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여행을 좋아한다.
20살 직후 번 돈으로 전국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즉흥적으로 발길 가는대로 여행을 훌쩍 떠나기도 했다.
그리고 항상 찾아오는 좆간의 역치.
국내 여행이 지루해지고, 본 거 또 본 거 같은 기시감이 들기도 하고
그저 피로감이 가득해질 때가 많았다.
거기에 일 중독 노예 생활을 해오며 번아웃과 불면증에 꽤 오래 시달려왔다.
사진이 그것의 돌파구였다면 좋겠지만, 사진 생활 역시 똑같았다.
평소에 보던 것, 항상 볼 수 있는 것, 누구나 담을 수 있는 사진과 일상들. 인터넷상에서도 지독히도 많이 본 매너리즘의 사진들.
기록 행위에 지나지 않는 셔터눌림이 나의 일반적인 사진 생활이었다. 그저 가족과 함께 했다는, 누군가와 함께 했다는 추억 남기기에 지나지 않는 것.
물론 이러한 사진들 중 어떤 게 좋고 나쁘다를 논하고 싶은 게 아니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아닐 뿐이지, 그 사진을 위해 들어간 노력과 사진 자체의 퀄리티 등은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때로는 어떤 의도로 이런 사진을 찍었는데, 같이 사진 찍는 사람으로써 시선도 보여 꽤 재밌는 사진들도 있다.
나는 봤던 걸 기록형으로 내가 찍는 사진이 재미 없을 뿐이지, 남의 사진이 그렇다고 낮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는 또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의 사진이기도 하니까.
그러던 중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를 가진 카메라를 만났다.
좆딱이 카메라 보다 나은 퀄리티와 렌즈 다양성과 사진 찍는 맛 (-틀-) 그리고 상대적으로 굉장히 가볍고 작은 카메라.
-틀-로 가며 올라간 촬영 피로도와, 출사의 피로도를 줄여서 더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 카메라를 찾은 것이다.
사골 사진을 퍼부으며 이어서 쓰자면
풀프레임 DSLR 벽돌을 들고 다닐 땐 생각지 못했던 구석구석을 보기도 하고
(물론 처음 보정 관용도 등 적응하기 좀 어려웠다; 씹구림)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평소에 찍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촬영했다.
더불어 평소에 찍지 못한 것을,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사진으로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보정에 대한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다.
이런 식으로 파스텔 톤을 끼얹는 것도 처음 사용해봤고,
일반적인 게 낫다고 생각될 때도 많지만, 공부한다는 마인드로 포토샵으로 이상한 것도 계속 시도를 해봤다.
방진방적이 된다는 장점을 살려 폭우가 몰아치는 날 비도 찍으러 다니고
그 상황에서만 찍을 수 있는 솔직히 대중적이지 않고 별로지만 요상한 사진들도 찍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촬영과 보정방법으로 만든 사진이 기괴하거나 별로인 점도 많다. 내가 봐도 삭제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그렇게 했던 건 하나씩 나의 사진이라는 스타일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시도였다.
저 사진들은 원본 사진과 천차만별로 바뀐 떡보정과 하늘 합성 따위로 이루어진 사진들이다.
사실 이런 건 실패를 가정하고 하는 시도다.
괜찮은 사진을 억지로 다르게 기억하게끔 만들어 버리다보니, 내가 해도 너무 별로인 경우도 많다.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다면 합성과 드로잉을 해서 아트워크쪽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들은 최대한 배제해서 결국 기존의 사진의 느낌을 간직한 채 다르게 남기고 싶다는 좆병신 같은 고집이 있긴 하다.
그래서 이런 실패와 같은 시도는 항상 시행착오이니 괜찮아. 내가 사진 팔아 돈 버는 것도 아니잖아? 라고 무적의 취미방패를 꺼내면 끝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과채도 떡보정 사진도 그러한 일환이었다.
때론 다른 사람 영향을 받아 시도하기도 하고
(송철의 강의보고 만들다 때려친 사진)
이건 저 사진을 원래 보정해서 마무리했던 사진
아무튼 일상적인 걸 일상적이지 않게 찍고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라는 고민과 시도는 몇 년간 반복되어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일상을 더 자주 보게 되더라.
반복되고 항상 각인되어 있는 일상을 틀어버려서 기록하게끔 만들기 위해
더 자세히 보고, 더 생각하게 되기 시작했다.
스쳐 지나가던 일상의 장면들이, 연구해야할 장면으로 전환됐다.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는 구도 틀기, 단순한 보정 변경, 색상 변경을 떠나서
그래픽처럼 극히 단순화 시키는 것도 해보고
카메라 성능을 극한까지 모는 보정도 많이 시도해봤다.
그리고 카메라 자체를 극한으로 모는 촬영도 당연하다.
이러한 모든 시도들은 비단 풍경에 한해서 진행되지 않았다.
단순한 컨셉사진으로 끝났을지 몰라도
시도 자체는 여러가지를 해봤다.
그 사진이 쓰레기던지, 버리게 될 지라도, 여러가지로 한 번 해봤다.
결국
나의 사진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내가 찍은 사진.
나만의 특정적인 색감. 또는 느낌과 분위기를 가진 사진들.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내가 가진 나의 사진은 항상 마주치는 일상, 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걸 조금은 더 색다르게 만들기 위한 노력과 많은 시도가 모인 사진이라 생각한다.
그 중 괜찮은 사진도 있지만, 나는 아직도 보정을 공부하고, 사진을 틀어서 찍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찍어보려고 셔터수를 낭비하고 있다.
사진은 주관적이고 정답은 없다.
다만 대중적 선호도는 존재하는 게 맞다.
그래도 좆간의 욕심이란게
이런 무난무난한 사진은 하드속에 처박힌 채 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다.
사실 풍경보다는 더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게(기회 자체가) 인물 사진인데 갤에 올릴 수 있는 인물 사진이 한정적이라 아쉽긴 하다.
아이러니하게 나사 빠진 시도들을 하다 보니 오히려 다른 사진을 분석하는 것과 보정 방식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늘었다.
그걸 기반으로 상업 스튜디오맨이 되기도 했고, A스튜디오 사진 카피해주세요 하면 ㅇㅋ 십가능이라고 당당히 말하기도 한다.
쓸데없이 시간을 버린거라 할 수 있는 걸 손님이 A를 제안하면 바로 실행하거나 B도 제안할 수 있다는 게 좀 장점이 된 거 같음.
지금은 최근 촬영 중 90프로는 노잼 대중화된 사진 느낌이고, 5프로는 내가 약간 틀었지만 이제 좀 고착화되는 느낌의 사진이고, 또 5프로는 새로운 시도를 가끔 해보고 있음.
사는 게ㅁㅁ 피곤하고 좆같아서 탈출하고자 말 그대로 사진을 가지고 노는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됐네.
아 로또되서 찍어보고 싶은거만 하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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