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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 캠벨타운 여행기: 1. 보모어

버번으로변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28 20:30:02
조회 6304 추천 19 댓글 34

[시리즈] 아일라, 캠벨타운 여행기:
· 아일라, 캠벨타운 여행기: 0. 정보 및 팁


아일라, 캠벨타운 여행기:

1. 보모어


도착한 첫날은 오후 6시가 넘어 포트엘런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다른 증류소에 방문할 여유가 없었다. 첫 글에 적은 것처럼, 새벽에 영국의 다른 도시에서 출발하여 버스, 페리를 통해 12시간가량 이동하였다. 따라서 첫날은 단순히 이동만 하였고, 사실상 2일 차부터 증류소 투어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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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되었던 직행열차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취소되었고, 중간에 한 번 갈아타면서 열심히 글라스고로 향하였다. 버스를 놓치면 일정이 매우 꼬이기 때문에, 점심도 먹고 할 생각으로 버스 시간을 2시간 정도 여유를 두었는데, 덕분에 글라스고에 조금 늦게 도착하여도 여행에 큰 차질이 없었다. 사진에 보다시피 영국의 날씨는 대부분 비가 조금씩 흩뿌리면서 비가 왔다가 안 왔다가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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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한 Glasgow Buchanan Bus Station. 개인적으로 버스 정류장 안에 있는 편의점보다, 사진상 왼쪽으로 1분 거리에 있는 Sainsbury의 meal deal이 더 가성비가 좋다. 여기서 간단하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구매한 후 926번 버스에 올라 아일라섬 방문의 첫 시작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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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창밖의 스코틀랜드 풍경을 바라보면, 여기도 날씨가 좋을 때는 상당히 경치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물론 비가 올 때도 나름의 매력이 또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엄청나게 운이 좋게도 나는 여행 기간 거의 비를 맞지 않았다.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Inveraray에서 5~10분 정도 휴식 시간을 갖는데, 주변에 슈퍼마켓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간단하게 허리를 펴는 정도의 휴식만 취한다. 여기도 인기 관광지인지 버스에 타고 내리는 승객이 좀 있는 편. 3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가다 보면 우리의 목적지인Kennacraigg 항구에 도착한다. 정말 항구와 버스 정류소만 작게 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마실 것을 구매하고 싶다면 배에 탑승한 후 구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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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이 섬과 본토로 둘러싸인 좁은 바닷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일라섬의 남쪽 3형제 증류소 (라프로익, 라가불린, 아드벡)이 보이며, 거의 다 도착했을 때 포트엘런 증류소도 작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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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버스가 끊긴 시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움직였다. 사진상의 길은 포트엘런에서 보모어로 향하는 길인데, 왕복 2차선 도로인 정규도로보다 살짝 지름길인 도로. 현지인들은 high way라고 불렀다. 왕복 1차선이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차가 온다면 옆으로 피해줘야 하고, 증류소를 오가는 큰 트레일러들도 이 길로 자주 다니기 때문에 자전거로 다니기 약간 무서울 수 있다. 다만 운전자들이 자전거 운전자들을 배려해 주기 때문에 눈치껏 피하는 공간으로 따라오는 차들을 보내주면 될 것 같다. 또한 high way는 버스는 다니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택시 혹은 자전거 등으로만 지나갈 수 있는 길이다.

이날은 택시에서 독특한 경험을 하였는데, Port Askaig의 고등학교 은사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하여 온 노신사분을 택시 기사가 무료로 먼저 도와드린다고 하였다. 포트엘런에서 포트 아스케이그까지 45분, 포트 아스케이그에서 숙소인 포트 샬롯까지 40분 정도 소요되어 택시로 아일라섬 튜토리얼을 종료해 버렸다. 나중에 후술하겠지만 나도 택시 기사에게 비슷한 도움을 받았다. 짧은 기간 아일라섬에서 택시 기사들이 종종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 방향이 맞을 때 무료로 도와주기도 하는 정이 넘치는 도시임을 두 번이나 경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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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우연히 거의 같은 시간에 숙소에 체크인한 프랑스인 친구들이 어차피 보모어에 가는 방향이라고 렌트카를 태워준다고 제안하여 아침에는 프랑스인 친구들과 호스텔 주변을 산책하였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프랑스인 친구들도 다들 능력자들이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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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모어 증류소에 도착하면, 사일런트 시즌(Silent season)이라 증류를 하지 않는다. 또한 증류소가 유지관리를 위해 오크통들을 꺼내 둔 것들이 보인다. 물어보니 날씨가 좋은 날에는 오크통을 말리기 위하여 꺼내둔다는듯. 이후 보모어의 증류소 샵의 기념품과 바틀들을 프랑스 친구들과 같이 둘러본 후, 나 혼자 보모어 일정을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보모어 증류소에 가면 있는 큰 지도에 한국에서 왔다는 핀도 하나 꽂아주었다.

