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원래 자존감 없어서 

어릴때부터 내향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고 그냥 세상이 싫었는데

고등학교 때 MBTI같은거 검사했을땐(그땐 MBTI라는 용어가 없었음) 내가 외향성 하위 2%여서 

하 시발 나는 평생 우울하게 살아야하겠구나 생각했단말야

그런데 대학원 연구실 들어오니까 연구실 사람들이 나보다 더 조용한거야

나는 외향성 하위 2%였는데 여긴 하위 1%만 모아놓은거같은 느낌

물론 그사람들은 나처럼 막 자기혐오하지는 않는거같아 말을 아예 안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냥 조용한 분위기가 편해서 난 좋음

근데 연구실에 나랑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외향적인 사람이 한 명 있어

밥도 사람이랑 같이 먹어야하고 주말에 꼭 사람 만나야하고 사람이랑 얘기하는거 좋아하고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자기는 이런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숨막힌대. 

본인이 비정상이 된 거 같고... 막 자기가 적응을 못 하는 것 같대.

그런데 그 친구가 힘들어하는거 보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졌어

평생 난 외향적이고 자존감 높은사람을 부러워했는데

그런 인싸가 내향인 집단에 들어와서 망가지는 걸 보니까 막 쾌락이 느껴지는거있지

그 사람은 내가 평생동안 느꼈던 자기혐오 무기력 우울함 같은 걸 그동안 못 느껴봤겠지...

내가 비정상인건가 하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계속 깎아내리는 걸 안 해봤겠지...

본인 삶의 방식이나 성격이 옳지 않다고 느껴질 때의 괴리감을 안 겪어봤겠지...

내가 고통으로써 겪는 걸 다른 사람이 겪고 우울해지는걸 옆에서 보니까 기분이 좋아

그런데 그런걸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나 자신이 또 싫어

이건 옳지 않아 올바른 사람이 아니야 이러면 안 돼 안돼안돼안돼안돼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