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진행에 내가 끼여들지 않을 수 없소.

이 부분은 삭제하기로 합의하지 않았소.

황제 폐하께서는 교회의 고위 성직자들의 옹위를 받고 계시고,

국민에겐 교회의 위안이 얼마나 필요한가 하는 것이

새로이 명백해지고 있는 오늘날,

이런 장면이 도대체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억압이란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그와는 정반대로, 헌옷 수집, 의료구호, 무료급식 등,

고통을 줄이기 위한 온갖 조치가 강구되고 있지 않소.

여기 있는 우리 또한, 정부의 은혜뿐만 아니라,

성직자들의 호의와 이해에 도움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해설자

(지시봉을 높이 쳐든다)

관객 여러분 중에서 이 장면을 불쾌하게 여기는 분이 계시다면,

화를 푸시기를 간청합니다.

이것은 과거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그때는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시절이었다는 점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물론 하느님을 믿고 따르니까요.

(성호를 긋는다)

14. 유감스러운 돌발사건

무대 뒷면에서 신부들이 입는, 주름이 지고 넓은 장식이 달린 옷을 입은 환자 하나가 발작을 일으켜, 무릎을 꿇은 채 펄쩍펄쩍 앞으로 뛰어 나온다.

환자

(성급하게 더듬거리며)

기도하시오, 기도하시오.

사탄에게 기도하시오.

지옥에 계시는 사탄이시어

당신의 나라가 임하옵고

당신의 뜻이 지옥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우리의 죄 없음을 용서하시고

모든 선에서 우리를 구하시고

우리를 유혹으로 인도해 주소서.

우리를 영원히 유혹으로

인도해 주소서.

아멘.

쿨미에, 벌떡 일어난다. 남자 간호사들이 달려들어 그를 묶어 배면으로 끌고 가서, 샤워 대 밑에 세운다.