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과제 나갈때였는데

"흠흠 이건 첫 과제니까 제일 자신있는걸로

아무거나 그려보세요"

ㅁ뭐..뭐? 제일 자신있는거?

제일 자신있는게 뭐냐니

그런걸 내가 어케 알아

사실 자신있는거라면 야한거지만

그걸 그리면 무조건 스타가 될수있다

그래서 밥먹는 시간에도

휴식을 하면서 팬돌리는 시간에도

생각해봤는데 모르겠더라고

젠장할...

차라리 주제를 주고 그리라하면

그 안에서 고민하는건 괜찮은데

오히려 두루뭉술한게 더 어렵더라고

그래서 낸 초안은

소라껍질

그릴땐 나름 혼신의 힘을 담았는데

그리고나니까 그저 소라껍질

재미도 감동도 싹다 죽인 껍질만 덩그러니

마치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의 입에서 나오는 그말

"존나 맛없어유"

그걸 듣고

식당 주인의 흔들리는 동공이

마치 내 동공같았다

그래서 과감한 폐기결정

하지만 아무리 싸매도 나오지않는 그것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해보이지만

당시를 생각해도 똑같이 한심한상황

그 후에도 몇개나 끄적여도

똑같은 이 상황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도 있잖아?

그럼 제일 잘하는거지

그래 잘하는거 그려주마

열심히 여자랑 남자 그렸고

최대한 외설적이지 않게 그리고나니

하지만 아무런 주제가 없는상태

똥은 이미 쌋는데

그걸 어떻게 좋게 포장해야되나

사향고양이의 똥은 너무 귀하다는거...

같은 똥이라도 포함하고 있는 내용물이

어떠냐에 따라 귀한 똥도 될수있다는거

그래서 생각해낸 결과

사과를 하나 올려두고

완성한 이름은

아담과 이브

완벽했다 그려놓고 사과 하나로 퉁쳐서

신화속 작품으로 포장해내는 스토리텔링

그야말로 완벽 그자체

이대로라면 사향고양이의 똥이된다

오히려 제출할날이 더 기다려지더라

반지를 숨겨놓고 좋아하는 골룸마냥

피식피식

다른 사람 눈에는 기분나쁜 사람일수도있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상관없다 만족하니까

그리고 다가온 결전의날

"차례대로 과제 제출하세요"

제출하면서 딴애들 작품을 봤을때

웃음기가 싹 사라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