(위스키 바틀과 시음목록의 가격은 글 가장 아래에 따로 적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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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턴마틴과 협업하고 있기 때문에 증류소 샵 앞에 에스턴 마틴을 한 대 주차해 둔 듯하다. 번호판도 AM이 에스턴마틴, BOW가 보모어가 아닐까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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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해 둔 투어가 오후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증류소로 돌아와 시음을 시작했다. 웰컴드링크 12년은 잽싸게 해치워버리고, 증류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핸드필 3종을 주문했다. 바에 계신분이 형광 조끼를 입고 계시면서 말씀하시길 직접 병입한 병들도 꽤 많다고 하는데, 직원들 일정에 따라 병입팀에서 바에도 지원을 나오는 것 같다. 마셔본 순서는 직원분이 권한대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핸드필 제품들은 전부 다 non-chill filtered, cask strength로 발매되며, 바에서 파는 제품들도 1병 소진되는데 3일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크통에서 계속 숨 쉬던 위스키라 병입 된 고숙성 제품들처럼 맛과 향이 피어나는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참고로 해당 핸드필 바틀들은 증류소에서 판매하는데, 판매 시작하면 몇 시간 내에 전부 다 팔려서 지금은 증류소에서 구할 수 없다고 한다. 만약 꼭 사고 싶다면 옥션이나 세컨더리 마켓을 뒤져야하지 않을까?


(시음 노트는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

보모어 27년 올로로소 쉐리 hand filled. 50.2%.

N: 90. 알콜 튀는 것 없이 부드러움. 쉐리(5, 중간 정도 녹진한 쉐리 느낌. 건살구와 건포도가 섞여 있음), 오렌지 제스트(3), 다크초콜렛(2), 토피(4)

P: 91. 적당한 정향과 후추의 스파이스(4), 쉐리(4, 건포도와 건크렌베리가 섞인듯한 맛.), 묽은 레몬필(3), 쿠키반죽(2), 견과류(3)

F: 91. 쉐리(5, 가벼운 건포도가 약간 있으며, 건크렌베리 느낌이 강함), 레몬필(3), 오크(4), 미네랄의 둥근 느낌. 약간 묽은듯한 쉐리가 길게 이어지며, 바다 느낌의 피트(3)의 정도로 고소하게 올라온다.

코멘트: 향과 맛에서는 피트가 강하지 않음. 쉐리 몬스터 느낌으로 쉐리의 뉘앙스가 강한편. 피니시에서는 밸런스가 매우 좋은편. 물 2방울을 더할 경우 건크랜베리 느낌이 매우 강해지는 특징. 이전에 Feis ile 한정판으로 250병 출시 한 후 남아있던 위스키를 이번에 핸드필로 출시함.


보모어 20년 미즈나라 캐스크 hand filled. 55.3% (12년 버번캐스크, 8년 미즈나라 캐스크 피니시)

N: 91. 부즈 없이 부드러움. 메이플시럽(4, 오크향이 은은하게 섞여 굉장히 독특한 향), 레몬(3), 오크(4), 카카오닙스(3), 고소한 몰트향(3), 피트(2, 소금기 있는 바다 느낌의 힌트), 파인애플(3), 정향(2)

P: 90. 후추(3), 바닐라(4), 미즈나라 오크와 섞인 묽은 메이플 시럽(4), 파인애플(4), 피트(2, 해초 느낌과 약한 스모키함)

F: 89. 단맛이 길게 이어짐. 약간 감미료같은 느낌. 파인애플(3), 꿀(2), 메이플 시럽(2), 레몬필(2), 정향(2), 은은한 피트(2, 바다 느낌)

코멘트: 굉장히 독특한 오크 느낌이 전반적으로 깔려 기분 좋게 이어짐. 물을 약간 타면 스파이스와 오크향이 더 강해짐. 물 타기 전이 더 좋음.


보모어 19년 Ex-버번 캐스크 hand filled. 55.5%

N: 90. 바닐라(4), 꿀(4), 꽃(3), 레몬(3), 열대과일(3, 리치), 피트 힌트(1, 약간의 바다 느낌)

P: 90. 꿀(4), 바닐라(3), 정향과 시나몬(3), 레몬(4), 민트와 허브류 느낌(2), 파인애플(3)

F: 90. 피니시는 중간~긴편. 바닐라(3), 꽃(3), 후추와 시나몬(3), 피트(2, 바다 느낌)

코멘트: 킥이 있는 자극감이 향에서 유독 강한편. 3개의 핸드필 중 가장 스파이시하지만, 과하지 않음. 물을 약간 탈 경우 맛과 향이 더 피어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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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어 미리 신청해 둔 Silent Season Vaults Tasting에 참여했다. 증류하지 않는 기간에만 열리는 테이스팅으로, 기존의 85GBP 상품에서 증류소 투어와 가격이 빠지고 60GBP의 할인된 가격. 개인적으로 증류소 투어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오히려 가성비를 챙길 수 있어 좋게 느껴졌다. 보모어의 유명한 No.1 Vaults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맛있게 숙성되고 있는 오크통들이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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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상 오크통은 배럴-바리끄-배럴 사이즈. (각 버번 / 프렌치 레드 와인 / 아몬틸라도). 시음 위스키들은 6개월~1년 정도 지속 된다고 한다. 프렌치 레드 와인 캐스크는 지금 거의 끝나가서 아마도 1달 뒤에 바뀔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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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숙성해볼 오크통이 나란히 준비되어 있다. 오크통에 긴 막대기를 넣어 위스키를 채운 후, 매스실린더에 옮겨 담은 후 각자의 잔에 옮겨준다. 긴 막대기는 whisky thief라고 부르는데, 증류소들 마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형태를 사용한다.

