차량 내부 시스템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구를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차량 간 배터리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배터리를 무선충전하는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했다. 그렇지만, 유독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로는 한국 정부의 규제가 꼽혔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맞춰진 제도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기술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어려웠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었다.

이에 지난 17일 정부는 전기자동차·산업기기 등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상용화를 위한 규제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무선충전은 기존의 접촉식 충전시스템보다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하고 사용 편의성은 물론 감전 등 위험성도 낮아 미래 교통시스템의 전력공급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와 혁신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미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정부가 국제 표준 방향성에 맞추어 정책을 낸다면 빠르게 발전하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기술도 나올 것이라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정부의 정책이 개선되어 전기차 무선충전이 가능해진다면 더 많은 전기차의 원활한 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충전시간 문제도 함께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냥 주차만 했는데" 가만히 있어도 충전되는 전기차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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