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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알못을 위한 속성 과외
이 영화가 개봉하는 소식을 듣고,제대로 보고 싶어서 F1 넷플 다큐를 두 달 동안 정주행했어.아래 설명해주는 내용은 이 시리즈에서 얻은 지식들이니까이 글만 읽어도 F1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거라 확신해. 포뮬러 원, 즉 F1의 핵심은"좋은 차를 개발해서 차가 가진 성능 전부를 뽑아내는거야."각 팀들이 개발한 차량의 최고 속도로 레이스 경쟁을 하는거지.시즌 동안 각 팀에서 자체 개발한 차를 개선해가면서진검승부를 펼치는 게 F1이야. 이 핵심을 견지해두고육하원칙에 따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1.누가?ㄱ. 누가 참가해?아까 핵심 기억하지?좋은 차를 개발해서 차가 가진 전부를 뽑아낸다고.따라서 차를 개발하는 10개의 팀(컨스트럭터)이랑그 차의 성능 전부를 뽑아내는 선수(드라이버) 20명이 참가해.드라이버가 20명인 이유는각 팀에서 드라이버를 2명씩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야. F1 대회는차를 직접 개발하는 컨스트럭터의 공로도 인정되기 때문에‘컨스트럭터 챔피언십’과 ‘드라이버 챔피언십’이동시에 진행되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어. 그리고 이 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포트해주는 ‘엔지니어’와 ‘CEO' 그리고 ‘감독’이 있구. ㄴ. 누가 이 대회를 관리해?국제자동차연맹(FIA)야.축구 월드컵을 관리하는 FIFA랑 같은 거라고 보면 돼.레이스 중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심판 역할도 해. 2.언제?ㄱ.언제 대회가 열려?1년 단위 시즌제야.비시즌(1~3월) + 시즌(3~12월) = 1년3.어디서?ㄱ.어디서 열려?시즌 기간에 20 여개의 나라를 돌면서20 여개의 레이스(그랑프리)를 진행해. 월드투어를 하는 셈이야. ㄴ.레이스 출발 지점은 어디야?이런 모양이 있는 곳에서 시작해.‘그리드’라고 불러.그리드 맨 앞(폴 포지션)에서 출발하면 그랑프리 우승 확률이 높아져.왜냐면 여러 이유 때문에 추월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거든.따라서 그리드에 서는 순서는본 시합(그랑프리) 전에예선(퀄리파잉)을 치르고예선 순위에 따라 결정해.즉, 퀄리파잉 1등이 폴 포지션을 차지하는거야. ㄷ. 타이어를 개빠르게 갈아끼는 곳도 있던데 어디야?이 장소 이름은 ‘피트 박스’야.그리고 이 장소로 향하는 길을 ‘피트 레인’이라고 불러.경기장 메인 트랙에 샛길처럼 피트 레인을 만들어놨고,거기로 들어가면 돼.피트 박스에서는살짝 파손된 차량 부품을 정비한다던지아니면 타이어를 갈아끼우는 작업들이 이루어지는데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피트 스톱’이라고 불러.엔지니어들의 활약이 중요한 파트야.그리고 매 그랑프리 때마다적어도 1번의 피트 스톱을 가져가야하는 게 룰이야. 4.무엇을?ㄱ.레이스(그랑프리)에서 이기면 뭘 얻어?레이스 순위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승점(포인트)’을 얻어.또한, 1등 2등 3등 선수들은시상대(포디엄)에 올라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세레머니까지 해. 그리고 F1은컨스트럭터랑 드라이버 챔피언십을병행한다고 했으니까 승점은 두 챔피언십에 모두 적용돼. 예를 들어,페라리 소속 드라이버 두 명이 레이스를 해서각각 1등(P1), 10등(P10)을 했다면우승한 드라이버는 25점을,10등한 드라이버는 1점을 획득해(11등부터는 0점).그럼 드라이버 챔피언십 순위표에는각각 저 포인트들이 드라이버 이름으로 누적되는거고,컨스트럭터 챔피언십 순위표에서는페라리에 총점 26점이 누적되는거야. 참고로 1등부터 10등까지 받는 승점은 아래와 같아. 25 18 15 12 10 8 6 4 2 1ㄴ.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뭘 얻어?20 여개의 그랑프리를 치르고누적된 포인트로 1위를 가리는데여기서 우승하면 월드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과 트로피,그리고 특전으로 다음 시즌 레이스 차량 번호 1번을 마킹해줘.한마디로 엄청난 영예가 주어지는거지. ㄷ.