각 위스키에 대한 설명과 궁금한 것들에 대한 Q&A 시간을 가지며, 위스키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 보모어는 25-35ppm으로만 맞추며, 모든 스피릿은 동일한 것을 숙성한다고 한다. 오크통에 넣는 통입과정은 아일라섬이 아닌 본토에서 진행하고 숙성만 보모어 증류소에서 한다는 듯.

오크통의 출처는 빔 산토리 산하에 있는 증류소다보니 아무래도 버번 캐스크는 짐 빔의 캐스크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버번 증류소 오크통도 사용하는데, 헤븐힐 증류소의 캐스크가 더 달고 바닐라 향도 강한 특징이 있다고. 버번 숙성은 처음에는 바닐라 노트가 강하지만 15년 정도 이상 넘어가면서 열대과일 느낌으로 많이 변한다고 한다. 모기업 덕에 미즈나라 캐스크(야마자키 출처)를 구하기도 다른 증류소들보다 더 쉽다고 한다.

캐스크는 최대 3회 사용하며, 보통 2회 사용을 한계로 생각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을 때만 3번째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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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에서 만난 사람들은 술을 같이 마시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미국인 친구들은 이후에도 여러 증류소와 캠벨타운에서 꾸준히 마주치며, 독일에서 온 분과 아일라섬에 거주 중인 노신사 분 역시 다른 증류소에서 종종 마주친다. 아무래도 위스키 애호가들의 동선이 거의 비슷하다보니 투어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계속 만나게 되며 그때그때 대화를 나누기 좋다.


나는 이 날 이미 4잔을 마시고 들어온터라, 술이 과할 것 같아 증류소에서 준 바이알에 담아 다음을 위해 키핑해 두었다.

시음 목록은

1. 헤븐힐 버번 캐스크 2006. 18yo 55.3%

2. 세컨필 프렌치레드와인 1999. 42.2%

3. 아몬틸라도 캐스크 피니시 2005. 58.4% (2017년까지 ex-bourbon)

(시음 노트는 나중에 따로...)


시음을 마칠 때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스크 1개를 선택하여 100mL 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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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잔은 샵 내에 위치한 바로 돌아와서 위의 5가지 중에 1개를 골라서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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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턴마틴1이 궁금하여 구매한 에스턴마틴 에디션1, 2, 3. 마찬가지로 바이알에 담아뒀다. 에디션1만 구매할 수 있으면 따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따로는 판매하지 않는다하여 3잔 다 구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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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소 투어 후 얻게 된 것들. 보모어 펜, 스포이드, 100mL 기념 위스키, 보모어 수첩

다 못 마신 투어 위스키 3개

따로 구매한 에스턴 마틴 바이알 3개.

한국으로 돌아갈 때 면세범위 문제가 생길까봐 에스턴마틴은 현지에서 술 좀 덜 마신날 호로록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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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한 참새. 보모어 증류소 앞 리쿼샵에도 엄청난 바틀들이 있다. 포트엘런 고숙성 바틀들이 3600~4800G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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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니 무지개가 떠 있어 산책하며 술을 좀 깬 후, 영국에서 구매한 치킨맛 신라면을 저녁으로 먹고 쉬다가 일찍 잠들었다.



==바틀 가격 (GBP)==

1969 50년 - 35000

1965 - 30000

40년 - 7400

36년 lovers transformed - 2875 (2675? 사진이 조금 깨져서 숫자가 잘 안보인다.)

33년 timeless - 2400

33년 the changeling - 2400

30년 - 2000

29년 timeless - 1890

27년 timeless - 1500

25년 (1997빈티지)- 525

25년 - 424

23년 lovers transformed - (? 사진이 흔들림)

22년 에스터마틴3 - 330 (?)

19년 2024 Feis ile 한정판 - 200

18년 - 93

15년 - 58

12년 - 32

10년 global travel retail (1L, 면세점용) - 42

12년 50mL 미니어처 - 6.3

스몰배치 미니어처 - 5.0


==시음부 (바) 가격==

25mL 기준 [병이름, 가격 (GBP)] // 바이알로 포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뒀다가 나중에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 코어레인지: [12년, 3], [15년, 4], [18년, 6], [25년, 18], [10년 old dark and intense, 3]

- 한정판: [Masters selection 22yo, 18], [23년 1989, 15], [Myths and legends, 18]

- 증류소 한정판: [Distillers Anthology 25yo, 20], [2024 Feis Ile 19년, 10], [핸드필 싱글캐스크 19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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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스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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