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혹은 우울감)의 무서운 점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 자신이 믿고 의지할 법 하다고 여겼던 사람에게 마저 민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스스로 그들 눈 밖으로 숨는다는 사실에 있다.
별일 없이도 문자를 하고 술자리에서 웃으며 만나던 과거와 비교하면 그들과 나의 관계는 오로지 나로 인하여 파괴되는 것이 명백하지만 이를 단순히 아는 것과 이것이 사실이라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인지하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근본부터 다른, 굉장히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우울증(우울감)을 가진 자의 연락은 단순히 평범한 사람과의 연락과는 다른, 그 안에 발신자가 고민하고 불안해하던 감정을 뛰어넘은 무언가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꽤나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렇기에는 우울증(우울감)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밖으로 표출하는 법이 없거나 적다는 점에서 그러한 작은 증표를 알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