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뭘 얻어?마찬가지로 20 여개의 그랑프리 이후누적된 포인트로 우승팀을 결정하게 되는데,순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상금을 지급해.우승팀은 2000억 가까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어. 5.어떻게?ㄱ. 레이스(그랑프리)는 어떻게 구성돼?그랑프리는 시즌 동안 20여 번을 치른다고 했지?한 번의 그랑프리는 1주일 단위로 진행돼.그리고 1주일의 그랑프리 일정은 대체로 이렇게 구성돼. 목요일 : 기자회견금요일 : 연습주행(프랙티스)토요일 : 예선전(퀄리파잉)일요일 : 레이스(그랑프리)ㄴ. 연습주행(프랙티스)은 어떻게 진행돼?보통은 드라이버랑 관계자들이경기할 트랙을 먼저 걸어보면서(트랙 워크)노면 상태를 파악하고 트랙 공략법을 계획해.그렇게 구상한 공략법을이제는 실제로 주행해보면서본인 팀 차에 최적화된 셋팅값을 맞춰 가는거야. ㄷ. 예선(퀄리파잉)은 어떻게 진행돼?그 세팅값으로그리드에 설 순서를 결정하는 퀄리파잉을 다음날 진행해.20분에 걸쳐서 총 1시간 정도 진행하는데,간략히 말하면 해당 트랙을 ‘한 바퀴’ 돌았을 때빠른 기록순으로 그리드에 서게 되는거야.여기서 1등이 폴 포지션(그리드 맨 앞쪽)을 따는거지. ㄹ. 레이스(그랑프리)는 어떻게 진행돼?먼저, 이번 그랑프리가 펼쳐지는 나라의 국가가 울려퍼져.그리고 각종 오프닝 이벤트들을 하지.그 다음에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는데예선에서 정해진 그리드 순번에 따라그리드에 도열부터 해. 아래처럼. 그리고 출발 신호를 보고 땅! 하면 ㅈㄴ 달려.그랑프리는 트랙을 보통 50~70바퀴(랩) 돌아.그렇게 ㅈㄴ 달리다가 마지막 랩을 먼저 통과한 드라이버가그랑프리 위너가 되는거야(승점 +25).마지막 랩에는 출발선에 체커기가 등장하는데,이곳은 이제 출발선이 아니라결승선임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거야.음바페 ㅎㅇㅁ. 만약 사고가 나면 어떤 절차가 진행돼?충돌 등으로 사고가 나면사고 차량의 위험 정도에 따라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1) 노란색 깃발사고 차량에 관계없이다른 차량들은 레이스를 지속할 수 있다고판단했을 때 나오는 깃발이야.(1)-1 사고 차량의 경우만약 사고 차량이 주행 불가라면그 차량의 드라이버는 바로 레이스 탈락(리타이어)야.반면, 사고 차량이 주행은 가능하다면피트 박스에 들어가서 점검을 받아.부품 파손 정도가 가볍다면파손 부품만 교체하고 레이스 투입.그렇지 않다면 사고 차량의 드라이버는 리타이어야.승점을 딸 수 있는 10위권 내로 달리고 있었어도리타이어가 뜨면 바로 0점이야. (1)-2 나머지 차량의 경우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곳에는 세이프티 카가 투입돼.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면현재 레이스 순위를 유지한 채차량 간격을 좁혀.그리고 사고 현장이 수습될 때까지세이프티 카 꽁무니를 졸졸 따라가면 돼.절대로 세이프티 카를 추월해서는 안돼.아래 사진처럼 말이야. 상대와 거리 격차를 많이 벌려놨던 선두 차량에겐간격을 다시 좁혀야하니 달가운 상황이 아니겠지?어쨋든 사고 현장이 수습되면 세이프티 카는 빠지고간격이 좁혀진 그 상태로 다시 레이스는 시작되는거야. (2) 빨간색 깃발이 깃발은 사고 차량 드라이버의 부상도 심히 우려되고파손된 잔해(더브리)가 트랙에 산재되어 있어서레이스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등장해.모든 차량들은 피트 박스에서 대기했다가사고 수습이 끝나면레이스가 중단되었던 시점의 순위대로그리드에 도열한 후 레이스를 재개해. 6.왜?ㄱ.경쟁이 왜 이렇게 치열해?우선 상금 규모를 봐봐. 그 유명한 유럽 축구 챔피언스 리그보다상금 규모가 큰 게 F1이야. 이 어마어마한 상금을 컨스트럭터 순위에 따라비율을 산정해서 차등 지급하거든.그래서 순위로는 단순 1계단 차이여도실제 상금 차이는 수백억원에 달해.그러니 목숨걸고 레이스를 해야하지 않겠어?승점 하나 하나에 억 단위가 와리가리 하자나.ㄴ.피트 스톱을 왜 그렇게 빠르게 해?이 움짤 본 적있지? 말그대로 ㅈㄴ 빠르자나. 왜 저렇게 해야하냐면‘피트 인’하는 동안의 순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야.피트 레인에 들어오는 순간,80km 이하의 속도로 줄여야하거든.