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락장으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4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무척 중요한 지표였고,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흔들렸다가 고용지표 쇼크 나오고선 오히려 증시가 달렸습니다.
그리고선 시장은 이 고용지표가 일시적일 거라며 다시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을 우려하며 자산시장에 조정이 나오는 모습인데요,
특이한 건 이번엔 "모든 자산"의 가격이 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전에 증시만 빠졌을 땐 비트코인, 오일, 기타 원자재 등은 물론 각의 이유가 따로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자산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번엔 이 가격이 빠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만약 시장이 정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금리가 상승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사실 진작 원자재들도 빠졌어야 맞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진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자산시장의 가격이 빠지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snp, 나스닥 할 거 없이 미 증시에 조정이 나오는 흐름인데, 또 또 그놈의
"FOMC를 앞둔 불확실성 증대"라는 이름 붙여서 지랄입니다.
이쯤되면 병입니다, 병.
fomc 회의록 공개는 fomc 회의 2주 뒤에 발표가 되는 것이고
그동안의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이번 fomc에서도 딱히 새로울 내용이 없을 가능성이 큰데
사실 이번 fomc 회의록 공개에 대한 우려가 아닌
"그 다음 단계"에 대한 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 모 유튜버 영상 가져와서 인플레 지랄하는 거랑 해당 영상의 댓글을 보고
진짜 머리가 어지러워서 당장이라도 주식 다 빼야하나 그런 생각(현타)이 처음으로 들었었습니다.
'인간지표' 댓글들이 어지러웠고
정말로 주식시장에 이런 돈들이 무지성으로 몰려와있는 건가 하고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실물을 직접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를 언급하며 이걸
"물가상승 가지고 테이퍼링이라든가 금리 인상에 대한 얘기도 꺼내지 말라"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영상에다
와 정말 대단하다느니, 이런 걸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느니
댓글들이 정말 처참했습니다.
옐런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발언, 카플란이 계속 테이퍼링을 주장하는 모습은
작년 모두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해야함을 말하던 분위기와는 조금 달라진 모습입니다.
투자자라면 이런 변화를 감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말의 뜻은 경제위기로부터 벗어났다고 판단이 된다면 그때는 자산매입을 축소한다는 뜻인데,
이에 대한 판단은 고용지표와 평균 인플레이션이 됩니다.
평균 물가 상승의 속도는 연준의 정책 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평균물가목표"의 뜻 자체가 인플레를 무제한 허용하겠다는 뜻이 아니니까요.
인플레이션에는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과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있습니다.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은 지금과 같이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뛰고 소비의 여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급의 측면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며 물가가 뛰는 현상입니다.
지금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이번 원자재 랠리의 모습과 비슷하고, 이런 인플레이션은
1) 수요가 뒷받침 되지 못하면 결국 가격이 정상화되며 오래가지 못하거나
2) 자산가격이 오르는데 총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거나
3) 자산가격이 계속 상승하는데 고용률이 높아 총수요가 계속 증가하며 같이 선순환의 인플레이션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가 경제의 활황기인데, 기존에 연준이 돈을 많이 풀었던 걸 생각한다면, 이 상황에서도 결론은 금리 인상으로 가게 되겠죠.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활황으로 접어들며 총수요의 증가로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인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결국 꾸준한 인플레이션 압력, 즉 임금의 상승압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경제의 모습은 고용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연준이 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음의 2가지입니다.
1) 자산 가격은 높이 뛰는데 실업률은 하락한다. 실업률이 증가하고 총수요가 감소하는데 물가만 높이 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되는 겁니다. ->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해야함
2) 자산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의 일시적 슈팅이 나왔지만 고용이 정상화되며 총수요가 회복되고 경제가 다시 균형상태를 찾아간다.
-> 연준이 말한 AIT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테이퍼링 실시, 다음은 금리인상.
그러니까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가 2가지라는 겁니다.
인플레를 무한으로 허용하고, 양적완화를 무한으로 허용하고, 고용률에 관계없이 자산가격의 상승을 무제한으로 허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고용 부족으로 지목되고 있는 실업급여 중단 날짜가 9/6일이기 때문에 여름부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나설 것이고
연준 연구원들이 여름에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사하러 다닐 거라는 정보를 조합하면
고용이 정상화되는 즈음의 8월 말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 실시를 언급하지 않겠냐는 것이 하나의 시나리오인데
이 뒤는 결국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얼마나 빨리 할 것이냐, 속도의 문제로 귀결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선
1)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연준도 어쩌지 못할 것이다, 금리인상을 과격하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과
2) 연준은 최대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1)번의 의견이 더 타당해보일 근거가 분명 많습니다만
그래도 저한테 뭘 선택할래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래도 2)번으로 하겠습니다.
뚜렷한 그거가 있어서라기보다
1)번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 애써 부정하고 싶은 마음, 욕심에 가깝다면 가깝습니다.
그냥 그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서두른다면, 신흥국에서 빠르게 반응이 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 정도면 좀 아프게 얻어맞고 말 정도겠지만,
정말로 금융시장이 약한 이머징 마켓들은 큰 충격이 올 수 있습니다.
근데 여기서, 어디 이머징마켓 좀 죽는다고 전 세계 증시에 큰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만
작은 신흥국이 불러온 금융충격이 나비효과처럼 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저는.
경제학은 과거의 실수들로부터 배우고 반성하며 그것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고
연준은 버냉키 시절 양적완화를 중단하며 남유럽이 무너지며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따라서 전세계 증시가 영향을 받았던 과거를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요.
8월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 선언 없이, 별 일 없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죠
피터린치 선생님의 말씀처럼 시장을 함부로 예측하려 해선 안 될 것이고, 하나의 경우의 수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발표하는 순간 그 바로 '전'이 풀린 유동성들이 덜덜 떨게되는 시점일 것이고
저는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한 것이 지금의 매크로 상황과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초에 비트코인이란 게 풀린 유동성들이 화폐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산 -> 무언가'라는 논리를 채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쓰였다고 생각했고
유동성 파티가 끝난 시점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디파이니 뭐니 온갖 알아들을 수도 없는 난잡한 용어들로 무장하는 걸 보고
'알 수 없는 것', '알지 못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 최선이었을 것이고
나는 이게 사기인 줄 안다, 하지만 나는 돈넣고 돈먹기 하러 가겠다, 라고 생각했으면 차선이었을 것이고
"4차산업 혁명으로부터 시작될 정부의 해체와 달러의 탈존엄성이 어쩌고,,," 하며
정말로 이것이 미래를 바꿀 기술이라고 믿고 덤볐다면
그것이 최악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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