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포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생계형 트럭’으로 불리는 포터II 판매량은 지난해 9만2411대로,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9만2218대) 대비 0.2%(193대)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판매량에는 전기 트럭 인기도 한몫했다. 영업용 번호판 무상 발급과 함께 1t 전기 트럭은 디젤 트럭보다 유지비가 싸고 성능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많아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 중 현대자동차 포터 Ⅱ(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의 비중은 30.9%에 달했다. 판매된 전기차 10대 중 3대가 1t 전기트럭이었다는 것이다.

포터의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전기동력계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17%였는데, 올해는 24.9%로 7.9% 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포터는 판매량 2위 소렌토(6만8902대)와의 격차를 2만 대 넘게 앞지르며 위엄을 굳건히 했다. 과연 포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글] 박재희 에디터

현대차 포터는 대표적인 불황차로 불린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자영업 등에 뛰어드는 비율이 높아져 1t 트럭 판매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기에 반비례해 포터 판매량이 증감하는 것을 ‘포터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지속되는 경기 침체가 포터의 판매량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물류량도 무시할 수 없다. 택배, 배달을 위해 1톤 트럭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승용차보다 전자 장비가 적은 덕분에 차량용 반도체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전기 트럭 교체 수요와 함께 다양하게 개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판매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0년간 신차 등록된 개인 소유 포터를 용도별로 구분해 보면 77만대가 카고(지붕이 없는 오픈형 화물차)였고, 보온ㆍ냉장 등 탑차로 등록된 포터는 약 13만대였다. 활어 운송 등 특수 목적으로 3만여대가 등록됐고, 약 1500여대는 캠핑카 목적으로 구입됐다. 특히 캠핑카 포레스트를 통해 여가 생활을 누리기 위한 ‘세컨드 카’로도 각광받는 분위기다.

마지막으로 국내 소형 트럭 시장에서 포터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 모델이 없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기아 봉고3를 제외하고는 한때 연 1만대 이상 팔리면서 서민들 생계를 책임졌던 경형 트럭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돼 물류 부문에서 포터로의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이렇듯 포터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오픈형 화물 트럭이 가장 많이 등록되는 만큼 과적의 위험성이 그것이다.

현행법상 적재물은 적재 중량의 110%를 넘으면 안 되고 수화물 적재 높이는 4m를 초과하면 안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때문에 1톤 트럭의 법적 최대 중량은 1.1톤이지만, 간혹 현실에서는 버거워 보일 정도로 짐을 많이 실은 차량을 볼 수 있다. 과적으로 인해 화물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못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주행 중 화물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수화물 낙하 사고가 발생하면 뒤따라오던 차와 부딪힌 후 주변 차들끼리 연쇄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즉, 다중 충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화물차 자체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중심을 잃거나 브레이크 파열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적재불량에 따른 교통사고는 12대 중과실로 분류돼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화물차 적재는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오픈형 트럭은 작업 현장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기에도 편하고 적재물 배치도 수월하다. 무엇보다 국내는 높이제한이 있는 하역장이나 주차장도 많기 때문에 오픈형이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적할 명분도 그만큼 높아진다. 따라서 포터의 판매량 돌풍 소식을 접하는 이때,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경각심을 재고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쏘렌토 압도” 역대급 인기지만 과태료 맞기 좋은 ‘현대차’의 정체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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