그러면 트랙에 있는 300km 차들에게추월을 허용할 수 밖에 없겠지?1초 차이만나도 거리 격차가100m 정도는 우습게 벌어지는 세계야.그래서 피트 스톱은 가능한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게 베스트.보통 1~2초 정도 걸려.여기서 시간 지연되면 드라이버는 ㅈㄴ 빡치지. ㄷ.왜 피트 스톱을 적어도 1번은 해야 돼?여러 이유가 있지만대부분 타이어 때문에 그래.레이스 중에 두 가지 종류의 타이어는 반드시 써야하거든. 또한, 고속으로 주행하다보면타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마모되는데그러면 주행 속도가 점점 느려져.그래서 중간에 피트 스톱해서 타이어를 바꿔주면안정적으로 빠른 속도의 주행이 가능해.다만, 피트 스톱은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있기 때문에피트 스톱 타이밍을 고려하는 것도 전략의 일부야. 타이어는 재질에 따라 크게 네 가지인데,내구성이 좋지만 무거워서 속도가 살짝 떨어지는 하드 타이어, 내구성은 별로지만 가벼워서 속도 출력이 좋은 소프트 타이어,이 둘을 중간 지점에서 타협한 미디엄 타이어,우천시 사용하는 인터미디엇 & 웻 타이어가 있어.이런 타이어의 특성 때문에 초반에 어떤 타이어를 쓰고중간엔 어떤 타이어로 바꿀지도 전략이겠지?ㄹ. 세이프티 카를 따라갈 때 레이스 카들이 지그재그로 가던데 왜 그래?차의 엔진이랑 타이어를 데우는거야.고속으로 ㅈㄴ 달리다가 옐로우 플래그 입갤 때문에절대 추월 못 하는 세이프티 카의 뒤를 따라가다보면엔진이랑 타이어가 쿨링이 되거든.쿨링된 상태에서 갑자기 출력을 올리면차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차를 워밍업시키는거야.우리가 운동 전에 워밍업하는거랑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돼. 7.이번 영화에서 알아두면 좋은 부분은?ㄱ. 배역나도 예고편만 봐서 추정하는 거지만대충 이런 역할일거 같아.추측이니까 참고만 해. 하비에르 바르뎀(루벤 세르반테스)CEO/감독팀 운영 및 드라이버 영입/방출 업무브래드 피트(소니 헤이즈)F1 드라이버/메인?댐슨 이드리스(조슈아 피어스)F1 드라이버/보조?케리 콘던(케이트)치프 엔지니어차량 개발 주도ㄴ. 11번째 팀원래는 10팀 20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하는 게 F1인데이번 영화에서는 가상의 팀 'APXgp'가 11번째 팀으로 출연해.따라서 11팀 22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하게 되는 셈이야.즉, 이 영화는 실화 기반이라기보다는오리지널 스토리라고 보는 게 맞을거야. ㄷ. 실제 F1 선수들 대거 출현리얼리티를 첨가하고 싶었는지현직 F1 선수들이 대거 출연하더라구.나처럼 넷플 F1 다큐를 본 오붕이들이라면반가운 얼굴들이 꽤 많이 보일거야. ㄹ. 드라이버들 최대의 라이벌은 같은 팀 드라이버각 팀에 두 명의 드라이버를 둔다고 했지?팀은 두 선수들에게 완벽히 똑같은 차량을 제공해줘.그런 상황에서 순위가 다르다면그건 드라이버 실력에서 기인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같은 팀 드라이버와의 순위 경쟁은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되지.그래서 보통, 같은 팀 드라이버랑은사이 좋게 지내기가 힘들어.묘한 신경전도 펼치고 그래.짬차이가 많이 나면메인/보조로 역할 분담이 되기도 하는데그건 형식적인거고결국 자존심 대결을 오지게 펼치는 게 F1이야.이번 영화에서 두 드라이버의 신경전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F1에 대해 훑어봤어.나도 다큐만 보고 파악한 지식이라찐팬들에 비하면 정말 얕지만어차피 영화는 대중들 타깃이기 때문에이 정도만 알아도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거 같아.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작성자 : 오티그라피고정닉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153 - 백발고수의 미학 편
안녕, 레붕이들. 이번 153번째 시간에는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의 대표적인 백발고수(白髮高手)들인 1편의 '랜든 리케츠'와 2편의 '짐 보이 켈러웨이'에 대해 짧게 똥글을 갈겨볼까 해.https://youtu.be/5vHX7usyFqABGM: Mexican Standoff다들 잘 알다시피, 서부극을 비롯한 각종 무협물을 보면, 나이 지긋한 노년의 고수, 일명 '백발고수'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실력을 지닌 세계관 최강자 격의 캐릭터로 흔히 등장하는데, 이게 대중매체 속에서 워낙 오랫동안 소비되어 온 유서깊은 클리셰인지라, 현대인들의 시각에선 백발고수 캐릭터가 진부하고 비현실적으로 보이겠지만, 알고 보면 그게 나름대로 다 근거가 있는 설정이라 할 수 있겠음.미국판 무협물이라 할 수 있는 서부극에서, 노인네들이 세계관 최강자 격의 초월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까닭은, 소위 서부개척시대를 '낭만과 야만의 시대'라 하듯이, 자유라는 이름의 혼돈, 무법과 폭력이 온 세상을 지배하던 그 야만인들의 전성시대에,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특출난 스펙쯤으로 여겨졌기 때문임.즉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살인적인 자연환경, 총격, 전쟁, 기근, 역병, 도적이나 인디언, 야생 맹수의 습격 등등 언제고 불귀의 객이 되어 단명하는 게 일상이던 그 코즈믹 호러 같은 시대에, 성년을 넘어 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도 고수의 증표, 이를 테면, 피지컬 + 내공 + 운빨 전부 다 풀스탯 찍은 고인물 격으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세상 풍파 온몸으로 받아낸 그 시대의 틀딱들은 곧 살아남은 자들 중에서도 거듭 살아남은, 자연선택의 최종 적자(適者)들이라 봐도 무방했음.상기한 위험요소들로 인해 그 당시 서부에서의 삶은 소위 '사망을 향한 스피드런'이나 다름없었으며, 당장 평균 수명부터가 불과 40살도 안 되던 시대, 성년까지 갈 것도 없이 영유아기 때 병으로 안 죽고 무사히 살아남는다는 것부터가 로또급 확률이던 시절이라, 이런 인외마경의 세상에서 병 안 걸리고, 총 안 맞으며 평생을 버텨온 인간은 곧 선택받은 자나 다름없었음. 이러니 서부극에서 나이 지긋한 초로의 백발고수 = 세계관 최강자라는 클리셰가 자연스레 성립되는 것.그 나이가 되도록 살아있는 것은 물론 운도 운이지만, 생사의 기로를 무수히 넘나들면서 평생에 걸쳐 쌓아온 그 경험치부터가 이미 넘사벽이며, 따라서 이들이 혈기 하나만 믿고 시건방 떠는 애송이들을 마치 놀아주듯 연륜으로 연신 압살하며, 무심하게 노익장 과시하는 게 예로부터 무협물 세계관의 기본 로직이 된 까닭도 다 이와 같음.이런 백발고수들은 겉은 초라하고 허약해 보이는데, 속은 천하제일의 실력자라는 전혀 상반되는 갭이 바로 낭만 그 자체로서, 그 의외성에서 오는 임팩트가 사람들 여럿 전율하게 함. '세월이라는 불가항력 앞에 한없이 무력한 인간'이라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이 백발고수 클리셰가 진부할지언정 대중들에게 여전히 잘 먹히는 이유임.<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에서 이러한 백발고수의 낭만과 미학을 잘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캐릭터가 바로 '짐 보이 켈러웨이'.짐 보이 켈러웨이는 챕터2에서 수행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인 <고결한 총잡이들>의 최종보스 캐릭터로서, 설정상 서부개척시대의 전성기에 활동했던 여러 전설의 총잡이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최고수이며, 명실상부한 왕년의 세계관 최강자였음.<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의 공식적인 세계관 최강자인 '아서 모건'이 등장하기 이전 세대의 최강자답게, 그를 수식하는 이명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왼손) 총잡이'. 참고로 그에 버금가는 실력자인 '랜든 리케츠'도 동일한 이명이 있지만, 작중에서 제3자의 입을 통해 직접 이명이 언급되는 전설은 짐 보이 켈러웨이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의 위상을 엿볼 수 있음. 그가 세간에서 동시대에 활동한 또 다른 전설인 리케츠를 제치고, 제일의 실력자로 인식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전설들의 전설답다고 할 수 있겠음. 하지만 이런 거창한 설정이 무색하게, 플레이어가 그를 처음 대면할 때의 모습은 허름한 바에서 주정이나 떠는,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연명하는 게 고작인 너절하기 짝이 없는 노친네. 아무리 봐도 "이 한심한 영감탱이가 진짜 그 전설 중의 전설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게끔 캐릭터가 짜여 있음.그런데 딱 한 번, 플레이어와 일대일 결투를 벌일 때, 플레이어보다 한 박자 빠른 속사를 통해 자신의 이명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몸소 증명하면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는데, 실제로 짐 보이 켈러웨이는 해당 서브 퀘스트의 최종보스답게 모든 결투 NPC들을 통틀어 가장 빠른 발총술을 선보이는 특별 보정이 부여되어 있음.여기서 이 캐릭터가 재미있는 점은, 대개 서부극이든, 무협물이든 세계관 최강자 격의 백발고수 캐릭터는 그 설정에 걸맞게 마치 현자처럼 근엄하게 등장하며, 작중 내내 철저한 위상 보호를 받는 게 일반적인 클리셰인데, 짐 보이 켈러웨이는 처음부터 망가진 채로 등장해서, 쭉 한심하고 천박한 모습만 보여주다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딱 한 번, 비로소 전설다운 위용을 드러낸다는 것임.이는 서부극의 전형적인 고수 클리셰를 비틀면서도, 과연 전설은 전설이구나로 귀결되게 만드는 아주 흥미롭고 영리한 연출이 아닐 수 없음. 고로 짐 보이 켈러웨이를 과거의 유산에 매달리는 추한 퇴물로 묘사한 것은 이러한 충격과 반전 효과를 의도한 것일 수도 있겠으며, 게다가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자체가 서부개척시대의 종언, 총잡이들과 무법자들의 시대가 끝났다는 감성을 기본값으로 깔고 있기 때문에, 서사적으로 봤을 때도 자연스러움.(여전한 실력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입증하지만, 현재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구시대의 잔재)따라서 작중에서 벌인 아서와의 그 짧은 한순간의 결투만으로도, 플레이어에게 짐 보이 켈러웨이란 캐릭터가 지닌 모든 미학을 설명해 줬다고 생각함.이쯤에서 짐 보이 켈러웨이의 캐릭터성이 같은 전설의 총잡이인 '랜든 리케츠'보다도 플레이어들에게 더 강렬하게 다가온 까닭에 대해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적는 것으로 이번 편을 마무리하자면, 켈러웨이와 리케츠, 둘은 각각 <레드 데드 리뎀션> 1편과 2편의 백발고수 포지션이지만, 두 캐릭터가 플레이어에게 남기는 인상은 사뭇 다름.먼저 랜든 리케츠의 경우, 늙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카리스마 있고, 또 선악의 경계 너머에 있는 멘토형 캐릭터(존 마스턴의 스승)로서, 다시 말해, 서부극의 아주 전형적인(뻔한) 백발고수 캐릭터임. 그래서 플레이어가 "아 얘는 척 봐도 고수네ㅇㅇ" 하고 예상하기가 쉬워서, 딱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받음.반면 짐 보이 켈러웨이는 허세와 자존심만 남은 한심한 틀딱 캐릭터로, 누가 보더라도 '가짜 전설'이겠다 싶지만, 이른바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른다'는 반전형 백발고수 캐릭터임. 비록 과거의 유산에 기대어 살아가는 퇴물이지만, 그 본질만큼은 하나도 안 변했다는 반전에서, 하락했던 플레이어의 기대심리가 크게 반등하기 때문에, 리케츠의 경우보다 기억에 더 강하게 남을 수밖에 없음.이번 시간에 내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임. 짐 보이 켈러웨이와 랜든 리케츠에 대해 다룬 건 이전에 썼던 전설의 총잡이들 편 이후로 참 오랜만이네. 개인적인 견해로 아서가 세계관 최강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 데에는 짐 보이 켈러웨이와의 결투가 적잖은 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다들 똥글 읽는다고 수고했고, 그럼 다음 시간에도 또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 또 보자 게이들아!
작성자 : badassbilly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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